[은행 ESG 현주소②] 환경·사회 품은 하나銀, 지속가능경영 '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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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ESG 현주소②] 환경·사회 품은 하나銀, 지속가능경영 '순항'
  • 문혜원 기자
  • 승인 2022.03.30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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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銀, 국내 은행 1호 친환경 그린론 주선
6억불 ESG 채권 발행...취약계층 지원
환경과 연계한 다양한 서비스·상품 출시
외국인 근로자·장애인 사각지대 지원 박차
어린이 교통안전 릴레이 챌린지에 동참한 박성호 하나은행장. 사진=하나은행 제공
어린이 교통안전 릴레이 챌린지에 동참한 박성호 하나은행장. 사진=하나은행 제공

<편집자주>순이익과 시가총액을 통해 순위를 가려온 은행들이 사회적 책임을 중시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트렌드를 선점하기 위해 경쟁의 보폭을 넓혀나가고 있다. 수익을 넘어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경영 방침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분위기다. 사회공헌에 초점을 둔 과거와는 달리 최근 착한경영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은행들도 ESG 친화정책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종이통장 발급 최소화, 친환경 금융상품 출시, 문화·예술 지원까지 경영 전략이 다변화하는 상황이다. 본지는 주요 은행들의 ESG경영 현황을 살펴보기 위해 기획 시리즈를 준비했다. 두 번째 순서는 일찌감치 ‘자연 사랑’을 강조하며 친환경·사회적 프로젝트에 앞장서고 있는 하나은행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최근 친환경 활동과 연계한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소외계층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ESG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24일 하나은행은 6억불 규모의 글로벌본드(RegS·144A)를 발행했다. 올해 ESG 프레임워크를 업데이트한 이후 처음으로 발행한 외화채다. 하나은행이 지속가능채권(Sustainability bond) 형태로 ESG 조달 흐름에 다시 한 번 동참하게 된 것이다. 딜은 BoA메릴린치와 JP모건, MUFG 증권, 소시에테제네랄, 스탠다드차타드가 주관했다. 트랜치(tranche)는 5년 고정금리부채권(FXD)이다. 가산금리(스프레드)는 미국 5년 국채금리에 92.5bp를 더한 수준으로 결정했다. 쿠폰과 수익률(yield)은 각각 3.25%, 3.309%다.

지속가능채권은 ESG 채권의 한 종류다. 취약계층·일자리 창출 지원과 환경 개선사업 등을 위해 발행하는 특수 목적 채권이다. 하나은행이 공익적 이유로 채권 발행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사회 공헌에 앞장서면서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는 일석이조 효과를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하나은행은 2019년 1월부터 2022년 3월까지 ESG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했다. 지난해 6월 발행한 글로벌본드도 지속가능채권으로 구성했다. 

하나은행 자금섹션 관계자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장기화와 원자재가격 급등에 더해 파월 미(美) 연준 의장의 매파적 발언까지 어려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30bp 초과 가산금리를 감축했고 최초 목표했던 5억불보다 1억불을 증액했다”고 설명했다.

 

그린론 업계 최초 주선... 외국인 특화 금융편의 제공

하나은행은 국내 은행권 최초로 그린론(Green Loan)을 주선하기도 했다. 친환경 금융상품에 대한 신뢰도 제고뿐 아니라 그린뉴딜 정책에 발맞춰 녹색금융을 확산시키겠다는 취지다. 그린론은 △재생에너지 △전기자동차 △에너지 효율화 등 친환경 사업으로 용도를 한정하는 대출이다. 제3자 인증기관을 통해 자금의 사용처·성과에 관한 인증을 받고 금융기관으로부터 녹색금융의 일환으로 지원을 받는다.

하나은행은 당초 은행 설립 초기부터 △푸른은행 △나눔은행 △문화은행을 경영슬로건으로 내걸고 기업시민 정신을 실천해오고 있다. 이러한 유산을 발판으로 국내 친환경 금융시장의 질적 성장에 기여하기 위해 지난해 1,000억원 규모의 그린론을 주선해 녹색여신 선도 은행으로 위상을 굳혔다는 평가다. 하나은행이 지원한 프로젝트는 국내 풍력발전 프로젝트(PF)다. 해당 프로젝트는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의 그린론 인증을 취득했다.

아울러 하나은행은 차주사의 '그린 워싱(Green washing)'을 통제하기 위해 지난해 4월 ESG 평가인증제도를 업계 최초로 도입했다. 그린 워싱은 위장 환경운동을 뜻한다. 인증을 받은 기업과 프로젝트는 ESG 금융지원 대상으로 인정돼 평가비용·대출금리 감면 등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중소기업들은 하나은행의 보증서 담보대출을 통해 △0.2% 보증료 지원 △특별출연을 통한 보증비율 상향 △기술보증기금 0.2% 보증료 감면 지원 △대출금리 감면 등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하나은행은 국내 대표 외국환은행에 걸맞게 외국인 관련 특화 서비스와 외국인 근로자 인도적 지원 확대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4월에는 한국산업인력공단과 ‘외국인근로자 인도적 지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의 목적은 국내 체류 중 사망한 외국인 근로자들에 대해 한국산업인력공단의 지원 범위를 넓히는 것이다. 하나은행은 지원 초과 비용을 1인당 100만원 범위 내에서 연간 최대 2000만원까지 하나금융나눔재단을 통해 지원키로 했다.

