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경칼럼] 당구장서 배우는 식당장사 스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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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경칼럼] 당구장서 배우는 식당장사 스킬
  • 이경태 소장
  • 승인 2017.10.07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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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구장하면 남자들의 전유물, 남자 게임 정도로 생각한다. 뿌연 담배 연기로 가득찬 공간의 모습에선 아무리 대박 당구장이라 하더라도 배울게 있을까라는 의문을 품게 한다.

하지만 일반인은 모르는 당구장의 장사 스킬이 있다.

하나씩 살펴보자.

당구장에서 갖춰야 할 덕목이 있다. 그런데 식당 장사도 이와 다르지 않다. 준비된 가게가 결국 이긴다고 볼 수 있다. 당구장에 가면 언제든지 잘 정돈된 큐대를 만날 수 있다.

아무리 못난 당구장에 가도 정리는 잘 돼 있다. 어떤 큣대를 잡던 간에 만족스럽다.

본능적으로 30~40분이 지나면 먹던 말던 음료를 교체해 준다. 이때 적당히 두 게임에서 끝낼 것이 그 음료 한잔으로 인해 시간을 채우게 된다.

당구장은 절대로 계산 시 손님에게 동전으로 거슬러 주지 않는다. 우수리가 900원이라도 절대 받지 않고 떼어내어 돌려준다. 단 한 번도 동전으로 거스름돈을 받은 적이 없다.

그러면 손님은 다음에 ‘300원 빚 갚으로 가야 한다’며 친구들을 데리고 찾아온다.

당구장은 이른 시간에도, 손님이 없는 상황에도 등이 정상적으로 켜져 있고, 냉난방이 풀로 가동된다. 손님이 들어간 다음에 뒤늦게 불을 켜고, 냉난방을 가동하는 것을 볼 수 없다. 한 마디로 철저하게, 완벽하게 준비된 가게다.

냉면집에서 여름 실내 온도를 26도로 맞추고 흐뭇해하는 점주가 식재료는 얼마나 아낄 것인가? 음식만 퍼주는 것도 하수다. 당구장처럼 준비 그 자체에서 손님은 더 많은 것을 감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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