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경칼럼] LPG 중심으로 에너지 재편해야 지진 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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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경칼럼] LPG 중심으로 에너지 재편해야 지진 방어
  • 이기륭 기자
  • 승인 2016.09.21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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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프라인 '도시가스' 지진에 취약…분산 가능 에너지 '프로판' 비상용 비축 필요

지진 안전지대로 불렸던 대한민국이 최근 잇따른 지진으로 흔들리고 있다. 12일 경북 경주에서 규모 5.8의 강진이 발생한 뒤 일주일 만인 19일 4.5 규모의 여진이 이어지면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국민들은 땅과 건물이 흔들리는 다소 생소하고 무서운 경험을 연거푸 했다. 재난 영화의 소재이거나 이웃나라 일본의 이야기라고만 생각하던 우리에게 예상 외 큰 규모 지진이 찾아온 것이다.

지진은 지구의 표면을 덮고 있는 지각판들이 움직이면서 발생하는 인력과 척력이 응축돼 발생한다. 유라시아판 경계에 위치한 대한민국은 많은 지각판이 맞물리는 태평양을 직접 마주하고 있지 않아 상대적으로 지진 안전지대라고 할 수 있다. 태평양의 판 경계부에 위치한 일본과 비교하면 지진 발생 주기가 길고 규모도 작은 편이다.

이번 두 차례의 지진으로 안전지대라는 말은 신뢰를 잃었다.

정부가 다양한 방면에서 지진 대응 시스템을 세우고 재난 상황을 대비할 필요가 있는 지적이 곳곳에서 나온다. 지진 피해지역인 경북 포항·울릉이 지역구인 새누리당 박명재 의원은 "우리나라 어디에도 지진 안전지대는 없다는 것과 지진 대비가 매우 미흡하고 거의 무방비 상태라는 것을 이번 두 차례의 지진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의 주장처럼 정부의 대책이 미흡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 정부가 지진 대비를 전혀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지진 후 발생할 수 있는 여러가지 문제 중 취사·난방용 에너지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대책은 이미 5년 전에 정부가 업계 전문가들과 논의해 마련해 뒀다.

2011년 3월11일 대규모 지진 피해를 본 일본은 재난 상황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취사·난방용 에너지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정부 차원에서 지진으로 도시가스 시설이 파손될 경우, 다른 에너지원이 필요하다는 논의를 진행했고 도시가스에 사용하는 메탄(methane)에 비해 소규모로 저장이 가능해 이동이 용이한 프로판(propane)을 활용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해 6월22일 우리 정부도 일본의 대책과 동일한 프로판 활용 에너지믹스(energy mix)를 논의했고 파이프라인 등을 통해만 공급할 수 있는 연결형 에너지원인 메탄이 가진 단점을 보완하면서 지진 등의 재난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는 프로판을 평상시에 비축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저렴하지만 공급 방법이 한정된 메탄을 가정용 취사·난방 에너지로 사용하던 우리에게는 그동안 지진은 남의 나라 일이었다. 액화 시키기 위해 낮은 온도 높은 압력이 필요하기에 파이프라인으로만 공급할 수 있는 도시가스가 문제가 될 것이라고는 이번 두 차례의 지진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생각하지 않았다.

지진이 현실이 된 현재는 땅이 흔들리면서 파괴될 수 있는 파이프라인의 안전성은 물론 에너지원 공급 단절으로 예상되는 2차 피해까지 고려해 액화가 편리해 쉽게 이동할 수 있고 저장할 수 있는 프로판이라는 새로운 에너지원을 비축하는 정책적 결정이 뒤따라야 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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