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경칼럼] '공짜'라는 메뉴를 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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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경칼럼] '공짜'라는 메뉴를 팔자
  • 이경태 소장
  • 승인 2017.10.23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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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가 잘 되는 식당은 ‘공짜’라는 메뉴를 판다.

입소문이 잘 탄 식당은 당연히 줘야 하는 것을 주지 않아 ‘인색하다’는 평을 받지 않고, 당연히 줘야 할 것을 더 제공해 ‘거기서 먹으면 배부르다’라는 평을 받는다.

감자탕을 먹을 때 뼈에 붙은 살이 부실하다면 손님들은 절대로 뼈를 추가하지 않는다. 식당 주인은 ‘내가 납품받는 고기가 이러한데 나보고 어쩌라는 것이냐’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까지만 생각하는 식당 주인은 딱 여기까지만 장사를 잘 할 수 있다.

주인은 눈치를 채야 한다. 도저히 뼈로 이겨낼 수 없다면 그 다음으로 손님에게 반응할 수 있는, 시선을 잡아낼 수 있는 것에 도전해야 한다.

수제비가 좋은 메뉴가 될 수 있다. 감자탕에 가장 어울리는 사리로는 수제비다. 이것을 팔지 말고, 아낌없이 가져다 먹도록 가게 중앙에 비치하면 부실한 뼈를 커버할 수 있다. 이렇게 부실한 음식에 악센트를 넣을 수 있다.

쭈꾸미처럼 매운 음식이라면, 그리고 자박한 국물에 밥을 볶아 먹는 것이 마지막 코스라고 충분히 시장에서 경험되어진 식당이라면 맛있는 볶음밥을 위해서 생각을 바꾸어 18번을 만들면 된다.

닭한마리집에서도, 해물탕집에서도, 샤브칼국수집에서도 시도할 수 있다. ‘맛있는 볶음밥. 수고비로 겨우 500원’ 남들은 다 볶음밥을 2,000원에 팔지만 그것의 마진을 과감히 포기하면 구전이 강한 식당이 되고도 남는다.

먹다 남은 라면국물에 반 공기를 팔지 않으니까 1,000원 공기밥은 거의 나가지 않는 것이다. 반공기 500원이라고 써 놓으면 열에 일곱 이상은 공기밥 추가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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