또한 외국인 근로자들이 국내 체류 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은행 이용과 해외 송금, 출국 만기 보험금 수령, 금융사기 예방 등 금융교육을 진행했다. 향후에도 한국산업인력공단과 함께 외국인 근로자들의 경제·금융역량 향상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이밖에도 하나은행은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Hana EZ’ 앱과 외국인 전용 상품·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Hana EZ’ 앱은 16개 국가 언어 서비스를 지원한다. 실시간 해외송금 진행 단계도 조회할 수 있다. 해외 은행과의 제휴를 통해 송금 사후 관리까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하나은행은 외국어로 상담할 수 있는 글로벌 데스크도 운영 중이다. 외국인 고객 전담 직원의 역량을 강화해 이용자들에게 보다 편리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하나은행 본사 전경. 사진=하나은행 제공
하나은행 본사 전경. 사진=하나은행 제공

 

생활 속 작은 실천, ESG 동참 유도 

하나은행은 고객과 함께하는 텀블러 인증 활동부터 친환경을 유도하는 금융상품 출시까지 전방위적으로 ESG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일례로 하나은행은 지난달 12일부터 이달 18일까지 일회용품 감축을 위한 텀블러 켐페인을 시행했다. SNS에 텀블러 인증을 올리면 경품을 제공하는 생활 속 이벤트로 ESG 기획팀이 기획한 제로웨이스트(Zero waste) 활동의 일환이다. 

하나은행은 일회용품 사용으로 촉발되는 환경 문제에 대한 고민을 녹색금융상품으로 연계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7월 한국전력과 손잡고 ‘ESG 금융 플랫폼 기반 탄소중립 공동추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후 탄소중립과 ESG경영을 실천하는 ‘에너지 챌린지’를 시행했다. 챌린지는 가전제품 플러그 뽑기, 불끄기, 냉장고 적정 용량 유지하기 등 다양한 미션을 수행할 경우 절약한 전력 만큼 발생한 에너지머니를 하나원큐 앱을 통해 현금으로 수령할 수 있다.

협약을 토대로 하나은행은 에너지 챌린지 적금도 출시했다. 해당 적금은 가입한 다음달부터 10개월 동안의 전기 사용량을 전년 동기와 비교하고 절감률에 따라 우대금리를 부여하는 상품이다. 절전 미션을 수행할 경우 최대 연 0.5%, 전년 동기 대비 사용량 절감률에 따라 최대 연 2.5% 우대금리를 포함해 최대 연 4.35% 금리를 제공한다. 전기를 아낀 만큼 돈을 돌려받을 수 있는 셈이다. 또한 적금 가입자 수만큼 에너지 취약계층에 기부되는 방식을 취해 환경 보호, 개인의 이윤, 사회적 기부를 연결했다. 

하나은행은 자연환경 훼손을 막기 위한 노력도 아끼지 않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10월 15일 자연과의 공존을 위한 ‘생물다양성 지원 공동선언문’에 서명했다. 공동선언문은 지난해 10월 11일부터 15일까지 중국 운남성에서 개최된 ‘제15차 UN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 총회(CBD COP15)'의 마지막 날 진행된 은행업 금융기관의 생물다양성 보호테마 포럼을 통해 채택됐다. 이를 통해 하나은행은 생물다양성 보호를 위한 금융투자를 확대하는 등 환경·사회적 책임을 위한 금융기관의 역할 확대에 나섰다.

‘자연사랑’에 각별한 하나은행은 1993년부터 현재까지 29년째 자연과 환경을 주제로 어린이들이 자연 사랑의 마음을 키우고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하는 미술대회도 진행하고 있다. 

나아가 하나은행은 ESG경영 원칙을 준수하기 위해 환경·사회리스크 관리를 위한 ‘적도원칙(Equator Principles)’ 공식을 지난해 8월 적용한 바 있다. 적도원칙 가입을 통해 환경 문제와 사회적 리스크를 적극적으로 관리함으로써 지속가능금융을 위한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기부문화 확산 시도, 장애인 지원 활발 

하나은행은 초고령화 시대 진입에 따라 사회적 관심이 증대되고 있는 ‘유산기부’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협업에 나서고 있다.

하나은행은 이달 6일 고려대학교와 ‘신탁을 통한 유산기부 문화 확산’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 기관은 기부자의 생애 플랜과 재산 보유 형태에 맞는 기부 프로그램 설계부터 기부자의 자산 계획과 금융 수요에 맞춘 전문적 금융 솔루션까지 제공할 방침이다.

장애인 지원에도 분주하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8월 도쿄 패럴림픽에 출전하는 장애인 국가대표 선수단의 선전을 기원하며 후원금을 전달한 데 이어 9월엔 청각 장애인 택시 서비스 기업에 친환경 액화석유가스(LPG) 차량 2대를 기부했다. 당시 차량 기부는 ‘행복 C:AR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하나은행은 자체 자동차금융 브랜드 ‘원더카’를 통해 ESG금융을 실천하고 있다. 원더카를 통해 적립된 기부금은 장애시설에 지원된다.

올해 2월에는 '2022 베이징 동계 패럴림픽'에 참가하는 6개 종목 총 32명의 국가대표 선수단의 선전을 기원하기 위해 대한장애인체육회 공식 후원 은행으로 참여했다. 하나은행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 공식후원은행 참여를 계기로 현재까지 대한장애인체육회 후원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14일에는 하나금융그룹 차원에서 베이징 동계패럴림픽 국가대표 선수단을 응원하기 위한 특별시리즈 영상 ‘We are the One’을 제작해 공식 유튜브인 하나TV에 공개했다. 영상은 장애인 스포츠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동계패럴림픽에 참여하는 국가대표 선수단에 대한 관심도 제고를 위해 기획됐다. 

하나은행 ESG기획섹션 관계자는 “우리의 후원 활동이 장애인 스포츠에 대한 인식 개선과 관심도 제고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ESG경영 철학을 기반으로 진정성 있는 활동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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