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치즈인더트랩’ 박해진, 결말 언급 “시청자들이 아쉬웠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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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치즈인더트랩’ 박해진, 결말 언급 “시청자들이 아쉬웠으면 좋겠어요”
  • 조광형 기자
  • 승인 2016.06.16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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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유정과 70% 정도 닮은 것 같아요”

배우 박해진이 자신을 관조했다. 최근 설득력 있는 ‘싱크로율’을 자랑하며 tvN 월화드라마 ‘치즈인더트랩’(이하 ‘치인트’)에서 유정을 완벽하게 선보이는 그다. 스스로도 그 정도의 높은 일치율을 인식하리라곤 예상치 못했다. 이 한 마디만 봐도 박해진은 객관적이고 냉철하다. 유정은 집안, 외모, 학벌, 뭐 하나 빠지는 구석 없는 완벽 스펙남이지만 도무지 속을 알 수 없는 미스터리한 인물이다. 한편으론 부드럽고 다정다감하다. 뉴데일리는 최근 박해진과의 만남을 통해 캐릭터를 심층 분석해봤다.

“유정 캐릭터를 처음 접하고는 그냥 ‘멋있구나’라고 생각하는 정도였죠. 웹툰을 원래 알고 있던 상황에서 ‘에이 이걸 무슨 드라마로 만들어. 이건 2D로 남아야만 해’라고 생각했어요. 드라마로는 잘 해봐야 본전이라고 생각했죠. ‘치인트’가 심리적인 면을 많이 드러내는 작품이라 까다로워 보였어요. 고민하다가 이후 심도 있게 웹툰을 다시 읽었는데, 잘만 표현하면 재미있는 캐릭터가 탄생할 수 있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그리곤 출연을 결심하게 됐죠.”

‘치즈인더트랩’은 만화가 순끼가 그린 동명의 원작 웹툰을 드라마화 한 작품이다. 만화 원작을 실사화 하는 데에는 모든 배우들이 부담감을 안기 마련이다. 특히 조회수 11억뷰를 자랑하는 ‘치인트’의 경우에는 더욱 압박감이 컸을 터. 박해진이 출연을 결심한 이유 중에는 자신과 유정의 유사한 면으로 어떠한 끌림이 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유정과 기본적인 성격은 많이 닮은 것 같아요. 시끄러운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도 그렇고. 원래부터 그랬어요. 하지만 연애할 때는 다르죠. 유정은 연애할 때 답답한 면이 있는데, 저는 무슨 일이 있으면 논리적으로 푸는 스타일이에요. 지난 방송 중 백허그를 하는 신은 제가 연기를 했지만 유정의 행동이 완벽히 이해가 안 되더라고요. 사실 저는 설이 성격에 더 가까워요. 근본적인 걸 풀어야 되는 성격인데 유정은 덮어두려는 면이 있죠.”

지난 1일 방송된 ‘치인트’ 9회에서는 홍설(김고은 분)이 오영곤(지윤호 분)의 계략에 휘말려 유정에게 섭섭한 마음을 품었다. 아무래도 유정을 이해할 수 없어 냉랭한 태도를 취하는 홍설에게 유정은 백허그로 마음을 달래줬다. 해당 장면의 방송 이후로 대부분의 여성 시청자들은 유정의 ‘백허그’ 행동 자체에 매료돼 뜨거운 반응을 쏟아냈다. 하지만 정작 박해진 자신은 행동의 이유에 초점을 맞추며 의외로 담담하게 말문을 열었다.

“저에게 기억에 남는 장면은 설이 집에 가서 앨범을 보는 신이에요. 실제로 놀듯이 촬영했는데 그 장면에서 대본에 있는 대사를 반도 안 쓴 것 같아요. 거의 다 애드리브로 찍은 장면인데 재미있었어요. 나중에 보니 불 끄고 벽에 부딪히면서 소리를 지르는 모습이 그대로 방송에 나갔더라고요.(웃음) 머리를 박는 것도 NG였고 저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는데, 그 부분을 보고 감독님께서 너무 재미있다며 뒤의 상황을 덧붙여 촬영했죠.”

“고은 씨한테는 실제로 ‘설이’라고 부르면서 케미가 좋았어요. 불편함 없이 서로 자연스럽게 연기했던 것 같아요. 고은 씨는 연기를 너무너무 잘 하는 친구였어요. 방송되기 이전에 있던 논란의 여지를 한 방에 씻어버릴 정도로 잘 하는 친구죠. 원작 캐릭터에 대한 짐이 얼마나 무거웠겠어요. 그런 부담을 이겨내고 했다는 게 대견하더라고요. 저랑은 8살 차이가 나는데 처음 한창 사귀는 장면부터 찍어서 그런지 금새 친해져 버렸어요. 너무 편한 거 있죠. 설이 캐릭터와 실제 성격도 비슷하더라고요. 그러면서 설이보다 애교도 더 많고요.”

