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더 뉴 트레일블레이저'.... 투박함 버린 정통 아메리칸 SU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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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더 뉴 트레일블레이저'.... 투박함 버린 정통 아메리칸 SUV
  • 노경민 기자
  • 승인 2023.09.04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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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명성 그대로... 세련된 디자인 눈길
주행감, 코너링 균형감, 정숙성 모두 만족
트레일블레이저, 올 상반기 누적 수출 1위
원드쉴드 불구 고속 주행시 '소음' 조절 안 돼
사륜구동 적용 시 오프로드 주행 문제 없어
사진=시장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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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가 소형 CUV와 SUV 시장에서 약진하고 있다. 주인공은 CUV 전략 모델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블레이저'이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두 차량은 6월 국내 승용차 수출시장에서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올해 상반기 수출 판매대수는 트랙스 크로스오버 2만4359대, 트레일블레이저 2만475대이다.

이번 시승 차량인 트레일블레이저는 6월 수출 2위에 머물렀지만, 올해 들어 5개월 연속 수출 1위에 오르며 상반기 누적 수출 순위 1위를 기록했다. 상반기 수출 판매대수는 12만3160대에 달한다.

자동차 전문가들이 꼽는 트레일블레이저 인기 원인은 다름 아닌 '품질'이다. 설계부터 제조, 내외장 도색과 인테리어 마감에 이르기까지 제품 자체의 '품질 향상'을 위한 전사적 노력이 드디어 빛을 발했다는 것.

덕분에 이 차량은 쉐보레가 지금까지 한국시장에 출시한 그 어떤 제품보다 고객의 체감 만족도가 높다. 내외관 디자인의 조화는 물론이고 주행 안정성과 코너링 균형감 측면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쉐보레는 7월 상품성을 강화한 부분변경 모델 '더 뉴 트레일블레이저'를 출시하며 소형 SUV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같은 달 19일 미디어 쇼케이스 당시 로베트로 렘펠 한국GM 사장은 "더 뉴 트레일블레이저는 쉐보레의 정통 아메리칸 플래그십 SUV를 대표하는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다"며 "가족과 친구 누구에게나 자신있게 추천할 수 있는 뛰어난 차량이라고 자부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시장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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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뉴 트레일블레이저는 풀체인지급 부분변경을 거치며 상품성을 대폭 개선했다. 외관을 살펴보면 전면에는 쉐보레의 시그니처 디자인 듀얼포트 그린이 새로 장착됐다. 상단에 설치된 LED 주간주행등은 기존 모델 대비 세로 폭이 한결 줄어들었다. 회사의 미래차 디자인 철학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다만 RS트림은 쉐보레의 레이싱 헤리티지를 담은 디자인 요소를 통해 스포티한 매력을, ACTIV 트림은 아웃도어 액티비티에 최적화된 특징을 그대로 유지했다. 실내의 경우 8인치 컬러 클러스터와 11인치 컬러 터치스크린을 배치, 송풍구와 비상버튼 위치를 중앙 터치스크린 하단으로 옮겼다.

더 뉴 트레일블레이저는 동급 세그먼트보다 넉넉한 공간을 자랑한다. 트렁크는 기본 460ℓ를 제공하며, 2단 러기지 플로우를 통해 바닥 부분의 높낮이를 2단계로 조정할 수 있다. 2열 시트를 접으면 적재 공간은 최대 1470ℓ까지 늘어난다.

각종 편의·안전 사양도 탑재했다. 스마트폰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무선으로 연결할 수 있는 폰 프로젝션 기능은 11인치 컬러 스크린의 쓰임새를 넓혔다. 스마트폰 무선 충전 시스템, 1열 열선 및 통풍 시트, 2열 열선 시트, 레인 센싱 와이퍼 등이 적용됐다.

사진=시장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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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의 에어백은 물론 타이어 공기압 시스템, 후방 주차 시스템, 전방 충돌 경고 시스템, 헤드업 LED 경고등 등 첨단 능동 안전사양이 기본트림부터 적용된다. 옵션으로는 차간 거리를 유지할 수 있는 어댑티드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 변경 및 사각지대 경고 시스템, 후측방 경고 시스템 등을 선택할 수 있다.

더 뉴 트레일블레이저는 설계 단계부터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활용, 차체 하중 밸런스를 잡는데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 그 결과 '고강성 경량화' 차제를 구현했다. 엔진은 기존 모델과 동일한 1.35ℓ 가솔린 E-터보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156마력, 최대토크 24.1kg.m 성능을 발휘한다. 연비는 17인치 휠 기준 12.9km를 확보했다.

