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에 또 수장 교체... AK플라자, 이번엔 컨설턴트 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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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만에 또 수장 교체... AK플라자, 이번엔 컨설턴트 출신
  • 이준영 기자
  • 승인 2022.01.07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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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채 전 대표 이후 매년 대표 교체
제주항공 DNA 이식 기대 모았지만 부진
실적 반등 최우선 과제... 신규 출점으로 승부수
AK플라자 분당점 내부 전경. 사진= AK플라자
AK플라자 분당점 내부 전경. 사진= AK플라자

AK플라자가 지난해 12월 김재천 대표에서 고준 대표 체제로 변경됐다. 기존 수장들과 달리 이번에 신임된 고준 대표는 컨설턴트 출신이라 업계 관심이 쏠린다. 

김재천 전 대표는 인사 전문가로 평가되며 제주항공 부사장에서 AK플라자 대표로 2020년 선임된 바 있다. 김 전 대표는 제주항공을 성공시킨 사업모델 DNA를 AK플라자에 이식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제주항공 부사장 시절 이석주 AK홀딩스 대표와 함께 제주항공을 저비용 항공사 1위에 올려놓은 성과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김 전 대표는 지난해 10월 AK플라자 광명점을 정식 오픈하며 동탄, 하남 등에 자리잡은 롯데, 신세계와 경기 남부권 주도권 경쟁을 벌였지만 뚜렷한 성과는 내지 못했다. 오히려 실적과 시장 점유율은 뒷걸음질 치는 부진을 보였다. 이에 1년 만에 자리에서 내려온 것은 경질성 인사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AK플라자는 정일채 전 대표가 2020년 임기 5년만에 물러난 이후 매년 대표가 교체되고 있다. 

 

유통업계 컨설턴트 CEO 포진 영향?

AK플라자 고준 신임 대표. 사진= AK플라자
AK플라자 고준 신임 대표. 사진= AK플라자

고준 전무의 AK플라자 대표 인사를 놓고 최근 신세계 롯데 등이 컨설턴트 출신을 수장에 앉히며 성과를 보인 것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코로나로 위기를 맞은 유통업계는 컨설턴트 출신 영입이 활발하다. 대표적으로 신세계 이마트의 강희석 대표가 있다. 이마트는 2019년 창사이래 첫 분기 적자를 기록하자 곧바로 베인앤트컴퍼니 출신의 강희석 대표를 영입했다. 

강 대표는 데이터 기반 전략으로 분위기 반전을 이뤘다. 선택과 집중으로 안되는 사업과 점포는 과감히 정리하고, 오프라인의 강점인 신선식품 키우기에 집중했다. 이로 인해 이마트는 2020년 사상 처음 매출 20조원을 돌파했고, 지난해 3분기도 사상 처음 분기 매출 6조원을 넘어섰다.

또 신세계는 지난해 임원 인사에서 온라인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TF장(상무)에 김혜경 베인앤트컴퍼니 파트너를 영입했다. SSG닷컴의 최영준 재무관리담당 상무도 베인앤트컴퍼니 출신이다. 

롯데그룹도 롯데쇼핑 경영전략실장으로 보스턴컨설팅 그룹 출신 정경운 상무를 영입했다. 더불어 롯데마트 대표인 강성현 대표도 보스턴컨설팅 그룹 출신이다. 

고준 신임 AK플라자 대표도 베인앤드컴퍼니 출신이다. 애경그룹에 2018년에 입사 후 AK홀딩스 전략기획팀장을 역임했으며, 애경그룹의 경영전략을 총괄해왔다.

 

과제 산적한 고준 대표, 실적 반등 이룰까

고준 AK 대표의 우선 과제는 실적 반등이다. 지난해 AK플라자는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백화점 부문 실적은 3,400억원으로 전년대비 27%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약 380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코로나 시국에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하는 백화점의 실적을 반등시키는 것은 힘든 과제로 꼽힌다. 특히 지난해 실적 반등을 이룬 신세계, 현대 등은 해외 명품 선방이 큰 영향을 끼쳤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명품이 약한 AK플라자의 반등이 쉽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AK플라자 점포 중 3대 명품(샤넬, 루이비통, 에르메스)이 모두 입점된 곳은 한 군데도 없다. 그나마 분당점에 있었지만 대부분 철수했고, 지난해 페라가모와 버버리가 빠지며 '속 빈 강정'이란 지적도 나왔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데일리 프리미엄' 전략으로 1층을 다양한 식음 브랜드와 IT 체험공간으로 꾸몄지만 신통치 않은 분위기다. 

AK플라자는 부진 탈출을 위해 신규 출점 전략을 펼치고 있다. 2018년 구리점 폐점 이후 지역 친화형 쇼핑몰인 AK& 신규 출점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AK&' 세종과 광명점을 출점한데 이어 올해 상반기 금정점 출점도 계획중이다.

고준 대표 취임 후 첫 사업인 금정점 출점은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금정점의 성공적 안착과 실적 개선이 이뤄져야 자리를 지킬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백화점들이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융복합에 집중하고 있는데 신규 출점만으로 반등을 이룰지는 미지수"라며 "특히 명품 브랜드가 없는 점포의 매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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