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 먹는 프라이팬 등장에 주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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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새 먹는 프라이팬 등장에 주부들...
  • 박진형 기자
  • 승인 2017.03.01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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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는 엔젤팬 주문량 위해 투자사 찾는 리벤 유춘발 대표

“주문량은 쏟아지는데…돈이 없어서 엔젤팬을 못 만들어요”

(주)리벤은 가정용 기능성 주방 제품을 만드는 회사다. 효자 상품은 '인젤팬'이라 불리는 프라이팬이다. 2015년 2월에 설립 후 1년 6개월 만에 롯데 홈쇼핑에 진출했다. 결과는 완판에 가까운 판매율을 기록했다. 추가 방송 요청도 있을 만큼 소비자의 반응은 뜨거웠다. 이 해 국내 매출은 7억 원을 넘겼다. 2016년에는 인도네시아 안나 그룹과 60억 수출 계약을 맺었다. 리벤은 이 기세를 몰아 6개월 간격으로 신상품을 출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다음 출시 신상품은 '달팽이 냄피'였다.

하지만 지금의 리벤은 잠시 걸음을 멈춰야 할지도 모른다. 공급해 달라는 주문은 쏟아지는데 생상 할 자금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홈페이지에 가보면 알겠지만 '냄새 먹는 엔젤팬'은 현재 재고가 없어요. 생산할 자금이 없습니다. 작은 사이즈로 엔젤팬을 만들어 일본 QVC 홈쇼핑 방송에 진출해 물건을 보내줘야 하고, 인도네시아에도 물건을 보내줘야 합니다. 주문량은 많은데 감당을 못하는 상태에요"

리벤 유춘발 대표가 엔젤팬을 들고 있다. 사진=리벤.

유 대표는 투자자를 만나기 위해 최근 구글 서울 캠퍼스에서 열린 투자 유치 컨퍼런스에 참여하기도 했다. 유 대표가 느낀 자금 압박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지난해 경기도 중소기업 종합지원센터(GSBC)가 주관하는 중기청 R&D 지원교육에 참여했다. 이곳에서 시제품 제작 지원을 받았다. 이때 알게 된 크라우드 펀딩으로 투자금도 모았다. 2016년 1월 25일부터 한 달 동안 시행해 2500여 개 사가 투자 유치를 희망한다고 등록했다. 이 중 30개 사가 펀딩에 참가했다. 목표 금액 9999만 원보다 높은 1억 53만 원을 모집했다. 성공적이었다.

"그 당시 기획한 투자금만큼 모금이 안 되면 어쩌나하고 걱정을 많이 했다"며 당시 기억을 더듬었다.

유 대표는 엔젤팬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 부었다. 연구 기간만 1년 6개월, 4억 원의 연구비용, 불량품 발생으로 인한 수차례의 제품 재설계 등의 고비를 넘겼다. 1000개의 샘플 중에 1개가 원인 불명으로 손잡이 자석이 떨어졌는데, 그 원인을 찾으려고 수 일 동안 밤을 새기도 했다. 

이런 노력 끝에 엔젤팬은 결점을 보완하고 2016년 9월 당당히 롯데홈쇼핑에 입성했다.

유 대표는 이 프라이팬을 만들게 된 계기를 "생선을 좋아하는 성향"이라고 답했다.

"집에서도 생선 요리를 머곡 싶어 개발한 제품이 '엔젤팬'이에요. 자주 먹고 싶은데 생선을 조리하면 미세먼지와 연기, 냄새가 온 집을 헤집고 다녔어요. 이걸(연기와 냄새) 없애야 자주 먹을 수 있거든요"

엔젤팬은 하단의 배출구를 통해 빠져나온 연기가 부렝 연소돼 사라지는 방식이다. 내부는 진공상태 압력을 유지해 재료의 수분 증방을 막았다. 열은 분산되므로 맛은 자연스럽게 올라간다. 블랙스톤 코팅이 되어 있어 생선구이, 스테이크를 조리할 때 달라붙거나 타는 것을 방지해 준다. 팬을 닫은 상태에서도 조리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가스레인지 불이 빨간 색이면 조리 중, 파란 불이면 완료됐다는 신호다.

"사업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이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유 대표는 "한 고객이 '그런 팬이 어딨어!'"라고 말한 이야기가 떠오른다고 전했다.

안산에 사는 한 주부는 남편이 엔젤팬을 사오자 이같이 말했다. 프라이팬 3개가 이미 있는데 기존 제품과 무슨 차이가 있냐며 나무랐다고. 사용 직후 생각은 바뀌었다. '냄새가 안 난다'며 남편을 뒤늦게 칭찬했다. 인천에 거주하는 다른 주부의 애기를 들어보면 칭찬한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그는 생선이나 고기를 구울 때마다 주위에 신문지를 깔아 놓았다. 틈새로 기름이 튀기면 자국을 지워야 했다. 문을 열고 환기시키는 건 기본이었다 엔젤팬 덕분이 이런 번거로운 작업을 생략할 수 있었다.

리벤은 '쿠잉 냄새먹는 엔젤팬'과 '쿠잉 만능 토스트팬', '탈착식 파워스톤 프라이팬' 등을 판매하고 있다. 유 대표는 "2015년에는 탈부착 프라이팬이 인기가 가장 많았다. 홈앤쇼핑과 아임쇼핑에서 5000개 넘게 팔리는 성과를 냈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엔젤팬이 매출액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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