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ESG 현주소③] "녹색금융 선도"... KB국민은행, 친환경 혁신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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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ESG 현주소③] "녹색금융 선도"... KB국민은행, 친환경 혁신 성공
  • 문혜원 기자
  • 승인 2022.04.01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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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스타' 전략으로 ESG경영 속도
친환경 키워드, 중소기업 지원으로 확장
ESG 기업컨설팅 '자가진단서비스' 계획
종이사용 줄이기, 미세먼지 특화상품 '히트'
전략적 기후변화 대응 일조... 태양광 설비 구축
이재근 KB국민은행장. 사진=KB국민은행 제공
이재근 KB국민은행장. 사진=KB국민은행 제공

<편집자주>순이익과 시가총액을 통해 순위를 가려온 은행들이 사회적 책임을 중시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트렌드를 선점하기 위해 경쟁의 보폭을 넓혀나가고 있다. 수익을 넘어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경영 방침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분위기다. 사회공헌에 초점을 둔 과거와는 달리 최근 착한경영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은행들도 ESG 친화정책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종이통장 발급 최소화, 친환경 금융상품 출시, 문화·예술 지원까지 경영 전략이 다변화하는 상황이다. 본지는 주요 은행들의 ESG경영 현황을 살펴보기 위해 기획 시리즈를 준비했다. 세 번째 순서는 친환경 투자·상품 개발 등 환경을 생각하는 금융을 실천하고 있는 KB국민은행이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ESG 스타(STAR)’ 전략을 중심으로 ESG경영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환경 이슈를 다룬 친환경 특화상품을 연이어 출시하면서 녹색금융 전환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에는 코로나 확산으로 고통을 겪는 중소기업·소상공인에 대한 지원에 아끼지 않겠다는 각오다. 최근에는 중소기업 컨설팅 지원 차원에서 ESG 등급 자가 진단 서비스 출시를 예고해 눈길이 쏠린다.  

◇ 탄소중립 적극 이행... ESG 컨설팅 제공

KB국민은행은 기업의 탄소중립 이행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중소·중견기업 ESG 대출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관련 컨설팅도 제공할 계획이다. 기업고객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동시에 해당 분야에 대한 직원 이해도를 높여 장기적인 역량 강화를 꾀하겠다는 포석으로 읽힌다. 

일례로 KB국민은행은 지난 31일 코트라와 ‘그린 선도기업 육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수출바우처 그린 선도기업으로 선정된 기업은 대출 금리, 외환수수료 우대, 한국무역보험공사 보증료 지원 혜택을 받게 된다. 맞춤형 ESG 컨설팅 이용도 가능하다.

코트라는 국가 무역투자 진흥기관이다. 수출바우처 사업을 통해 우리 중소·중견기업의 수출 역량 강화를 지원하고 있다. 지난 2017년 수출바우처 사업을 도입했다. 올해 ‘그린 선도기업 육성사업’을 신설해 신재생에너지, 전기·수소차 등 모빌리티, 이산화탄소 포집·저장·활용(CCUS), 친환경 소비재 분야 수출기업을 육성할 예정이다.

KB국민은행은 비유럽연합(EU) 금융기관으로는 유일하게 EU택소노미(환경분류체계) 시범 사업 워킹그룹에 참여하는 등 ESG 분야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아울러 KB국민은행은 ESG 평가 결과를 제공하는 외부 개발업체와 제휴를 맺고 자사 기업인터넷뱅킹 사이트 내에 ‘ESG 자가 진단 시스템’을 탑재하기로 했다. 해당 서비스는 다음주 출시할 계획이다. 

‘ESG 자가 진단’은 영세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ESG경영 전략 컨설팅을 무료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향후 서비스가 출시되면 ESG에 관심 있는 기업들이 사업 방향 개선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반 기업고객도 누구나 상담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기업 고객은 별도 서류 제출 없이 기업인터넷뱅킹에서 ESG 자가 진단 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서비스를 이용하는 기업들은 간단한 자가 진단을 통해 ESG 등급 결과와 평가 보고서를 확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은행장 주도 ‘ESG 핵심 전략’ 수립

