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경초대석] "전통시장 역량 키울 때… 고객이 원하면 '알파고'도 구해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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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경초대석] "전통시장 역량 키울 때… 고객이 원하면 '알파고'도 구해줘야"
  • 김흥수 기자
  • 승인 2017.11.06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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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상인연합회 한승주 회장 인터뷰

어릴 적 엄마 손을 잡고 따라나서면 늘상 흐뭇한 곳이 있었다. 어묵 한 꼬치나 호떡이라도 한 조각 얻어 먹는다면 더할 나위 없이 즐거운 곳이 전통시장이었다. 그러나 시대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해 시름시름 앓고 있는 곳이 오늘날의 전통시장이다. 전통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지난달 27일부터 2박3일의 일정으로 강원도 정선에서 ‘2017전국 우수시장박람회’가 개최됐다. 전국 각 지역의 대표적인 먹거리와 상인들이 한 자리에 모인 축제의 현장에서 전통시장의 활성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통령표창이라는 영예를 안은 한승주 전남상인연합회장을 만났다.

△ “전국우수시장박람회”에서 대통령표창 수상을 축하드린다. 소감은?

- 그동안 아낌없는 격려와 성원을 해준 저의 가족들과 전라남도와 전국의 전통시장 상인가족 여러분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전라남도상인연합회 회장으로서 전라남도 상인뿐만이 아니라 전국 전통시장 상인들의 권익과 발전을 위하고 우리 전통시장을 찾아주시는 국민 고객여러분께 신뢰와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앞으로도 더욱더 열심히 봉사하고 앞장서야겠다는 생각이다.

△ 전남상인연합회장 취임은 언제 했으며 그간의 성과를 간략하게 소개해 달라.

- 2012년 4월 취임해서 처음 전라남도 상인연합회 회원시장 16개에서 현재65개로 확충했으며 전통시장 최초로 서울시청광장에서 전라남도 전통시장 우수상품박람회를 개최했고 영호남 공동으로 전통시장 우수상품박람회를 2회 연속 개최했다. 또한 전통시장 상인회원들의 자긍심 고취와 각종 혜택을 위한 상인회원증을 도입해 시행하고 있고, 상인교육 및 상인워크샵을 통해 전라남도 전통시장의 발전 및 상인조직의 단결과 화합으로 활성화에 큰 성과를 이루었다.

△ 대형마트와의 상생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진정한 상생이란 무엇이라 생각하시는지?

- 일회성 또는 보여주기식 행사가 아닌 지속가능 사업으로서,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고 중장기 플랜으로 실제 생업에 종사하는 상인과 소비자들에게 보탬이 되는 지원 사업이 돼야 한다. 아울러 영세상인들의 경제력을 감안해 문화가 있는 전통시장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지원을 해서 볼거리, 먹거리, 즐길거리가 풍성한 전통시장이 될 수 있도록 상호 협력과 상생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생각이다.

△ 청년몰이나 이마트에브리데이 등 대형마트가 전통시장에 접근하고 있다. 어떻게 보시는가?

- 동전의 양면과 같은 성질이다. 양 쪽이 함께 숙의해 좋은 아이템을 살리면서 공동의 발전을 모색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라 생각한다. 청년상인의 경우 점포 임대료와 인테리어 비용 등을 한시적으로 지원해 줌으로서 지원 기간이 종료되면 도태되는 청년 상인들이 속출하고 있다. 성공과 실패의 사례 등 시장 환경을 철저히 분석해 성공의 길을 찾을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이 절실하다.

△ 전통시장 활성화에 정부가 수조원의 예산을 쏟아 붓고 있지만 투입된 예산에 비해 성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무엇 때문인가?

- 14여년 동안 전통시장에 약3조원 정도를 쏟아 부었다고 말하지만 그동안 정부지원이 있었기에 대자본의 무차별적인 폭격에도 견디면서 지금은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전통시장이 사라졌다면 약 60만 전통시장 상인들의 생계는 어떻게 해결하고 있을 것이며, 절반 이상이 노년층으로서 생업에 종사하지 못함으로 발생되는 의료비 등 사회복지 정부 부담금은 얼마나 소요될지를 계산해 보고, 수입이 있음으로서 세금을 납부하고 경제활동과 더불어 건강을 지킴으로 노년층의 의료지원금, 기초생활 지원비용이 그만큼 절약된다는 점도 생각해야 한다. 국가경제의 모세혈관이며 서민경제 주체인 전통시장이 하루아침에 생겨나지 않았듯이 현재는 리빌딩의 단계라 생각하고 상인들과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다시 발전할 것이라 확신한다.

△ 전통시장 활성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는지?

- 상인들의 자세와 의식의 변화가 시급하다. 각 시장이 가진 컨텐츠의 특성화와 집중화를 통해 전통시장의 문화를 만들어 고객이 전통시장을 찾을 수 있도록 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상인들이 자생력을 키울 수 있도록 상인조직을 활성화시키고 이를 위해 상인들 스스로 품격향상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 시장경제신문에서 소셜매트릭스를 통해 분석한 결과 소비자들이 전통시장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로 ‘불친절’을 꼽았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 전통시장의 환경개선사업인 아케이드사업을 통해 시설이 아름답게 디자인하고 변화됐지만 가장 중요한 상인들의 품격도 디자인하는 운동이 필요할 때이다. 많은 누리꾼들이 전통시장을 가지 않는 이유로 대형마트를 제치고 시장의 4不(不청결, 不카드, 不환불, 不친절)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전통시장 부정 감성어 1위로 ‘불친절’이 등장했다. ‘불친절’이라는 키워드는 그동안 전통시장이 가지고 있던 최대 장점인 ‘정(情)’, ‘인간미 넘치는 곳’ 등 이런 이미지와 정면으로 대치된다. 고객의 소리를 정확하게 인지하고 우리 상인들의 살 길이 무엇인지를 느껴 변화할 수 있도록 반복적인 교육과 홍보, 계몽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지금 전통시장은 변화의 시기를 맞고 있다. 바람직한 변화의 방향성을 제시해 달라.

- 기업에도 기업문화가 있듯 전통시장도 나름대로의 문화를 만들어가야 한다. 각 지역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문화를 특화하고 집중하는 컨텐츠를 개발하는 등 지역민들과 관광객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는 시장으로 거듭나야 한다. 소비자와 함께하는 시장, 상인의 시장이 아닌 소비자가 바라는 시장으로 변화해야 한다. 소비자들이 알파고를 원하면 알파고를 공급할 수 있는 역량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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