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은 中에 기댈 수밖에"... 화장품 수출, 나 홀로 코로나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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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은 中에 기댈 수밖에"... 화장품 수출, 나 홀로 코로나 직격탄
  • 최지흥 기자
  • 승인 2023.01.11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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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유망 소비재 중 화장품만 수출 마이너스
전년대비 13.2% 감소, 5월 빼고 모든 달 감소
광군제 고전하며 11월 수출 크게 감소 현상
코로나로 제품 할인 판매, 중국 편중 원인 지적
수출 다각화 노력 불구, 중국 시장 부활 절실
2022년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위드 코로나가 선언되며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수출 정상화가 이뤄졌지만 화장품은 오히려 역신장해 K-뷰티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사진=최지흥 기자
2022년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위드 코로나가 선언되며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수출 정상화가 이뤄졌지만 화장품은 오히려 역신장해 K-뷰티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사진=최지흥 기자

위드 코로나 분위기 속에 5대 유망 소비재 수출이 호황을 이루고 있지만 화장품만 역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산업자원통상부가 발표한 2022년 수출동향 자료에 따르면 화장품을 비롯한 농수산 식품, 패션의류, 생활유아용품, 의약품 등 5대 유망 소비재 중 화장품 수출만 유일하게 마이너스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화장품 수출은 지난해 1월 24.9% 감소한 이후 5월(+5.9%)을 제외한 모든 달에서 10~20% 하락했다. 이에 따라 2021년 91억 7,500만 달러에서 13.2% 감소한 79억6,2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업계는 전체 수출의 60% 가까이 차지하는 중국의 코로나 재확산에 따른 봉쇄 조치와 높아진 물류비, 해외 유명 브랜드의 할인 정책에 따른 가격 경쟁력 하락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실제로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수출 전선에서 국내 기업들은 미국(14.5%), EU(7.1%), 아세안(14.8%), 인도(21.0%), 일본(1.9%) 등 모든 지역에서 선방한 것으로 집계됐지만 중국(-4.4%)은 CIS(-17.7%)와 함께 감소 현상을 보였다.

중국 내 자체 생산 능력 증가에 따른 석유화학 수입 감소와 스마트폰 패널 가격 하락, 수요 감소 등으로 주요 수출 품목에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이다.

화장품 역시 중국 최대 화장품 수입국 1위에서 프랑스와 일본에 1, 2위를 내주며 3위를 기록 중이다. 중국 최대 쇼핑 기간인 11월 광군제에서도 해외 유명 브랜드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일부 기업들이 수출 다각화에 나서며 선전했음에도 2022년 11월 국내 화장품의 수출은 전년대비 26.6% 감소한 6억 3,900만 달러에 머물렀다.

업계 일각에서는 코로나 확산세가 한창인 2020년과 2021년 국내 화장품 기업들이 온라인을 통해 적극적인 할인행사를 진행해 수출 증가 효과를 봤지만 오히려 이것이 악재로 작용해 2022년 수출에 영향을 줬다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코로나 발생 이전인 2018년 국내 화장품의 11월 수출액은 전년대비 9.3% 증가한 5억 4,700만 달러였다. 다음해인 2019년에도 9.7% 증가한 6억 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0년 11월 수출은 25.4% 증가한 7억 5,200만 달러였으며 2021년에도 16.8% 증가한 8억 7,8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업계는 2020년과 2021년 국내 화장품 기업들이 대규모 할인에 나서면서 많은 물량이 풀렸고, 해당 제품이 여전히 현지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되면서 추가 발주가 줄어든 것으로 봤다.

최근에는 해외로 수출됐던 제품이 다시 국내로 돌아와 국내 유명 브랜드 제품들이 60~7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되는 사례도 있어 리셀러(재판매 사업자)에 대한 국내 기업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화장품 수출은 지난해 1월 24.9% 감소한 이후 5월(+5.9%)을 제외한 모든 달에서 10~20% 하락했다. 전년대비 21.3% 증가했던 2021년 91억 7,500만 달러에서 2022년 13.2% 감소한 79억6,2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화장품 수출은 지난해 1월 24.9% 감소한 이후 5월(+5.9%)을 제외한 모든 달에서 10~20% 하락했다. 전년대비 21.3% 증가했던 2021년 91억 7,500만 달러에서 2022년 13.2% 감소한 79억6,2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사진=산업자원통상부

이와 관련 국내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5월 정부가 위드 코로나를 선언하면서 내수는 물론, 수출에서도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최근 주요 수출국이자 최대 관광객 방문국인 중국에서 다시 코로나가 확대되면서 기업들의 상반기 전략이 내수로 집중되고 있다”면서 “장기적으로는 분명 중국 편향 수출에서 벗어나는 것이 정답이지만 지금 당장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중국 상황이 좋아지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시장에 제품 가격대가 흐려지면 대기업들은 다음해에 대부분 모든 제품을 리뉴얼했던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코로나로 시장이 크게 위축되면서 전제품 리뉴얼 보다 매달 대표 제품을 한정판으로 소량 생산 판매하는 방식이 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당분간 리뉴얼 제품 보다는 주력 제품을 중심으로 기획 생산된 리미티드 에디션이 대세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한편 2022년 국내 화장품의 수출은 마이너스 성장했지만 전체적인 국내 기업들의 수출 분위기는 좋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 자료에 따르면 국내 주요 산업의 2022년 수출은 전년대비 6.1% 증가한 6,839억 달러를 기록했다.

일평균 수출액도 25.1억 달러로 사상 처음으로 년 단위에서 일평균 수출 25억 달러대에 진입했다. 러·우 전쟁, 3고(高) 현상 등으로 경제성장이 둔화되는 등 어두웠던 수출 여건 속에서도 2년 연속 수출 증가를 기록한 것이다.

다만, 수출 증가율을 상회하는 수입 증가로 472억 달러의 무역적자가 발생하면서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 원유·가스·석탄 등 높아진 에너지 수입액 상승에 대한 대안 마련이 필요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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