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경칼럼] 공동체 의식이 건강사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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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경칼럼] 공동체 의식이 건강사회 만든다
  • 임창덕 칼럼
  • 승인 2016.12.28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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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창덕

임창덕 / 농촌사랑지도자연수원 교수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우리 속담이 있다. 서로 힘을 합치면 혼자 하는 것 보다 수월하다는 뜻이다. 개개인의 힘을 합친 것보다 전체가 발휘한 힘이 더 위력적일 때가 많고, 기적과 같은 결과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지하철 승객들이 지하철 차량을 밀어 올려 플랫폼에 끼인 승객 구조하기도 하고, 작은 물고기들이 모여 큰 물고기 모양을 만들어 천적을 물리치기도 한다.

우리 속담에 ‘빨리 가려면 뛰어가고, 멀리 가려면 걸어가라’고 했다. 아프리카 속담에는 ‘빨리 가려면 혼자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도 있다. 혼자가면 먼 길도 같이 가면 가깝게 느낀 적이 있을 것이다. 인생도, 사회도 장기 레이스인 마라톤과 같아서 동일한 의식과 공동체 의식을 갖고 살아가는 것이 머나먼 목적지에 안전하게 도달하게 하고, 전체 사회를 건강하게 유지되게 만들어 준다.

기러기는 V자 형태로 무리지어 날아간다. 앞서가는 기러기의 날개짓이 뒤에 따라오는 기러기에게 공기 부양력을 주어 혼자 날아갈 때보다 70퍼센트 이상의 비행 능력을 높여 준다. 앞선 기러기가 힘이 들 때는 뒤로 물러나서 앞쪽에 날고 있는 기러기의 부양력을 이용하여 날기도 한다.

뒤에 있는 기러기는 소리를 내어 앞에서 날고 있는 무리를 응원한다. 사람뿐만 아니라 동물들도 상호 협력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 내고 있다. 이처럼 전체의 힘은 개개인의 힘을 더한 것 보다 같거나 클 것이라 예상된다.

하지만 실험 결과는 사뭇 달랐다. 독일의 심리학자 맥시밀리언 링겔만의 실험에서 유래한 일명 ‘링겔만 효과’라는 것이 있다. ‘역 시너지 효과’라 하는데, 집단 속에 참여하는 개인의 수가 늘어갈수록 성과에 대한 1인당 기여도가 오히려 떨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밧줄 당기기 실험에서 혼자일 때는 100% 힘을 발휘하지만, 두 명일 때는 93%, 세 명일 때는 83%, 여덟 명일 때는 49%의 힘을 발휘했다.

참여자가 늘수록 전력을 쏟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사람이나 동물이나 집단생활을 통해 상호 협력하는 것이 생존률을 높이는데 유리하다는 것과, 살아가는데 효율적이라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기 때문에 사회라는 울타리를 만들어 생존해 가고 있다. 실제로 코요테 무리 중에서 사회 집단에 속하는 것을 거부하는 개체는 55%의 사망률에 직면한 반면, 집단에 남아 있는 개체들의 사망률은 20%였다는 결과가 있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이익을 추구하고 자기실현을 도모한다. 하지만 공동책임은 무책임이라고 하는 생각 또는 사회적 태만이나 무임승차를 하게 되면 사회 전체의 이익에 배치되게 된다. 우리는 스스로 선택하고 행동하며 책임을 짐으로써 존재 이유와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 간다. 전체의 힘이 부분의 합보다 커 질려면 자기 결정권도 중요하지만 사회에 손해가 되는 방향으로 생각하고 행동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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