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질문‧금지어 없고, 이름‧직급도 생략... 금융 수장들 '찐 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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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질문‧금지어 없고, 이름‧직급도 생략... 금융 수장들 '찐 소통'
  • 정규호 기자
  • 승인 2023.09.05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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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옥동 신한금융회장·조병규 우리은행장, 임직원 대상 대상 토크 콘서트
실적‧경쟁사 등 가감 없이 언급하며 '마인드' 강조
‘솔직 토크’ 위해 사전 질문, 금지어 등 없이 진행
(위)신한금융 진옥동 회장, (아래) 조병규 우리은행장. 사진=각 사
(위)신한금융 진옥동 회장, (아래) 조병규 우리은행장. 사진=각 사

‘토크 콘서트’가 금융 수장과 임직원들의 대표적인 소통 방식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최근 진행되는 토크 콘서트는 사전 질문, 금지어를 없애고, 이름과 호칭까지 생략하며 진짜 소통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3일 일요일 신한금융과 우리은행이 임직원을 대상으로 ‘토크콘서트’를 개최했다. 인터뷰이(interviewee)로 나선 인물은 신한금융지주 진옥동 회장, 조병규 우리은행장으로 각사의 금융 수장이다. 이번 토크 콘서트는 ‘연례 행사’로 마련된 자리가 아니다. 직원간 소통을 위해 양 수장이 직접 열기를 원해 진행된 행사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진 회장은 이날 22주년 창립기념식을 기념해 임직원을 상대로 ‘참신한 토크 콘서트’를 개최했다. 이날 진 회장은 다양한 주제로 진행했는데, 경쟁사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도 가감 없이 언급했다.

진 회장은 “정도(正道) 경영에는 인내가 필요하다. 실적을 내기 위해 초조해 하지 않고 바른 길을 가고 있다는 신념을 바탕으로 인내의 시간을 견뎌내면 비록 속도가 조금 떨어지더라도 정도를 갈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경쟁사가 실적을 내면 따라가고 싶고 초조해지지만 정도로 가기 위해서는 인내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신한금융은 앞으로 2~3년이 인내의 시간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지주사는 계열사가 치열하게 경쟁하는 업권의 현장 대신 시장 전체를 봐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 회장은 신한금융 인재상, 시대정신으로 ‘프로의식’을 꼽기도 했다.

진 회장은 “창업 초기에는 도전 정신이 넘치는 직원이 많이 필요했다”며 “성장의 시대를 거쳐 성숙의 시대로 가는 현재의 신한금융에는 금융인으로서 가장 중요한 신뢰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프로의식을 갖춘 직원이 필요하다. 공감 능력을 바탕으로 혁신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인재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우리은행 조병규 은행장도 지난 3일 7월 입행 후 처음으로 본부부서로 발령받은 MZ세대 직원 11명과 번개 토크콘서트를 진행했다. MZ 직원 11명은 이름과 직급을 공개하지 않았고, 호칭 뒤에 ‘님’을 붙이는 방식으로 참여했다. 주제는 자유토크였고, 사전 질문도 없이 진행됐다.

조 은행장은 MZ직원들에게 업무가 막힐 때 사용할 수 있는 꿀팁으로 '걷기'를 추천했다. 조 은행장은 “걸으면서 사색하다보면 복잡했던 일도 해결책이 보이고 새로운 아이디어도 떠오른다”며, 매일매일 걷는 시간을 가져 볼 것을 권유했다.

조 은행장의 이번 토크 콘서트는 임 회장의 소통 기조 아래 이뤄졌다.

우리금융은 임종룡 회장 취임 후 직원간 ‘소통’을 아낌없이 강조하고 있다. 임 회장은 취임 후 첫 행보가 노조와의 대화였고, 취임 100일 시점에는 임직원에게 편지를 통해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기업문화 혁신을 이끌겠다”며 “작은 문제부터 큰 문제까지 언제든 알려달라”고 전하기도 했다.

은행 관계자는 “IT 기술 발전으로 금융 업무들이 시스템화되면서 직원 개개인의 업무태도, 책임감, 조직원간 커뮤니케이션 관련 역량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이런 것들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다양한 방법들이 있지만 최고경영자들이 직접 소통하는 것이 가장 모범적이기 때문에 금융사들이 토크콘서트를 선택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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