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에너지 연료 자원에 농림부산물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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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생에너지 연료 자원에 농림부산물  '부각'
  • 박진철 기자
  • 승인 2024.02.14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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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부산물 활용 능력에 IEA, 탄소배출‧신재생에너지 목표 달성 달려 
‘수수’ 알곡·잎은 사료로, 줄기는 발전사업자 연료로 사용 가능
일본, ‘수수’ 부산물 연구 개발 박차… 다양한 부산물 연료화 정책 지원 
2023년 9월 7일 국민의힘 양금희 의원실이 확보한 한국전력의 중장기 RPS(신재생에너지 공급 의무화 제도)·ETS(한국 배출권거래제) 비용 전망에 따르면 한전의 신재생에너지 구입 비용이 3년 뒤인 오는 2026년 6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래픽=연합뉴스
한국수력원자력 등 6개 발전 공기업이 앞으로 7년간 신재생에너지 구입 비용으로 지출해야 하는 돈이 33조2천억원이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장섭 의원은 발전 6개사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023년 10월 19일 밝혔다. 그래픽=연합뉴스

 

신재생에너지 자원 부족으로 국가 온실가스 감축에 비상등이 켜진 가운데 폐기물로 분류되는 일부 농림부산물을 순환자원으로 인정해 자원 종류와 물량을 증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래 순환경제의 핵심인 신재생에너지 산업이 자원 부족과 가격 고평가로 초기부터 난항을 겪고 있어 농림부산물을 활용한 연료 자원 확보가 시급해 보인다. 

14일 IEA(국제에너지기구)는 신재생에너지 보고서를 통해 세계 농림부산물 자원 활용 능력이 오는 2030년까지 비약적으로 늘어나야만 탄소저감 목표를 달성하고, 신재생에너지 시대 전환에 성공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세계 바이오에너지 발전이 국가별 기후 공약에 따라 오는 2050년까지 연평균 5.4%씩 증가해 3,005테라와트시를 달성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연료 자원 공급 역시 비슷한 비율로 늘어야만 한다. 바이오에너지는 농림부산물과 유기성 폐기물 등을 활용해 얻는 신재생에너지의 한 종류로, 발전소에서 화석에너지를 대체하면서 탄소배출 감축에 주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에 일본과 유럽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농림부산물 활용을 위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그중 일본에서는 발전사업자가 화석연료를 대신해 다양한 친환경 연료 자원을 사용하도록 정책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최근에는 ‘수수(솔검)’ 부산물 연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수수는 척박한 환경에서도 생육이 뛰어난 작물이다. 알곡과 잎은 사료로, 줄기는 발전사업자의 연료로 사용할 수 있어 농가 소득원 창출 및 소득 증대와 농림부산물의 에너지화에 가장 적합한 것으로 평가된다. 게다가 수분 함유량이 30% 이하인 데다 염소 함유량도 적어 연료 자원으로서 폭넓은 활용이 기대된다.

국내에서도 세계적 흐름인 농림부산물 활용에 주목하고 발전사업자를 중심으로 연료 타당성을 검토하고 있다. 발전사업자들은 신재생에너지 의무 공급량을 매년 늘려야 하다 보니 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연료 자원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상당수 농림부산물이 폐기물로 분류되면서 REC(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 가중치를 부여받지 못하면서 발전사업자가 이를 신재생에너지 자원으로 사용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법적으로 폐기물이다 보니 사용할 수 없는 데다가 화석연료 대비 농림부산물의 화력이 떨어지기에 REC 가중치 없이는 발전사업자가 채산성을 맞출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세계 신재생에너지 확보 전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면 일본의 수수 부산물 활용과 같은 우수 사례를 벤치마킹하는 특별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정부가 ‘수수’처럼 열매를 식량으로, 줄기를 연료로 사용하는 농림부산물에 높은 REC 가중치를 부여하고, 농민이 이러한 작물을 재배할 때 농촌진흥청과 같은 관계 기관에 사전·사후 신고해 모든 과정을 확인받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정부는 쌀 소비가 감소하고 있는데도 공급 과잉이 이어지면서 벼 대신 다른 작물 재배를 유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농림부산물 자원화가 정착된다면 수수 등 연료 가치가 높은 작물이 자연스럽게 새로운 농가 소득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게다가 기업들의 투자를 통해 대규모 농장(플랜테이션)으로 발전할 수 있어 경쟁력 약화로 농업을 중단한 노년층 등을 위한 일자리 창출도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신재생에너지 자원 확보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시기인 만큼 최근 시행된 ‘폐기물 자원 순환경제 규제특례(샌드박스) 제도’에 대한 업계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 제도를 통해 수수 등 농림부산물이 신재생에너지 자원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현실적 규제 변화와 REC 가중치 설정이 신속하게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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