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국책은행"... 기업銀, 실적·건전성 잡고 中企지원 200조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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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국책은행"... 기업銀, 실적·건전성 잡고 中企지원 200조 돌파
  • 양일국 기자
  • 승인 2021.11.11 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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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위기 中企지원 늘려 '전화위복'
연체율0.29%·ROE9.36% 건전성 '합격점'
IBK證 연내 자기자본 1조 유력...겹경사
윤종원 행장, "中企지원, ESG 체질개선 병행해야"
윤종원 IBK기업은행장. 사진=IBK기업은행, 시장경제DB
윤종원 IBK기업은행장. 사진=IBK기업은행, 시장경제DB

IBK기업은행이 3분기 실적과 각종 건전성 지표에서 우수한 성적표를 받았다. 최근 금융권 최초로 중소기업 대출잔액 200조원을 돌파하고 점유율에서도 부동의 1위를 지켰다. 기업은행은 3분기 성과를 바탕으로 향후 스타트업·중소기업 지원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IBK기업은행은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1조8,26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3분기와 비교해 53.8%의 성장세를 보였다. 

사진=3분기 기업은행 실적공시
사진=3분기 기업은행 실적공시

대출규모 증가가 실적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3분기 총대출잔액은 251조2,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5조1,000억원이 늘었고, 2020년 4분기와 비교해 17조4,000억원이 증가했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코로나發 한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중소기업 금융지원을 늘려왔다. 지난해 3분기 182조6,000억원, 4분기 186조8,000억원, 올해 1분기 192조2,000억원, 2분기 197조2,000억원을 중소기업에 지원했다. 이어 올해 3분기 중기대출 잔액이 금융권 최초 200조원을 돌파했고 시장점유율도 22.9%로 업계 1위 자리를 지켰다. 3분기 전체 대출 가운데 80.2%가 중소기업에 지원된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3분기 기업은행 실적공시
사진=3분기 기업은행 실적공시

기업은행 관계자는 "대출 성장으로 금년 1-3분기 이자이익이 3조8,785억 원에서 4조969억원으로 5.6% 증가했고 전반적인 건전성도 개선됐다"면서 "코로나 위기에 국책은행으로서 중소기업 지원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다한 것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된 셈"이라고 분석했다.

기업은행의 전반적인 자산대비 경영 효율성도 양호한 성적을 냈다. 지난해 코로나 팬데믹으로 6.40%로 저점을 찍었던 자기자본이익율(ROE)는 올해 3분기 9.36%를 기록해 사실상 코로나發 영향에서 벗어난 모양새다. 이는 코로나 이전인 2018년 8.72%를 훌쩍 뛰어넘은 수치다.

사진=3분기 기업은행 실적공시
사진=3분기 기업은행 실적공시

주로 수출을 하는 거래기업들이 실적이 개선되면서 자산건전성까지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3분기 1.11%로 고점을 찍었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올해 1분기 1.05%, 2분기 0.95%, 3분기 0.85% 순으로 지속 개선되고 있다. 연체율 역시 같은 기간 0.39%에서 올해 3분기 0.29%로 개선세가 뚜렷했다. 

자본적정성 지표들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해 3분기 14.47%였던 BIS비율은 4분기 14.82%, 올해 1분기 14.83%, 2분기 15.01%에 이어 3분기 15.25%로 여유있게 당국 권고치를 넘어섰다.

사진=3분기 기업은행 실적공시
사진=3분기 기업은행 실적공시

한편 3분기 들어 은행권의 미래 '먹거리'로 지목되는 디지털전환 역시 순항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일례로 기업은행 디지털채널 이용자수는 2017년 326만명, 2018년 375만명, 2019년 413만명, 2020년 462만명 순으로 증가해오다 금년 3분기에만 471만명을 기록해 연평균 12.3%의 증가세를 보였다. 전체 개인상품 가입 가운데 디지털 채널을 통한 가입은 2017년 수신 50%, 여신 32,9%에서 올해 3분기 수신·여신 각각 78.9%, 57.8%로 크게 증가했다.

