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출금 수수료' 제각각… 빗썸이 업비트의 2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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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출금 수수료' 제각각… 빗썸이 업비트의 2배, 왜?
  • 정규호 기자
  • 승인 2018.01.05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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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썸 "출금 이체 속도 빠르게 하기 위한 조치"
빗썸 0.001BTC, 업비트 0.0005BTC로 시행 중
'암호화폐 출금 수수료'와 '거래 수수료'는 다른 의미의 수수료다. 출금 수수료는 암호화폐를 다른 나라, 다른 거래소로 전달할 때 내야 하는 수수료이며, 거래 수수료는 거래소에 지급하는 수수료다. 사진=픽사베이

새해 첫날인 지난 1월1일 빗썸과 업비트는 ‘비트코인 출금 수수료’를 재조정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빗썸이 교묘히 수수료를 인상시킨 것이 아니냐. 양측이 투자자를 더 모시기 위해 수수료 인하 전쟁을 벌이는 것이 아니냐는 평가가 이어졌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다. 어떤 차이인지 알아보자.

빗썸과 업비트는 지난 1일 비트코인 블록체인이 안정화됐다며 지난 12월 23일 인상했던 ‘비트코인 출금 수수료’를 각각 ‘재조정’, ‘정상화(인하)’ 한다고 밝혔다. 결과적으로는 둘 다 인하 했다. 그런데 빗썸의 수수료를 따져보면 이상한 부분이 존재한다.

빗썸의 기존 ‘비트코인 출금 수수료’는 0.0005BTC였고, 안정화 위해 이를 0.002BTC로 4배 올렸다. 안정화 된 후에는 기존의 수수료였던 0.0005BTC이 아니라 0.001BTC로 재조정했다. 결과만 놓고 보면 출금 수수료를 2배 인상한 셈이다.

원화로 계산(1BTC=2000만원 기준) 할 시 1만원을 받다가 4만원으로 올린 후 2만원으로 인상한 셈이다. 반대로 업비트는 0.0005BTC에서 0.001BTC로 인상했고, 안정화 후 0.0005BTC로 정상화(인하) 시켰다.

빗썸과 업비트의 '비트코인 출금 수수료' 차이

언뜻보면 투자자들에게 빗썸이 수수료를 더 받아가는 것 처럼 보인다. 무슨 이유 때문에 한쪽은 인상하고, 한쪽은 동결한 것일까. 그 이유는 얼마나 빨리 비트코인을 출금시킬 것이냐는 거래소 서비스 정책의 차이다.

‘비트코인 출금 수수료’는 거래 수수료가 아니다. 말 그대로 ‘출금’ 수수료다. 거래소 내에서 사고파는 거래의 수수료가 아니라 비트코인을 이동시킬 때 드는 비용이다. 이 수수료는 거래소가 먹지 않고, 오로지 투자자가 내야 하는 돈이고, 거래소는 이를 대행해 줄 뿐이다.

한국의 비트코인 가격은 다른 나라보다 10~20% 높게 형성돼 있다. 이른바 ‘김프(김치프리미엄)’ 현상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한국에서 외국으로, 외국에서 한국으로, 거래소 간 비트코인을 전송하는 ‘트랜잭션’(이체 발생 과정, Transaction Process) 과부하로 지연되고 있다. 여기에 암호화폐 블록이 막바지로 완성될 때 과부화 현상은 더욱 더 심해진다.

지난 12월 22일 15시 51분께 비트코인 트랜잭션 및 블록 정보를 제공하는 'blockchain.com'에 따르면 비트코인의 미승인 거래수는 28만 6107개에 달했다. 평소 비트코인의 미승인 거래 수는 2~3만 정도였지만 최근 가격 상승 이후 10만 대에 이르렀고, 최대 20만 대까지 폭증했다. 하지만 비트코인의 블록크기는 1~4MB로 최대 5만 대까지만 올라도 트랜잭션이 지연된다.

여기서 최저 단위의 수수료로 비트코인을 보낼 경우 최장 1주일이 걸리고, 수수료가 높아지면 트랜잭션 처리가 빨라져 하루 만에 거래되기도 한다. 업비트와 빗썸이 12월24일부터 12월31일까지 비트코인 출금 수수료를 각각 4배와 2배로 올린 이유도 이체를 빨리 시켜 투자자들이 손해를 입지 않고, 원활한 투자를 돕기 위함이다.

또, 빗썸이 이 수수료를 2배로 인상한 이유도 업비트 보다 빠르게 비트코인을 이체시키기 위한 정책이다. 현재 암호화폐 시장이 호황인 상태에서 하루라도 빨리 암호화폐를 보내는 것이 투자자들에게는 이득이다.

빗썸 측은 “비트코인 출금수수료는 블록체인의 전산망 수수료로 블록이 생성될 때마다 참여한 채굴자들에게 보상 분배되는 것을 말한다”며 “비트코인을 산 회원에게 빗썸이 비트코인을 수수료로 받는데, 그 비트코인 중 일부를 출금 수수료 명목으로 채굴자에게 주는 형식이다. 비트코인 채굴자가 요청하는 출금수수료가 인상되서, 빗썸이 비트코인을 산 사람에게 받는 비트코인 수수료가 인상된 것은 아니다. 빗썸이 회원에게서 받는 거래수수료가 인상된 것이 아니다. 보다 빠른 전송을 위함이다”고 설명했다.

업비트에게는 여러 방법으로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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