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사업 ‘순항’ 중인 신세계...남대문 상인 “지역상생 박차 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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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사업 ‘순항’ 중인 신세계...남대문 상인 “지역상생 박차 가해야”
  • 서진기 기자, 연찬모 인턴기자
  • 승인 2017.03.03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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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상인 “상권 활성화 공약에 대한 실질적 계획 아직 없어”

“‘큰 손 중국인’이라는 것도 이젠 다 옛 말이에요. 하루하루 줄어드는 수입을 볼 때면 한숨만 나오죠. 그래도 면세점 유치 소식에 조금이나마 기대를 걸었었는데 이래가지고는 시장 상인들한테 온다는 이득이 뭔지 당최 모르겠네요.”(상인 조현일씨)

28일 서울 중구 남창동에 위치한 남대문시장의 모습. 사진=시장경제신문

지난 23일 찾은 서울 남대문시장은 영하 6도를 웃도는 강추위 속에서도 물건을 구매하려는 사람들과 외국인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시장 곳곳에서 풍겨오는 음식 냄새와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흥정의 목소리가 한 때 한양 3대 시장으로도 불렸던 이곳을 가득 메우고 있었지만, 정작 상인들의 얼굴은 수심으로 가득했다.

이곳에서 악세사리 장사를 하고 있는 박모씨(37·여)는 “지난해 신세계면세점(명동점)이 문을 열기 직전까지도 수많은 상인들이 면세점 유치로 인한 남대문시장 활성화에 대해 의견을 달리했다”며 “일부 상인들은 백화점 측이 내건 상생 공약에 기대감을 키워왔지만 실제로 체감할만한 매출상승 등의 변화는 거의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가죽공방을 운영 중인 김모씨(45·남) 역시 “이전보다 중국인들이 좀 더 눈에 띄는 것 같아 보여도 한국인 손님들이 줄어들어 상대적으로 많아 보이는 것 뿐”이라며 “가방이나 지갑뿐만 아니라 화장품, 향수 모두 면세점에서 사고 정작 시장은 단순히 관광지 중 한 곳으로 인식해 식사를 하러 오거나 구경만 하는 방문객들이 대부분”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지난달 중국 춘절 연휴기간 역시 시장을 방문한 관광객은 여느 때와 별반 다를 게 없었다”면서 “가뜩이나 경기불황으로 문을 닫는 점포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면세점 측이 상생 공약으로 내걸었던 남대문시장 상권 살리기는 언제쯤 확인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28일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에 중국인 관광객들아 북적이고 있다. 사진=시장경제신문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은 지난 2015년 일명 ‘면세점 전쟁’이라 불리는 신규 면세점 유치 경쟁 속에서 지역상인들의 거센 찬반여론에도 불구, 특허권 획득에 성공해 지난해 5월 문을 열었다.

대형 회전그네를 포함해 국내 최초 한국 전통문화 편집샵과 야외 테마공원 등 차별화된 콘텐츠로 개점 9개월만인 지난달에는 매출액 750억 원, 영업이익 12억 원을 달성해 신규 면세점 최초로 흑자를 기록했다.

면세점 측은 이번 흑자 전환을 통해 신규 면세사업자 중 최초로 최단 기간 1조 원 매출 달성도 기대한다는 의견이지만, 남대문시장 활성화 계획에 대해선 공약 이행을 충실히 해나가고 있다는 답변만 내놓았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면세점 유치 당시 공약으로 내걸었던 한류문화공연장과 명인·명장관 ‘한 수’ 등이 이미 오픈했고, 상인들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 교육 및 캠페인 역시 꾸준히 진행 중”이라며 “분수광장 개선 프로젝트 등의 공약 또한 반드시 이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면세점 경쟁 당시 신세계 측은 남대문시장과의 협력을 통한 1,000만 관광객 유치 및 이를 통한 지역 상권 활성화 효과를 내세웠다. 개점한지 1년이 채 안됐음에도 일부 공약들이 지켜지기는 했지만 이 지역 상인들은 상권 부활 및 이익창출을 위한 실질적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남대문시장연합회 관계자는 “현재까지 신규 면세점 사업자들 가운데 신세계 측이 적극적으로 공약 이행에 나서고 있지만, 남대문 시장 일대를 관광지로 육성시킨다는 데에는 아직 아쉬운 면도 많다”며 “상인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전달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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