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잉크'로 컬러 인쇄... 패스트푸드점 쟁반 종이, 안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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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잉크'로 컬러 인쇄... 패스트푸드점 쟁반 종이, 안전할까?
  • 배소라 기자
  • 승인 2023.10.23 1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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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인쇄 잉크, VOC 유발 등 유해성 우려
패스트푸드 브랜드, 친환경 잉크 사용 노력
맥도날드 "콩기름 잉크... 식약처 유해 검사 병행"
맘스터치 "대부분 공백, 가장자리 일부 1도 인쇄"
버거킹 "컬러 인쇄지만 콩기름 원료 잉크"
롯데리아 매장에서 사용하는 트레이 매트. 아주 작은 글씨로 '음식에 닿지 않게 주의하라'는 안내 문구가 새겨져 있다. 사진=배소라 기자
롯데리아 매장에서 사용하는 트레이 매트. 아주 작은 글씨로 '인쇄된 곳에 음식물이 닿지 않도록 주의해 주세요'라는 안내 문구가 새겨져 있다. 사진=배소라 기자

많은 사람들이 패스트푸드점에서 뜨거운 감자튀김 등을 먹을 때 트레이에 깔려 있는 종이 위에 덜어낸 후 섭취한다. 음식물이 닿을 수 있기에 안전할 것이라는 인식이 깔려있기 때문. 일부는 트레이 종이 위에 케첩을 부어 감자튀김을 찍어먹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트레이매트에 인쇄된 광고물과 음식물이 접촉하면 잉크가 묻어나올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지난해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트레이매트 위에 인쇄된 광고물과 식품이 닿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밝혔다.

식약처가 주의를 언급한 이유는 인쇄 잉크에 휘발성유기화합물(VOC)가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VOC는 대표적인 인체 유해 물질 중 하나로 신체 호르몬 교란을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다. 일반 인쇄 잉크에 사용되는 VOC는 어린이, 임산부, 노약자의 피부접촉이나 호흡기로 흡입시 신경계에 장애, 가려움증을 발생시키는 인체 유해 성분이다. 특히 벤젠과 같은 물질은 발암 위험성도 지니고 있다. 

또한 인쇄 공정 중 사용되는 물질도 인체에 해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쇄를 하는 과정 중에는 세척력과 건조성을 높이기 위해 벤졸, 톨루엔 등의 화학물을 사용하기도 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패스트푸드점은 대부분 트레이 위에 종이 매트를 사용하고 있다.

롯데리아는 트레이 매트에 자사 브랜드 광고를 넣어 제공하고 있다. 광고물 안에는 '인쇄된 곳에 음식물이 닿지 않도록 주의해 달라'라는 주의문구를 넣었다. 하지만, 작은 글씨로 넣어 육안으로 확인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특히, 롯데리아는 일반 잉크로 컬러 광고(4도)를 인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롯데리아 관계자는 "과거 콩기름 잉크를 사용한 적이 있는데 인쇄 품질이 좋지 않아 일반 잉크로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국제산림관리협의회(FSC) 인증을 받은 친환경 용지를 사용하고 있다"며 "법적인 필수 사항이 아님에도 주의 문구로 고객님들에게 음식이 닿지 않게 조심하도록 안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맥도날드는 쟁반 위에 까는 트레이 매트에 휘발성유기화합물이 제거된 콩기름 잉크를 사용하고 있다. 콩기름 잉크는 식물유를 사용해 인체 해로운 성분을 최소화시킨 친환경적인 인쇄 잉크다. 인쇄물 폐기 시 분해도 쉬운 것이 특징이다. 추가로 식품의약품안전처를 통해 유해성 검사도 받고 있다. 식품 포장재에 적합한 재질을 사용해 음식물이 닿아도 식품 안전에 문제가 없어 주의 문구는 넣지 않고 있다.

버거킹에서 콩기름 잉크로 인쇄한 트레이 매트. 사진=시장경제
버거킹에서 콩기름 잉크로 인쇄한 트레이 매트. 사진=시장경제

맘스터치는 트레이 매트에 잉크 사용을 줄이고 1가지 색상만 사용하는 '1도 인쇄'를 적용하고 있다. 트레이매트 대부분을 공백으로 놔두고 가장 자리 일부에만 공익캠페인 홍보 문구만 넣고 있다. 맘스터치 관계자는 "트레이 매트는 음식물과 접촉되는 부분이어서 친환경적으로 신경을 쓰고 있다"며 "잉크가 묻어있다고 해서 인체에 크게 유해하진 않겠지만, 고객들 입장에선 거부감이 들 수 있을 것 같아 1도로 인쇄하고 있다"고 말했다.

버거킹은 트레이 매트에 컬러(4도) 인쇄를 적용한 광고물을 게재하고 있다. 버거킹 관계자는 "컬러 인쇄지만 콩기름을 원료로 활용한 잉크를 사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식약처는 일반 잉크가 아닌 콩기름 잉크에 대해서도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콩기름 잉크도 식용 불가능한 제품으로 분류하고 있다"며 "잉크가 없는 종이 뒷면도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쟁반에 오염됐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안전하게 음식물을 섭취하고자 한다면 햄버거나 감자튀김 포장지 안쪽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인쇄 잉크 용매의 인체 유해성 문제는 꾸준히 지적되고 있다. 잉크 용매가 식품에 전이될 수 있어서다. 롯데리아가 테이블 매트에 주의 문구를 넣은 이유이기도 하다. 소비자가 무심코 테이블 매트에 감자튀김이나 케첩 등을 올려놓았다가 잉크의 독성 물질이 음식에 녹아들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음식물이 직접적으로 닿는 햄버거 포장지는 식품위생법 적용 대상이지만, 트레이 매트는 식품위생법에 해당하지 않는다. 법에 접촉되지 않더라도 햄버거 업계는 트레이 매트에 음식물이 닿는 것을 꺼려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자발적으로 친환경 잉크 성분을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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