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죄라" vs "버텨라"... 암호화폐 '물밑 전쟁'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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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죄라" vs "버텨라"... 암호화폐 '물밑 전쟁' 시작됐다
  • 정규호 기자
  • 승인 2018.01.03 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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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 ‘존버’의 승기… 일부 코인들 회복‧최고치 경신

‘규제’와 ‘존버’(‘존나 버틴다’라는 암호화폐 투자자들의 은어)의 암호화폐 전쟁이 시작됐다.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정부의 자율 규제 강화 요청에 따라 1월1일부터 가상계좌 발급을 중단시키면서 새로운 투자금 유입은 사실상 중단됐다.

암호화폐 가격 변동의 핵심은 규모의 경제다. 투자금이 많이 몰릴수록 가격은 크게 오른다. 신규 투자가 이뤄지지 않으면 코인들의 가격 상승은 매우 제한적으로 바뀐다. 하락 할 수 가능성이 매우 높다.

때문에 투자자들은 2가지 선택에 놓여 있다. 정부의 규제가 완화될 때까지 몇 날 몇 일을 (존버)기다리느냐. 아니면 가격이 급락하기 전에 투자금을 회수하느냐다.

◇암호화폐와 전쟁 선포한 ‘문재인 정부’ 초반 승기는 ‘리플‧이더리움‧퀀텀’

일단 초반은 암호화폐가 승기를 잡았다. 정부의 ‘거래소 폐쇄’ 등 발언에도 불구하고, 암호화폐 시세는 정상화 되고 있다. 지난달 28일 정부의 ‘거래소 폐쇄’, ‘비트코인 붕괴 내기’ 등 발언은 정부의 엄포 중 가장 강력했다.

암호화폐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순식간에 코인들이 10~20% 정도 하락했다. 하지만 하루 만에 코인들이 회복하기 시작해 기존 가격대를 넘겼으며 전체적으로 상승장을 이어가고 있다.

리플(XRP)은 정부의 초강력 규제 발언에도 불구하고 3배 넘게 올랐다. 12월 27일 1300원이었던 리플의 가격은 12월30일 3500원으로 오른 후 28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정부가 가상통화(암호화폐) 투기근절 특별대책을 발표한 직후 리플의 가격이 소푹 떨어졌지만 금새 회복해 3배(1300원->3600원)까지 올렸다. 사진=빗썸 캡처

이더리움(ETH)은 정부의 규제 발언 전의 시세로 빠르게 회복 했으며 122만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 가격인 120만원 경신했다.

정부 규제와 이더리움의 회복 속도. 사진=빗썸 캡처

퀀텀(QTUM)은 정부의 규제 발표 후 하루만에 기존 가격 가격을 회복했고, 현재 계속해서 가치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이 밖에도 다양한 코인들이 상승장을 형성하고 있다.

정부의 규제와 퀀텀의 회복 속도. 사진=빗썸 캡처

결과적으로 신규 투자는 없는데, 가격은 계속 상승 중이다. 정부의 규제 계획이 시장에 먹히고 있다고 판단하기 힘든 시황이다.

◇정부 규제에 불구하고 ‘김치프리미엄’ 여전

정부의 규제에도 불구하고 ‘김치 프리미엄’은 여전하다. 김치 프리미엄이란 한국의 가격이 국제 가격 보다 높은 것을 의미한다. 1이더리움의 국제 가격이 100만원이라면 한국에서는 120만원에 거래된다. 즉 20만원 만큼 한국의 프리미엄이 존재해 이를 줄여서 ‘김프(김치 프리미엄)’라고 말한다.

실제 사례를 보면 오늘(1월 2일 07시)의 이더리움 국제 가격은 80만원이지만 한국의 가격은 103만원이다. 한국에서 거래하는 이더리움 가격이 23만원이나 높다

파란색이 세계 시세, 빨간색이 빗썸시세로 큰 갭이 보이는 것을 알 수 있다. 투자자들은 이런 차이를 '김치 프리미엄' 줄여서 '김프'라고 부른다. 사진 빗썸 캡처

다른 코인들도 이더리움과 마찬가지로 ‘김프’가 형성돼 있다. 문제는 정부의 규제에도 불구하고 ‘김프’가 잡히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도 1월1일부터 가상계좌 발급 중지로 신규 투자를 중단시키면 최소한 ‘김프’는 잡을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달 27일, 28일 정부가 각종 암호화폐 규제를 발표한 직후 국제 가격과 한국의 가격의 차이가 같아 진 적이 있다.

하지만 현재는 김프가 줄지 않고 계속 벌어지고 있다. 김프 현상은 한국 투자자들에게는 아슬아슬한 줄타기와 같다.

김프가 나타나는 이유는 국내에서 매도보다 매수세가 많기 때문이다. 해외 거래소에서는 큰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서며 가격이 크게 떨어진다. 하지만 국내에는 코인을 대량으로 갖고 있는 큰손들이 없을 뿐더라 매도가 크지 않다. 라이트코인 창시자 ‘찰리 리’도 자신이 보유한 라이트코인 전략을 매각한 것도 앞선 설명과 무관치 않다.

◇문재인 정부가 암호화폐를 싫어하는 이유는 ‘소득주도론 실험의 최대 악재’

세계 여러 나라들은 암호화폐를 금융권을 흡수시키고, 건전하게 활성화시키려고 하고 있다. 반면 문재인 정부는 암호화폐를 ‘투기’로 규정하고, 거래소 폐쇄 등 산업 자체를 죽이려고 한다.

극과극의 대책이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문재인 정부의 핵심 공약 중 하나인 ‘소득주도론’의 최대 악재가 암호화폐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소득주도론의 핵심은 임금을 높여 시장에 돈을 푸는 것.

그런데 암호화폐는 시장에 돈을 푸는 것이 아니라 재테크 개념의 투자다. 마트와 전통시장에 가서 돈을 써야 하는 국민들이 실물도 없는 가상의 화폐에 수 십 조 원 씩이나 투자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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