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수첩] 여성에게만 ‘10만원’ 더 싸게 파는 쌍용차, 남성차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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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수첩] 여성에게만 ‘10만원’ 더 싸게 파는 쌍용차, 남성차별일까
  • 정규호 기자
  • 승인 2017.08.03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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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쌍용차 홈피 캡처

최근 쌍용차가 뜬금없는 남성차별 이벤트 논란에 휩싸였다.

자동차를 여성에게만 10만원 더 싸게 파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자는 10만원을 더 비싸게 판매한다고 해서 ‘남성차별이다’라고 단정 짓기가 쉽지 않았다. 소비자들이 성차별 마케팅인지 고민해볼 대목이다.

최근 자동차 구입을 위해 여러 차종을 알아보던 중 쌍용차의 한 대리점 직원으로부터 묘한 제의를 받았다.

“아내분께서 티볼리 구입하시면 그냥 10만원 할인해 드려요”라는 제의였다. 남편 대신 와이프가 사면 할인을 해주는 이유를 묻자 직원은 ‘이벤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쌍용차는 지난 7월부터 ‘울트라 쿨 서머 페스티벌’과 ‘쌍용차, 8월 다양한 구매 혜택 제공’ 등 2개의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다.

이 이벤트를 보면 ‘여성 운전자가 티볼리 브랜드를 구입하면 10만 원을 할인해준다’라고 명시돼 있다.

이벤트 혜택을 설명 받으면서 여러 생각이 교차했다.

첫 번째는 남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차를 더 비싸게 사야하는 것은 온당치 않아보였다. 두 번째는 10만원 때문에 몇 천 만 원하는 차량 구입을 고민하는 모습이 쪼잔해 보였다. 세 번째는 할인 금액이 ‘50만원이었다면 남성차별로 받아들였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네 번째는 부부가 차량을 구입하면 보통 공동명의로 하는데 여성 명의로 차량을 구입해야 유리하다식의 설명이어서 불편했다.

마지막으로 회사가 자신만의 방법으로 차량을 판매하겠다고 하는데 딴지를 거는 것 같기도 했다.

상담사에게 이번 마케팅에 대해 재차 확인해봤다.

“남자든 여자든 똑같은 인간인데, 남자는 왜 혜택이 없나요?”

상담사는 “남성 운전자는 대다수이고, 여성 운전자는 적기 때문에 남성에 대한 혜택은 없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남성과 여성 즉, 성(性)의 마케팅이 아니라 대다수와 소수의 마케팅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설득력 있는 설명이었다.

누리꾼들은 사이에서는 남성차별로 보는 성향이 짙었다.

한 자동차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부러우면 여자로 태어나세요...이거 아니간요?”(치아X), “쌍욕 먹고싶나 쌍용”(육X), “차도 지랄같더만 역시 쑈를 하는구먼”(오부X), “운전면허 간소화로 여성운전자 늘린 것과 같은 맥락이다 당장 없애라”(사나없이XXXX), "엄마 이름으로 사면 할인 가능"(이제가야X) 등의 댓글이 올라왔다.

뒤늦게 확인해보니 쌍용차 뿐 아니라 르노삼성도 여자만 할인해주는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었다. 금액도 30만원으로 쌍용차보다 20만원이 더 많았다.

분명한 것은 남자라는 이유만으로 자동차를 더 비싸게 구입해야 한다면 이는 남성차별이 맞다.

하지만 쌍용차와 르노삼성은 10만원에서 30만원까지는 남자가 더 비싸게 구입해도 남성차별이 아니라는 생각을 이번 마케팅을 통해 드러냈다.

그렇다면 정말로 쌍용차와 르노삼성의 계산처럼 10만원에서 30만원 정도는 남자가 더 비싸게 자동차를 구입해도 남성차별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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