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숲 속, 신천역 '먹거리 천국'에 놀러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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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숲 속, 신천역 '먹거리 천국'에 놀러 오세요"
  • 배소라 기자
  • 승인 2020.11.07 09: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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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역 새마을 전통시장을 가다
강남권 도심 전통시장으로 인기
비오는날에도 붐비는 새마을 전통시장. 사진=이기륭 기자

1970년대 초반 잠실이 개발되면서 지역과 함께 상권이 자라나 생기게 된 신천 새마을 전통시장. 주변의 아파트촌과 인접해 있어 우후죽순 생겨나는 마트들을 제치고 값싸고 정겨운 먹거리들이 반겨주는 동네시장의 구실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먹거리가 많은 시장인 만큼 역에서부터 시장 입구까지 걸어가는 길에 길게 펼쳐진 노점상들도 온통 먹을 것들이 가득이다. 

시장 초입에 들어서면 눈에 띄게 깔끔한 분식집이 하나 있다. 바로 ‘오렌지 분식’이 그 곳이다. 노릇하게 튀겨진 김말이, 새우튀김, 만두, 오징어 튀김 등이 깔끔하고 정갈하게 가판대에 늘어져 있다. 손님의 주문이 들어올 때마다 그 때 그 때 다시 튀겨내는 손길이 부지런하다.
 

오렌지 분식에서 파는 떡볶이, 어묵, 가게에진열된 각종튀김들과 분식모둠. 사진=이기륭 기자
튀김을 조리하고 있는 오렌지 분식 여사장님. 사진=이기륭 기자

보글보글 먹음직스럽게 끓고 있는 팬 안에는 붉은 양념이 매콤해 보이는 떡볶이가 가득하다. 여느 체인점 분식집 못지않게 깨끗하고 정갈하게 정리되어있는 내부도 돋보인다. 혼자 먹고 가는 손님들도 유독 많다.

단연 많이 나가는 메뉴는 분식 모둠으로 메뉴 안에 튀김, 떡볶이, 순대가 함께 버무려져 나오는데, 소,중, 대가 있다. 소사이즈의 가격이 3000원으로 혼자서 와서 먹기에도 좋다. 간간히 한명씩 앉아서 먹고 가는 손님들이 많이 보이는 이유가 이것이다. 달콤한 감칠맛이 나는 이집 떡볶이는 맵지 않아 매운 걸 못 먹는 어린 손님들도 많이들 좋아한다고. 국물이 시원한 오뎅, 깨끗한 기름에 튀겨내는 튀김, 여사장님의 손맛이 배어있는 떡볶이가 학창시절 학교 앞에서 자주 사 먹던 분식집을 추억하게 한다.
 

진열대에 잔뜩 쌓여있는 포장된 빵들. 가격도, 맛도 착하다. 사진=이기륭 기자
먹음직스럽게 예쁜케익들이 쇼케이스 안에 가지런히 진열되어 있다. 아래는 가장 잘 나가는 번종류의 빵들. 사진=이기륭 기자

매일 구워내는 빵에서는 고소한 냄새가 올라온다. 특히 식빵, 모카번의 반지르르 한 윤기가 시선을 한 눈에 사로잡는다. 첨가물이 많이 들어가는 체인점 빵집의 빵들과는 다르게 매일 정성스럽게 반죽한 따끈따끈한 빵들이 포장되어 가게 앞쪽 가판대 한가득 쌓여있다. 

먹음직스럽게 진열해 놓은 여타 체인 빵집들과는 다른 비주얼에 이건 뭐야? 라고 생각할 법하지만, 빵을 사가는 손님들로 분주한 가게를 보면 그런 의문이 쏙 들어가게 된다. 맛과 고집이 있기 때문에 사라져가는 동네 빵집들 중에서도 우뚝 서서 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은 아닐까. 저렴한 가격에 맛있는 빵들이 모여 있는 이곳의 평균 가격대는800원이다.

시장에 가면 꼭 한군데에는 있는 빵집이 이 곳 새마을 전통시장에도 있다. 딱 한곳 푸드 앤 베이커리 빵집이 그 곳이다. 빨간 글씨로 ‘빵’이라 정직하게 써져있는 동그란 작은 간판이 반갑다. 이제는 사라져가는 골목 안, 동네 빵집의 정겨운 흥취가 가득하다. 인심 좋아 보이는 사장님 내외가 운영하는 빵집은 이 자리에서 십년이 넘게 장사를 해왔다.
 

수제 돈까스집의 깨끗한 기름에 금방 튀겨낸 돈까스. 노릇한 튀김옷의 식감이 바삭한게 느껴진다. 사진=이기륭 기자
돈까스집 손큰 사장님, 돈까스 크기도 크려니와 1000원을 추가하면 나오는 샐러드에는 계절과일이 가득 올라가 있다. 사진=이기륭 기자

새마을 시장 끝자락, 유난히 깨끗한 가게가 한군데 튀어 보인다. 수제 돈까스 가게가 이곳에 자리를 펴고 장사를 시작한지 이제 3개월이 됐다고. 은퇴 후에, 요리하는 게 좋아 시작하게 됐다는 돈까스 가게에는 메뉴도 단촐 하게 딱 세 가지 뿐이다. 사장은 “중구난방 많은 메뉴를 개발 하는 것보다 하나를 해도 정성스럽게 만드는 게 보기에도 먹기에도 좋다”고 한다.

남들보다 손이 커서 돈까스 하나의 크기가 보통 사람의 얼굴보다 크다. 깨끗한 기름에 주문에 들어올 때 마다 튀겨내는 노릇한 돈까스는 튀김옷의 바삭함이 살아있어 식감이 일품이다. 메뉴가격에 1,000원을 추가하면 밥과 샐러드가 나오는데 계절과일이 가득 올라간 샐러드에서 사장님의 가득한 인심이 느껴진다. 치즈 돈까스, 치킨 돈까스, 등심 돈까스 딱 세 가지 돈까스를 판매하고 있다. 앞으로 두 가지 돈까스를 더 추가 할 예정이라고. 저렴한 가격으로 부담 없이 맛있게 한 끼 배를 채울 수 있는 보물 같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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