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희 교수 "양자내성암호 난공불락... 現기술로 해독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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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희 교수 "양자내성암호 난공불락... 現기술로 해독 불가"
  • 유경표 기자
  • 승인 2022.05.20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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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I "PQC 해독 가능 알고리즘 개발" 발표 반박
해독 위한 양자샘플 생성은 현재 기술로 불가능
(자료사진). 사진=LGU+
(자료사진). 사진=LGU+

"양자내성암호(PQC, Post-Quantum Cryptography)를 현존하는 양자 알고리즘 기술로 공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19일 천정희 서울대 수리과학부 교수(서울대 수학기반 산업데이터해석연구센터 센터장·크립토랩대표)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비교적 소규모 수준의 양자컴퓨터로도 양자내성암호를 공략할 수 있는 알고리즘 개발했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 이 같은 반박 입장을 밝혔다. 

천정희 교수는 양자내성암호를 해독하기 위한 선결 조건으로 ‘양자 샘플(Quantum sample) 생성’이 필수적이라고 짚었다. 그러나 현재의 기술 수준으로는 양자샘플 생성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천 교수의 견해다. 

그는 "양자 샘플을 생성한다는 것은 원하는 양자 상태(Quantum state)를 만든다는 것인데, 양자내성암호 적용 환경에서 양자샘플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입증한 논문이나 연구자료가 존재하지 않아 해독이 불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 National Institute of Standards and Technology)의 양자내성암호 표준화 과정에서도 양자샘플을 통한 양자내성암호 공략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그 동안 양자샘플 기반의 암호 알고리즘 해독 방법에 대한 시도가 여러번 있었지만, 아직까지 실질적인 성과는 전무한 상황이다. 

앞서 ETRI가 발표한 논문의 기초가 되는 선행연구에서도 “양자내성암호 적용 환경에서 양자샘플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언급이 담겼다. 이번 ETRI 연구에서도 양자샘플을 얻을 수 있는 방법에 관한 연구 결과는 포함하지 않았다.

천 교수는 "양자샘플을 얻었다고하더라도 이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양자메모리가 있어야 하는데, 아직 실체가 존재하지 않는 기술"이라며 "양자메모리는 양자컴퓨터보다 훨씬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TRI 역시 이번 연구성과에 대해 양자컴퓨터가 양자내성을 완전히 정복했다는 뜻은 아니며, 양자내성암호 공략 및 수호 관점에서 지속적인 연구가 더 필요하다는 입장을 나타낸 것으로 전혀졌다. 

천 교수는 "ETRI 연구의 기술적 가정은 양자샘플을 얻는 것인데, 현재 존재하는 컴퓨터로 이를 실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가정 자체가 성립되지 않으므로 양자내성암호를 깨뜨릴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양자내성암호를 둘러싼 각국의 기술경쟁이 점차 치열해지는 모양새다. 이달 4일 미국 바이든 대통령은 양자컴퓨팅을 이용한 적국 해킹에서 미국을 보호하기 위한 국가 안보 각서에 서명한 바 있다. 

이 각서에는 미국 공공 기관은 물론 민간 기관의 보안 업데이트 계획까지 담겼다. 이에 따라, 미국 연방정부와 민간 부문간 워킹 그룹 형태의 협력을 통해 양자내성암호의 표준과 기술 연구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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