KB국민은행은 2020년 3월 은행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ESG 추진위원회’를 신설하고 탄소배출 저감, 친환경 상품·투자 활성화 리스크관리체계 정립 등 주요 과제를 이행하고 있다. 위원회는 ESG 주요 과제에 대한 업무 추진, 그룹별 협업 필요 사항과 이슈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정기적인 회의 개최를 통해 속도감 있고 지속적인 ESG경영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대표적으로 위원회는 사회·환경 책임 경영을 통한 지속가능한 가치, 고객 신뢰 제고를 목표로 ‘ESG 스타(STAR)’ 전략을 수립했다. ‘ESG 스타'는 은행 비즈니스 영역에 부합하는 4개 전략 방향과 12개 중점 영역으로 구성됐다. 동시에 유엔 SDGs(지속가능발전목표) 17개 전 항목과 연계했다. 각 분야별 전략 방향으로는 △환경(E)을 위한 기후변화 전략 고도화 △사회(S)를 위한 책임경영 내재화 △투명한 기업지배구조(G) 확산 등 3가지를 제시했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2월 대형개발사업에 따른 환경 파괴, 인권 침해를 막기 위한 금융회사들의 자발적 협약 ‘적도원칙(Equator Principles)’에 가입했다. 이후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여신 취급 시 위험등급을 분류하고 환경·사회 리스크 관리 방안을 마련하는 등 적도원칙에 기반한 업무를 수행하고 이다. 

KB국민은행 서울 여의도 신관에서 열린 그린 선도기업 육성 및 수출바우처사업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식에 참석한 이재근 KB국민은행장(왼쪽)과 유정열 코트라 사장. 사진=KB국민은행 제공
그린 선도기업 육성 업무협약식에 참석한 이재근 KB국민은행장(왼쪽), 유정열 코트라 사장. 사진=KB국민은행 제공

◇ 환경·대기오염 이슈 반영... 녹색금융 활성화

KB국민은행은 미세먼지·대기오염 등 환경 이슈를 반영한 친환경 콘셉트 상품을 출시해 호평을 받았다. KB국민은행은 관련 상품 출시 후 녹색금융 선도 우수 은행으로 선정돼 환경부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우선 KB국민은행은 미세먼지에 취약한 아동과 고령층의 건강 증진을 위해 ‘KB맑은하늘 선물상자’를 제작했다. 고객이 가입한 적금 한 좌당 1000원의 기부금을 조성해 미세먼지 절감을 위한 ‘맑은하늘 숲’ 조성에 사용 중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018년부터 미세먼지 발원지인 몽골에 나무를 심고 있다. 경제적 자립이 어려운 몽골 사막화 지역에 방풍림 2만6000주와 유실수 2만4000주 등으로 구성된 숲을 조성한 것이다. 

친환경 특화상품 ‘KB맑은하늘적금’도 출시했다. ‘KB맑은하늘적금’의 경우 종이통장 미발행, 대중교통 미션 등 일상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미션을 제시하고 이를 달성하면 우대금리를 제공해 고객이 미세먼지 저감 활동에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신속·안전 대출과 종이 절감을 위해 은행권 최초로 ‘디지털 감정평가서'를 도입했다. 지난달 14일 한국감정평가사협회와 함께 도입한 디지털 감정평가서는 기존 2영업일이 소요됐던 감정평가서를 전자서명 방식으로 즉시 수령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KB국민은행 측은 해당 시스템 도입으로 감정평가서 발급(연간 4만여건)에 사용되던 종이가 절감될 것으로 분석했다.  

KB국민은행은 친환경 실천을 하면 우대금리 혜택을 제공하는 상품도 판매하고 있다. ‘KB맑은바다적금’의 최고 금리는 연 1.75%다. KB국민은행은 고객이 가입한 적금 한 좌당 5000원씩 최대 1억원의 기부금을 조성해 해양쓰레기 줄이기 활동에 사용한다.

