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수첩] 중소벤처기업부, 소상공인 먼저 챙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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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수첩] 중소벤처기업부, 소상공인 먼저 챙겨라
  • 김흥수 기자
  • 승인 2017.11.03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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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오전 중소기업중앙회 기자실에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최수규 차관이 방문했다.

당일 오후 있을 확대경제관계장관회의 내용에 대한 사전브리핑을 하기 위해 기자실을 방문한 최차관은 브리핑이 끝나고 기자들을 찾아 일일이 인사를 나누고 돌아갔다.

2일 오후 고양시 킨텍스에서는 중기부가 주최하는 ‘2017 전국소상공인대회’가 개최됐다. 그리고 이 자리에 최차관은 장관회의를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고 축사조차 보내지 않았다. 최차관은 행사불참통보도 행사 당일 오전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뿐 만이 아니었다. 전날 열린 ‘소상공인기능경진대회’와 앞서 10월 30일 열린 소상공인주간 선포식에서도 최차관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소상공인대회에 참석한 많은 소상공인들이 최차관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불만을 쏟아냈다.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최차관이 아닌 정부에 대한 불만의 표현이었다.

정권이 바뀌고 중기부로 승격한지 벌써 5개월째이지만 여전히 수장은 공백상태인데다가 그나마 장관후보자로 지명한 사람도 탐탁치 않기 때문이다.

소상공인들의 80%이상은 자영업자들이다. 그들은 세월호나 메르스사태, 사드 보복 등 국가에 중대한 사태가 터질 때면 그 여파를 직격탄으로 맞는 사람들이다. 그렇다고 누구 하나 보듬어주지도 않을뿐더러 국가도 각자도생하라고 팽개치는 집단이다.

우리나라의 자영업자 비율은 20%를 넘어선다. OECD 평균치의 2.5배에 달한다. 일각에서는 이들에게도 계급성이 부여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노사정위 문성현위원장의 ‘내년에는 소상공인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노사정위를 개편하겠다’는 발언과 같은 맥락이다.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이 소상공인대회에서 소상공인들의 조직화를 외치는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필요가 있다.

청와대는 논란이 되고 있는 홍종학 후보자를 지명하기까지 수십명의 인물이 장관직을 고사했다고 밝혔는데 고사한 인물들이 왜 고사했는지에 대한 고민은 없어 보인다.

소상공인 집단은 우리 사회 서민들이 가진 문제점들이 모여 있는 백화점이다. 업종 각각의 이해관계가 다르거나 혹은 상충되기 때문에 이들의 이해관계를 조절해내기만도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혹자는 홍 후보자의 '절세(節稅) 신공'이 중소기업인들의 절세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비꼬고 있다. 또 채무자 중심으로 파산제도를 개선하자는 주장이 실패자의 재기를 앞당길 수 있기에 중기부장관으로 제격이라는 비아냥마저 쏟아낸다.

대회에 참석했던 한 소상공인은 장관이 누가 되건 관심도 없다고 말한다. "선거때 말고 이 나라가 언제 소상공인 걱정해 주는 나라더냐"며 자조섞인 한탄까지 흘러 나온다.

‘막장’. 인생 갈 데까지 간 사람을 우리는 막장이라고 부른다.

과거 우리나라가 겨울 연료로 연탄을 때던 시절 ‘해 먹고 살 것 없으면 막장에 들어가면 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었다. 요즘은 ‘치킨집 한다’로 바뀌었다고 한다. 그리고 문재인 정부는 이들이 기댈 수 있는 어깨 한 쪽 편히 내주지 못하고 있다. 그저 밥이나 먹고 살 수 있게 해 달라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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