촬영장에서도 유정선배와 홍설의 케미가 훈훈하게 묻어났다. 반 사전제작으로 진행된 ‘치인트’는 지난달 24일 전체 촬영을 종료했다. “지금은 방학동안 한 숙제를 검사받는 기분이에요.”라고 소감을 전한 박해진에게는 뒤늦게 방송으로 접하고 생긴 의문점들도 존재했다.

“지금 보니 좀 아쉬운 부분이 있기도 하죠. 시청자들은 그냥 넘어갈 수 있는 부분도 배우 입장에서는 언제 어떻게 찍었는지 기억나니까 편집점이 어색한 부분이 캐치가 되기도 해요. 설이에게 커피를 주고는 혼자 먼저 가는 장면이, 찍었을 땐 몰랐는데 나중에 생각보다 반응이 좋은 거예요. 당시에 감독님께서 ‘오케이!’라며 만족하셨지만 저는 아직까지도 그 때 유정의 마음이 이해가 안 가더라고요. 백허그도 그렇고 아무래도 여자 감독님이 연출해서 그런지 남자인 제가 완전히 이해할 수 없는 부분도 있긴 했어요.”

이는 앞서 언급한 ‘치인트’ 9회의 백허그 직후 장면이다. 남자로서 다소 이해가 가지는 않는 행동일지라도 박해진은 유정을 통해 최근 가장 핫한 ‘심쿵 유발자’로 활약 중이다. 미스터리하고 좀처럼 속내를 드러내지 않지만 내 여자에게만큼은 한 없이 다정하다. 이런 유일무이하고 복잡 미묘한 입체적인 캐릭터를 배우 박해진으로서는 어떻게 이해할까.

“서늘하기도 하고 선한 이미지 모두 제 안에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거라 표현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어요. ‘이제는 이런 이상한 성격의 사람도 남자 주인공이 될 수 있구나’라는 생각도 들고 신기하기도 하죠. ‘치인트’는 이제까지 없었던 새로운 캐릭터를 제시하는 작품이 될 거라 생각해요. 저는 유정의 순수한 면도 있고, 덕후 기질도 다분히 가지고 있어요. 제가 좋아하는 건 한 없이 파고들거든요. 수집벽도 있어서 일부 대중 분들은 ‘성공한 덕후’라고 부르기도 하더라고요.(웃음)”

박해진은 어느덧 11년차 배우가 됐다. 2006년 KBS2 드라마 ‘소문난 칠공주’로 데뷔 하자마자 ‘연하남 신드롬’을 일으켰던 그다. “처음 연기를 하면서 부담되기도 했는데 드라마가 사랑 받은 만큼 서툰 연기가 도마에 오르기도 했죠. 저부터도 TV 드라마는 프로 배우가 연기해야하는 곳이기 때문에 거기에 누가되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스트레스가 굉장했죠.”라고 박해진은 당시를 회상했다. 그렇게 풋풋하고 꿋꿋했던 연하남은 ‘닥터 이방인’부터 ‘나쁜 녀석들’, ‘치즈인더트랩’까지 서늘한 카리스마를 지속적으로 표출하며 이제는 ‘상남자’로 자리 잡았다.

“지금까지 제가 예상했던 것보다는 캐릭터 이미지들이 잘 나온 것 같아요. 다작을 하는 배우는 아니지만 한 작품을 선택할 때 고민을 많이 해요. 지금까지 제가 가지고 있는 모습들을 많이 보여드렸기 때문에 다음 작품은 더욱 신중하게 고민해 봐야죠. 완전히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도 있고요. 이제는 따뜻한 캐릭터도 한 번 해보고 싶어요. 요즘 해외 투자를 받은 큰 스케일의 작품들이 많은데, 비교적 크지는 않아도 휴먼 장르의 훈훈한 드라마를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연하남’이 ‘상남자’와 ‘미스터리한 선배’를 넘어 ‘따뜻한 사람’을 꿈꾸고 있다. 유정의 다정한 면모를 익히 접했기 때문에 박해진의 인간미 넘치는 캐릭터가 꽤 쉽게 그려진다. 입가에 미소를 유발하는 박해진의 유정은 어떤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마침표를 남길까.

“제 결말은 아직 제 분량밖에 아는 게 없어요. 아마 열린 결말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웹툰이 마무리가 된 상황이 아니라 정확히 말씀은 못 드리겠지만 훈훈한 마무리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제 6회 정도 방송이 남은 시점이네요. 앞으로 인호와의 관계를 푸는 이야기들이 나올 예정이고, 설이와 유정 둘의 에피소드가 중점적으로 나올 거예요. 마지막에 저희가 어떻게 마무리를 지을지 잘 지켜봐주셨으면 좋겠어요. 개인적으로는 드라마가 종영하고서 시청자들이 아쉬웠으면 좋겠어요.”

[2016.02.11 21:5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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