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한국조선해양, 엔진 점유율 1위 지킬 히든카드 '메탄올 추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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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한국조선해양, 엔진 점유율 1위 지킬 히든카드 '메탄올 추진선'
  • 김형중 기자
  • 승인 2023.07.0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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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에너지 메탄올, 상온서 액화 가능
질소산화물 등 오염물질 배출 극히 적어
수소, 암모니아 대비 저장·운송비용 절감
유출돼도 공기와 해수에 의해 신속 분해
회사, 메탄올 추진선 109척 중 54척 수주
국내 조선업계 최초로 '탄소중립' 선언

 

HD한국조선해양이 제작한 메탄올 추진 대형엔진. 사진=HD한국조선해양
HD한국조선해양이 제작한 메탄올 추진 대형 엔진. 사진=HD한국조선해양.

HD한국조선해양이 조선·해운업계에서 차세대 청정에너지로 각광받는 '메탄올' 시대를 선도하고 있다.

메탄올은 기존 선박 연료유에 비해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이산화탄소 등 오염물질 배출이 극히 적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그린 메탄올'의 경우 국제해사기구(IMO)의 2050년 탈탄소화 목표 달성을 위한 차세대 친환경 연료로 각광받고 있다.
 

탈탄소화 적극 대응... 대형 상선 '메탄올 시대' 개막

HD한국조선해양은 새로운 선박 에너지원으로 메탄올 시대 도래를 예상하고, 해당 분야 연구개발에 투자를 확대해왔다. 회사의 메탄올 선박 개발은 해운업계 탄소 배출 규제를 강화하려는 국제기구 움직임에 대한 선제적 대응으로 볼 수도 있다. 국제해사기구(IMO)는 해운업계 탄소 배출 감축 목표를 기존 50%에서 100%로 높이고, 탄소부담금 제도 도입 등 규제 강화 방침을 밝혔다. 

회사의 메탄올 추진선 개발은 글로벌 선박 엔진시장 점유율 40% 가량을 차지하면서 이 분야 세계 1위를 지키고 있는 독보적 기술력이 바탕이 됐다.

HD한국조선해양은 2020년부터 독자개발한 중형엔진 '힘센엔진'에 메탄올을 적용하기 위한 연구개발에 착수, 같은 해 기종인증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전 세계 7대 선급으로부터 인증서를 받았다.

회사는 대형엔진 분야에 있어서도 독일의 '만(MAN)에너지솔루션'이 개발한 2행정(대형) 메탄올 엔진을 실제 선박에 적용하기 위한 생산·시험설비 개발에 들어갔다.

HD한국조선해양은 2021년 8월, 세계 최대 해운사인 머스크와 메탄올 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 8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체결하며 대형 상선의 '메탄올 시대'를 열었다.

올해는 유럽 소재 선사와 2조5200억원 규모 메탄올 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 12척을 수주한 데 이어, HMM과 1조1000억원 규모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7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클락슨 리서치 기준, 올해 4월말까지 전 세계에 발주된 메탄올 추진선은 총 109척으로, 이 가운데 HD한국조선해양이 수주한 선박은 절반 가량인 54척에 달한다.
 

메탄올, 상온서 액체 상태 유지... 저장, 운송비용 낮아

HD한국조선해양이 친환경 선박 추진 연료로 메탄올을 주목하는 이유는, 상온에서 액체 상태를 유지하는 특유의 물성 때문이다. 
 
수소와 암모니아는 액화점이 섭씨 0도 이하이기 때문에 저장과 연료 이송 과정에서 냉각을 위한 특수시설이 필요하다. 부피도 문제다. 액화수소는 연료유에 비해 부피가 몇 배나 크고, 액화 암모니아는 연료유에 비해 무게도 무겁다.

그러나 메탄올은 수소, 암모니아와 달리 상온에서 액화가 가능하다. 기존 연료유 저장·주입 시설을 사용할 수 있어 수소, 암모니아에 비해 저장·운송 비용이 낮다. 메탄올 적재를 위한 선박 개조 비용 부담도 상대적으로 적다.

이러한 장점 때문에 해운업계는 탈탄소 에너지로 메탄올을 가장 주목하고 있다. 메탄올은 해상 유출시에도 광화학 반응이나 세균 흡수를 통해 다른 연료보다 빨리 공기와 물속에서 분해되기 때문에 환경오염 우려가 적다.

메탄올도 단점은 있다. 연료유 대비 부피는 2.5배, 중량은 2배를 늘려야 항속거리를 확보할 수 있다. 그럼에도 상온 액화가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가장 현실적인 탈탄소 선박 추진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린 메탄올 역시 안정적 공급에 적잖은 시간이 필요하다. 그린 메탄올은 현재 기술 개발이 진행 중이어서 완벽한 탈탄소 연료로 분류되지 않는다. 그린 메탄올은 이산화탄소 포집·저장 또는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한 그린 수소 반응을 통해 얻을 수 있지만, 생산비용이 비싸고 생산량도 일정하지 않다.

독일 선박용 엔진기업 만(MAN)사는 2050년까지 2.55억톤의 그린 메탄올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한편,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5월께 ▲에너지 효율화 ▲친환경 연료 전환 ▲재생에너지 도입 ▲기후변화 대응체계 구축 등의 세부계획을 담은 '탄소중립 이행 로드맵'을 확정하고 국내 조선업계 최초로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회사는 2018년 대비 2030년 28%, 2040년 60% 등 향후 연간 탄소 배출량을 단계적으로 감축해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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