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핀 창업 열기 꺾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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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핀 창업 열기 꺾지 말아야”
  • 임현호 기자
  • 승인 2016.11.28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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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혁신센터’ 몰락 위기... 벤처기업들 한목소리

 

"모처럼 살아나던 벤처 창업 열기가 급속히 식고 있습니다. 심각합니다." (T벤처 대표)

 

‘스타트업 기업들의 요람’으로 기대를 모았던 전국 18곳에 설립된 창조경제혁신센터가 몰락 위기를 맞고 있다.

벤처 열풍의 구심점 역할을 해왔던 창조경제혁신센터가 박근혜 정부의 ‘비선실세’ 최순실씨와의 연루의혹으로 하루아침에 찬반신세로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 주도로 또 민간기업의 도움을 받아 창업의 꿈을 불태웠던 수많은 스타트업과 벤처기업들이 거센 정치적 바람 앞에 ‘촛불신세’로 전락할 처지다.

신흥국마다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큰 폭으로 확대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반대로 치닫는 상황을 맞고 있다. 또한 지난 9월 말 현재 우리나라 전체 수출이 전년대비 8.5% 줄어드는 상황에서 벤처기업들의 수출은 5개월 연속 증가하는 등 수출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하지만 내년 예산이 확정되는 요즘 실제로 전국 주요 창조경제혁신센터의 분위기는 완전 풀이 죽어있다. 무엇보다 센터 운영과 사업을 위한 예산들이 전액 삭감되거나 대폭 깎일 판이다.

“분위기가 잘못 흘러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직접 나서지는 못해요. 현 정권을 옹호한다는 오해를 받을까 봐서요.”

경기 창조경제혁신센터 관계자는 최근 상황에 대해 ‘예기치 않는 폭풍의 한 가운데 서 있다’고 표현했다. ‘최순실 국정농단’이 불거지자 창조경제혁신센터가 하루아침에 ‘벤처와 스타트업의 요람’에서 ‘의혹의 산실’로 급전직하 추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센터에 대한 국민적 비판과 부정적 이미지가 확산되자 현재 지원을 받고 있는 스타트업 내부에서도 어수선한 분위기와 동요가 감지된다고 전했다.

그는 센터가 운영되면서 내부의 부정이나 불법은 없다고 강조한다. 단지 ‘창조경제’라는 이름이 비난의 화살이 되고 있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스타트업 지원·육성은 세계적인 추세로, 그 흐름에 발 맞추기 위해 설치된 것이 창조경제혁신센터”라며 “산학연의 연구와 논의를 거쳐 설치된 것이지 최순실·차은택이 뚝딱 만들어 낸 게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예산 삭감 등으로 스타트업들에게 직접적인 피해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지만, 활동이나 참여가 위축되는 등 산업의 기초체력이 저하될까봐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센터 존폐위기에 대해 그는 “정권이 바뀌고 간판을 바꿔 달 수는 있겠지만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육성은 멈춰서는 안된다”며 “외국에서도 호평을 받는 등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는데 이를 중단한다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큰 손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창조경제혁신센터의 목적이 스타트업 중심의 생태계 조성인 만큼, 정치적인 비판과 판단보다 스타트업 입장에서 바라봐 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창조경제혁신센터 협의회 관계자는 “그동안 스타트업 육성의 산실이었던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정치적 이슈로 공격 받고 있는 것은 안타깝다”면서 “단순히 정치 논리로만 접근하지 말고 순기능을 키운데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우리 나라 경제의 ‘백년대계’인 만큼 특정 정권의 ‘홍보용’이 절대 될 수 없으며 우리 경제의 활력소, 성장동력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벤처기업인 A사 대표는 “창조경제혁신센터 사업은 한 정권만 보고 만들어진 게 아니라 우리 경제의 ‘백년지대계’를 위해 만들어진 사업”이라며 “이것이 불법의 소굴인양 부정적인 말들이 만들어지고 있는데 전혀 사실이 아닐 뿐더러 그럴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선 관련 스타트업들이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지원을 받은 것이 정치적인 목적이 있어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태로 마녀사냥을 당할 수 있다는 점에 큰 우려를 표하고 있다.

혁신센터 협의회 관계자는 “스타트업 사업자들은 단지 자기 사업을 잘 하기 위해 왔을 뿐인데 갑자기 정쟁의 한 가운데로 들어왔다”며 “정치와 분리한 스타트업 지원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종호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장은 “혁신센터가 만들어진 지 2년밖에 안됐다. 이제 겨우 시작에 불과한데 좀더 인내하며 장기적인 안목으로 창업 시장의 활성화를 위한 투자와 지원이 필요하다”며 창업생태계 자리잡을 수 있도록 지원이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업계는 스타트업 중심의 생태계를 조성하려는 창조경제혁신센터의 근본적인 설립 목적을 강조하며 일련의 활동들을 정치적인 논리로 몰아가지 말 것을 당부했다.

백세현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글로벌협력실장은 “현재 지적되는 대기업 중심의 경제체제, 스타트업의 낮은 생존률 등은 창조경제혁신센터의 문제가 아닌 경제 정책의 문제”라며 “모든 것들이 현 정권과 결부되어 몰아가고 있는 점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적인 판단을 제외하고 스타트업을 위한 지원 정책이 잘 되고 있는지, 육성 받고 있는 1400개 스타트업들의 피해는 없는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며 “만약 현 정권이 창조경제혁신센터 운영에서 잘못한 것이 있다면 이를 보완해 개선시켜 나가는 방향에 대한 고민도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한 창조경제혁신센터장은 “창조경제혁신센터에 대해 왜 자꾸 안 좋은 얘기가 나오는지 이유를 모르겠다”며 “창조경제혁신센터는 1, 2년만이 아닌 오랜 시간과 투자, 관심이 뒷받침돼야 비로소 결실을 맺을 수 있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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