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바나듐 이온 배터리' 개발 스탠다드에너지 지분 15% 확보
상태바
롯데케미칼, '바나듐 이온 배터리' 개발 스탠다드에너지 지분 15% 확보
  • 배소라 기자
  • 승인 2022.01.08 13: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650억 투자, 2대 주주 올라
지난해 11월 전략적 파트너 관계 구축
지분 투자 방식, 협력방안 등 논의
스탠다드에너지, KAIST·美 MIT 연구진 공동 설립
바나듐 이온 배터리, '물 기반' 전해질 사용
'발화 위험' 원천 차단... 리튬이온 배터리 단점 해소
에너지저장장치(ESS) 구성품 배터리로 활용도 높아
롯데케미칼, 고기능∙배터리 소재 분야 본격 진출
롯데케미칼은 스탠다드에너지와 지난해 11월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투자계약체결식을 가졌다. 롯데케미칼 기초소재사업 황진구 대표(사진왼쪽)와 스탠다드에너지 김부기 대표(사진 오른쪽). 사진=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은 스탠다드에너지와 지난해 11월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투자계약체결식을 가졌다. 롯데케미칼 기초소재사업 황진구 대표(사진왼쪽)와 스탠다드에너지 김부기 대표(사진 오른쪽). 사진=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은 '바나듐 이온 배터리' 제조기업 스탠다드에너지 지분 약 15%(약 650억원 투자)를 확보해 2대 주주로 올라섰다고 6일 밝혔다.  두 회사는 지난해 11월 전략적 파트너 관계를 구축한 이후 지분 투자 방식, 협력방안 등의 논의를 거쳐 최종 투자금액 등을 결정했다. 

롯데케미칼이 투자한 스탠다드에너지는 KAIST와 미국 MIT 연구진이 2013년 설립한 배터리 전문기업이다. 이 회사는 세계 최초로 바나듐 이온 배터리를 개발,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받고 있다. 바나듐 이온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와 달리 '물 기반' 전해액을 사용해 발화 위험성을 원천 차단했다. 현재 시장의 주력 제품인 리튬이온 계열 배터리는 높은 에너지밀도와 고출력에도 불구하고 고온·고압환경에서의 배터리셀 팽창, 가연성 액상 전해질 유출(누액) 및 이로 인한 화재·폭발 리스크를 안고 있다.

리튬이온 배터리의 발화 위험을 높이는 주요 원인으로는 양극과 음극의 직접 접촉을 차단하는 분리막 훼손과 함께 베터리셀 내부를 채우고 있는 액상 전해질의 불안정성이 꼽힌다. 액상 전해질은 양극, 음극과 물리·화학적으로 결합해 리튬이온의 통로 역할을 한다. 양극, 음극과 밀접하게 결합할 수 있어 배터리의 높은 에너지밀도와 고출력을 담보한다. 문제는 액상 전해질이 화재에 취약하다는 점이다. 특히 배터리셀 내부의 온도와 압력이 급격하게 상승하면 액상 전해질의 발화 위험은 크게 증가한다. 

리튬이온 배터리의 이런 단점 해소를 위해 대안으로 제시된 모델이 전고체 배터리와 바나듐 이온 배터리이다. 전고체 배터리는 전해질 자체를 고체 소재로 만들어 화재·폭발 위험을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 있다는 특장점이 있으나, 액상 전해질 수준의 이온 전도도를 구현하는 소재를 찾지 못해 개발에 난항을 겪고 있다.

반면 바나듐 이온 배터리는 가연성 소재 대신 물을 기반으로 한 전해질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높은 안정성과 뛰어난 내구성을 바탕으로 고효율·고출력이 가능해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구성하는 차세대 배터리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2011년부터 바나듐, 아연흐름전지 등 ESS용 이차전지 소재를 연구하고 있다. 2019년부터는 바나듐 이온 배터리용 전해액 사업도 추진 중이다.   

양사는 이번 투자를 계기로 전략적 시너지 확대를 노리고 있다. 향후 롯데그룹과 롯데케미칼의 국내외 거점망을 활용한 전기차(EV) 충전소, UAM(도심항공교통) 개발, 재생에너지 활용 사업에서도 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케미칼 기초소재사업부문 황진구 대표이사는 "탄소중립사회에서는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의 발전과 더불어 생산된 전기를 안전하게 저장해 사용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며 "탄소중립, 수소 사회 진입 등에 대비해 선제적 투자를 확대하고, 선진 기술기업과의 협력 관계를 구축해 글로벌 기술 경쟁 시대에 적극 대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부기 스탠다드에너지 대표는 "투자계약을 시작으로 양사가 ESS와 배터리 분야에서의 기술적 협력 내용을 더 구체화해, 협력관계를 더 공고히 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장분석기관에 따르면 글로벌 ESS 배터리 시장 규모는, 2026년 약 120조원(약 1060억달러) 수준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고기능∙배터리 소재분야에 본격 진출했다. 회사는 지난해 5월 약 2100억원을 투자해, 전기차 배터리용 전해액 유기용매 EC와 DMC 생산시설을 충남 대산공장에 건설 중이다. 완공 목표 시점은 2023년 하반기이다. 배터리 주요 4대 소재(양극·음극·분리막·전해액) 중 하나인 분리막 사업은 2025년 10만톤, 매출 2000억원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관련기사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