친환경 특화상품 ‘KB 그린 웨이브(Green Wave) 1.5℃ 정기예금’은 종이통장을 발행하지 않고 ‘손으로 출금’ 서비스에 등록하거나 ‘KB맑은하늘적금’ 또는 ‘KB맑은바다적금’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 각각 0.15%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KB국민 그린 웨이브 1.5℃ 카드’를 보유하고 국민은행 통장에 KB국민카드 결제 실적이 있는 경우, 예금 신규 월부터 만기 전전달 말일까지 KB모바일 인증서를 최초 발급했을 시에도 각각 0.15%포인트 우대금리를 혜택을 준다. 이밖에도 KB국민은행은 대기오염 줄이기 일환으로 고객이 가입한 정기예금 한 좌당 2000원씩 최대 1억원의 기부금을 조성해 전기차 충전소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ESG 채권 발행에도 적극적이다. KB국민은행은 국내 금융사 최초로 지속가능금융 관리체계(Sustainability Framework) 구축한 이후 친환경·사회적 사업 지원을 위해 총 6조원 규모의 다양한 ESG 채권을 발행했다. KB국민은행의 지속가능금융 관리 체계는 국제자본시장협회(ICMA)가 제정한 지속가능채권 가이드라인에 부합함은 물론, 세계적인 ESG 금융컨설팅 업체인 서스테이널리틱스로부터 검증 보고서도 취득했다.

KB맑은하늘적금과 KB맑은바다적금 사진=KB국민은행 제공
KB맑은하늘적금과 KB맑은바다적금. 사진=KB국민은행 제공

◇ ESG 기준 충족 시 신용등급 우대... 기후변화 대응 '앞장' 

KB국민은행은 ESG 대출·적금·신탁 상품도 선보였다.

친환경 특화 대출 상품으로는 지난해 4월 출시한 국민은행 ‘KB 그린 웨이브 ESG 우수기업대출’이 있다. KB국민은행이 정한 ESG 평가 기준과 내부 신용등급 요건을 충족하면 최고 0.4%포인트의 우대금리가 적용된다. 시설자금 대출 한도도 우대한다. 대출 한도는 1조원이다.

앞서 KB국민은행은 지난 2009년부터 녹색성장기업에 필요한 여신, 각종 부대금융서비스를 우대하는 ‘KB 그린그로스론(Green Growth Loan)’을 판매했다. 지원 대상은 ▲친환경상품(친환경·우수재활용마크) 제조기업 ▲신재생에너지 관련 전문기업과 발전사업자 ▲일반·지정폐기물 재활용 관련 기업 ▲녹색구매 자발적 협약 체결 기업 등이다.

이외에도 KB국민은행은 환경 관련 민간투자사업 분야, 신재생에너지 분야, 친환경 선박·자동차 등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태양광·풍력·연료전지 등 다양한 신재생 에너지 프로젝트의 금융 자문과 신디케이트론 주선 역할도 활발히 수행 중이다. SOC 분야의 경우 한국판 뉴딜 사업 추진을 위해 총 10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KB국민은행은 그룹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기후변화 대응에도 앞장서고 있다. KB금융그룹은 지난해 9월 국내 금융그룹 최초로 전 계열사가 참여하는 '탈석탄 금융'을 선언한 바 있다. 당시 KB국민은행은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에 대한 신규 투자를 중단키로 했다.

탄소저감 활동에도 팔을 걷어붙였다. KB국민은행은 새롭게 준공한 여의도 신관과 김포통합 IT센터에 태양광 발전, 연료전지 설비, 공조시스템을 구축해 에너지 저감을 추진하고 있다. 여의도 본관과 연수원 등 기존 설비도 예외는 아니다. 은행 내 친환경 업무용 차랑 도입도 적극 추진 중이다. KB국민은행은 본부 업무용 전기차 24대, 수소차 2대를 도입했다. 지난해까지 약 500대의 하이브리드 차량도 배치했다.

지난해 4월에는 환경부가 주관하는 '2030 무공해차 전환 100(K-EV100)' 선언에 동참했다. 무공해차 전환 선언을 시작으로 매년 단계적으로 무공해차 비율을 늘려갈 예정이다. 향후에는 1000여대까지 확대 시행할 계획이다. 지난해 5월에는 탄소중립 실천을 위해 매주 월요일 구내식당 메뉴를 채식 위주의 저탄소 식단으로 구성하는 '그린 먼데이(Green Monday)'를 운영하고 있다. 저탄소 식단은 채소와 과일 등 식물성 식품을 주로 제공한다. 동물성 식단보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최대 80% 감소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전개하는 '세상을 바꾸는 금융' 미션과 같이 전략적 기후 대응을 통해 환경·사회적으로 책임 경영을 실천하고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 지속가능한 사회, 금융생태계 조성에 일조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전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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