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경칼럼] 한식점서 먹히는 '단골' 만드는 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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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경칼럼] 한식점서 먹히는 '단골' 만드는 멘트
  • 이경태 소장
  • 승인 2017.12.15 12: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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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은 다른 음식에 비해 마진은 좋지 않을 거 같다. 맞는 말이다. 한식은 다른 음식에 비해 밑반찬이 비싸다. 종류도 많다.

그런데 여럿이 주문하면 한식의 가게는 다른 가게에 비해 즐겁다.

그 이유 중 하나가 개별로 주지 않고, 냄비째 내어주는 김치찌개 3인분이나 4인분이나 공기밥 차이, 국물의 차이가 있을 따름이다.

반찬이야 모자라면 얼마든지 달랄 수 있는 부분이니까 관심도 없다. 3인분 양을 주고 4인분 값을 받는 흥정은 즐겁다.

특히 쌈밥집에서 여럿이 주문하면 원가는 팍팍 내려간다. 백반집도 마진율은 확실히 좋아진다.

생선 한 마리 더 올라가는 것 빼곤 상차림이 달라지지 않는다. 한정식도 인원수대로 내어주는 음식이니까 다를 것 같지만, 추가 요청을 거절하지 않는 이상 인원수가 많은 주문이 원가를 도와준다.

그래서 우리는 백반 집에서 4명이 부득불 3인분만 달라고 떼를 쓰는 것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양에 대한, 가격에 대한 믿음이 없기 때문이다. 찌개는 송구한 표정을 지으면서 양을 하나 덜어내고, 공기밥을 추가하는 양해를 구한다.

한 수 훈수를 두자면 오히려 식당이 반대로 선수를 칠 때 반갑다. “김치찌개 4인분 시키지 마시고, 양을 더 드릴 테니까 3인분에 사리를 추가하세요. 그렇게 주문하시는 것이 손님에게 이익입니다” 이런 점주의 멘트에 손님은 감동해 쓰러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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