사진=3분기 기업은행 실적공시
사진=3분기 기업은행 실적공시

은행 뿐 아니라 일반자회사들의 순익 증가도 3분기 실적에 한 몫을 했다. IBK캐피탈, IBK투자증권, IBK연금보험의 누적 순이익 합계는 약 3,328억원으로 전년 3분기 대비 67.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증권가에서는 IBK투자증권이 올해 창립 13년 만에 첫 자기자본 1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08년 신설된 8개 증권사 중 최초로 중형 증권사 입성을 앞두게 된 것이다. 관례상 자기자본 1조원은 소형 증권사와 중형 증권사를 구분하는 기준으로 통한다.

2008년 출범한 IBK투자증권은 자본금 3,000억에 불과했지만, 지난 2009년과 2016년 두 차례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금을 2배 이상 늘렸다. 이어 지난 1월 2000억원 세 번째 유상증자를 통해 자기자본을 확충했다.

 

中企·모험자본 지원 늘어... "본연 사명 충실할 것" 

IBK기업은행은 올해 3분기 기준 모험자본 공급액 4,41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 공급액인 2,107억원의 2배가 넘는 수치다. 창업초기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조해온 윤종원 은행장의 의지에 발맞춰 리스크가 높은 설립 3년 이하 기업에 대한 지원비중을 늘렸다. 

기업은행은 단순 자금공급을 넘어 기술금융, 컨설팅 등 다양한 지원책을 병행하면서 기업의 창업초기 실패확률을 낮추고 빠른 성장을 견인하는 등 적극적으로 스타트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다. 

일례로 의료용 압축 기술을 보유한 국내 최초 카테터 전문기업 '바스플렉스'는 기업은행 창업육성 플랫폼 'IBK창공' 육성기업에 선발돼 지난달 25일 5억원 규모의 지분투자를 받는데 성공했다.

최근 기업은행은 단순히 거래기업에 운전자금과 컨설팅을 제공하는 수준에 머물지 않고 ESG경영을 체질화하기 위한 각종 로드맵을 함께 제공하고 있다. 

3일 윤종원 기업은행장이 OECD포럼에 비대면으로 참석해 중소기업 지원방안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IBK기업은행 제공
3일 윤종원 기업은행장이 OECD포럼에 비대면으로 참석해 중소기업 지원방안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IBK기업은행 제공

3일 윤종원 행장은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에 맞춰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서 개최한 국제 포럼에 참여해 중소기업 지원에 있어 ESG경영 내재화를 주요 목표로 설정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참석한 윤종원 기업은행장을 비롯해 각국 중소기업금융을 대표하는 캐서린 루이스(영국 비지니스은행), 이사벨 후든(캐나다 사업개발은행), 파스칼 라가르드(프랑스 공공투자은행) 은행장이 패널로 참여했다.

윤 행장은 이 자리에서 "금융기관의 여신 및 투자결정에 있어 녹색가치가 반영돼야 하며, 적극적인 위험부담(risk taking)을 통해 민간의 투자 리스크를 줄이고 녹색행동을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기업은행은 지난달 12일 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 '중소기업의 장애인 채용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ESG경영을 실천하는 중소기업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이번 협약으로 기업은행과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은 장애인 채용의사가 있음에도 채용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을 지원하게 됐다. 양 기관은 중소기업과 장애인 구직자의 일자리 연계, 장애인 채용 우수 중소기업에 대한 우대 대출상품과 금융비용 지원, 장애인 채용 기업에 대한 지원사업 홍보 등 협력 사업을 함께하기로 했다.

금융권에서는 기업은행이 최근 실적과 건전성, ESG경영 측면에서 선전하면서 윤종원 행장의 리더십을 재평가하는 분위기다.

윤종원 행장은 1960년생으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거쳐 1983년 제27회 행정고시를 합격했다. 2021년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 2018년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 등을 역임했다. 2012년 IMF 상임이사와 2015년 OECD 대한민국 대표부 대사를 지낸 '글로벌파'로 통한다. 

2020년 1월 행장 부임 초기 노조와의 '불협화음'으로 임기가 순탄치 않을 것이란 우려를 불식하고 2년 만에 기업은행의 실적과 체질개선, 미래 성장기반을 위한 초석을 다졌다는 것이 금융권의 중론이다.

11일 IBK기업은행 관계자는 "3분기 양호한 실적에 따른 여력으로 보다 공세적으로 유망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육성할 계획"이라면서 "단순히 급한 운전자금을 지원하는 수준을 넘어 미래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한 체질을 기업은행과 공유하는데 특히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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