더 뉴 트레일블레이저는 주행 중 프로펠러 샤프트의 동력 전달을 조절, 구동 방식을 전륜에서 사륜으로 전환할 수 있다. 사륜구동은 Z-링크 리어 서스펜션 시스템 덕에 한층 부드럽고 안정적인 주행 성능을 낸다.

사진=시장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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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트레일블레이저 내부는 기대 이상으로 '럭셔리'하다. 쉐보레를 비롯한 미국차들의 투박한 내부 인테리어를 생각한 운전자라면 감탄을 자아낼 수도 있다. 더 뉴 트레일블레이저 RS 트림 풀옵션 가격이 3634만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실내 분위기는 꽤나 만족스럽다.

시승 차량인 RS모델의 경우 D컷 운전대와 RS 로고 헤드레스트를 비롯해 곳곳에 레드 스티치가 포인트로 적용됐다. 스포티함과 개성을 동시에 살렸다. 8인치 컬러 클러스터와 중앙 11인치 컬러 터치스크린은 각각 왼쪽을 향하고 있어 운전자 시야각을 배려했음을 알 수 있다. 쉐보레 특유의 옛스러운 계기판도 최신 유행에 맞춰 디지털 방식으로 바뀌었다.

시동을 걸고 가속페달을 밟자 엔진이 잔잔하게 으르렁거리며 힘을 내기 시작했다. 탄탄한 하체가 뒷받침돼 안정감있는 주행감을 선사했다. 1.35ℓ에 불과한 엔진이 제대로 힘을 낼까하는 걱정도 잠시, 고속도로에서 가속을 하는데 전혀 무리가 없다. 푸조나 쉐보레 등 다운사이징을 거친 차량을 실체 운행해 보면, 더이상 '배기량=힘'이라는 공식이 성립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고속주행 시 안정적인 가속성도 만족스럽지만 일정 속도까지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 효과로 정숙성까지 확보했다. 다만 2중 접합 윈드실드에 어쿠스틱 윈드실드 글라스가 적용됐음에도 소음 조절은 아쉬웠다. 순간 가속을 하는 경우, 혹은 시속 120km 이상 주행 시 소음이 그대로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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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련된 외관을 가진 더 뉴 트레일블레이저의 강점은 의외로 다른 곳에서 발견됐다. 한국GM이 특별히 마련한 경기 여주 오프로드 체험장에서였다. '이 차를 타고 이렇게 험한 길을 갈 일이 있을까' 싶은 험로에 간간히 떨어지는 빗방울로 노면은 젖은 상태였다.

그럼에도 '더 뉴 트레일블레이저'는 가볍게 가속 페달을 밟는 정도의 조작만으로 조금의 미끄러짐도 없이 언덕길을 사뿐히 올랐다. 한국GM 관계자는 "전날 자체적으로 사전 테스트를 진행했을 때 길이 미끄러웠다. 전륜구동만으로 경사로를 오를 때에는 약간의 미끄러짐 현상이 있었다"며 "사륜구동 시스템에서는 그러한 모습이 전혀 없이 안정적으로 주행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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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로에서 더 뉴 트레일블레이저의 부드러운 주행감에 놀란 기자는 사륜구동에서 전륜구동 모드로 전환해 테스트 수위를 올렸다. 차이는 분명했다. 차체는 뒤뚱거리며 연신 헛바퀴만 돌다 가까스로 진흙길을 빠져나왔다. 전륜구동 모드 만으로 탈출이 불가능한 수준은 아니었지만, 사륜구동 모드의 안정감과는 비교가 안 됐다. 

더 뉴 트레일블레이저는 확실한 '가성비'를 자랑하는 쉐보레의 대표 차량이다. 크기, 옵션, 디자인, 가격까지 2030세대 니즈를 만족시키는 소형 SUV로서 경쟁력은 충분하다. 젊은 감성을 유지하면서도 도심의 감성과 오프로드의 매력을 모두 느낄 수 있다는 점도 이 새로운 모델이 가진 특장점이라고 할만하다.  

다만 실내 디스플레이와 주행 보조 등 편의사양 업그레이드가 이뤄진 탓에 가격 부담이 다소 커졌다. 더 뉴 트레일블레이저 가격은 ▲기본 트림 LT 2699만원 ▲프리미어 2799만원 ▲액티브 및 RS 트림 3099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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