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시위] "옥시, 가습기 살균제 핑계로 먹튀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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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시위] "옥시, 가습기 살균제 핑계로 먹튀 준비"
  • 김흥수 기자
  • 승인 2017.09.21 18:3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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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시 익산공장 생산팀 최원석 주임 인터뷰

지난 6월부터 청와대 앞길이 24시간 개방됐다. “열린 청와대 구현”이라는 정부 설명에서 엿볼 수 있듯 '국민 소통'을 강조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의지가 담겨있다. 1인 시위 시민들은 매일 20~30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앞 분수대, 국회 정문, 정부 청사 주변 등 거리로 나선 시민들. 왜 피켓을 들었는지,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지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편집자 주>

가습기 살균제 사건으로 궁지에 몰렸던 옥시레킷벤키저(대표 박동석, 이하 옥시)가 익산에 있는 공장을 폐쇄하기로 결정하면서 근로자들을 모두 정리해고 하겠다는 통보를 했다.

가습기 살균제가 소비자들만 죽음으로 내 몬 것이 아니라 근로자들까지 죽음으로 내몰고 있는 셈이다.

옥시는 지난 달 말에 익산의 생산공장에 근무하고 있는 근로자 모두에게 9월말까지 희망퇴직을 실시할 예정이며 희망퇴직을 신청하지 않은 근로자는 모두 해고하겠다고 통보했다.

옥시는 노조측에 옥시자산의 부분매각이므로 공장을 인수한 업체에 "고용 의무는 없지만 고용승계를 부탁해 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조는 "옥시라는 소리만 들어도 흥분을 하며 욕을 하는 사람들 뒤에서 그저 소리없이 울음을 삼키며 하루도 빠짐없이 힘든 시간을 지내왔다"며 "계속해서 죄인으로 살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자조섞인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 19일 국회 앞에서는 옥시 익산 생산공장에서 생산팀 주임으로 근무하고 있는 최원석씨가 피켓을 들고 1인 시위에 나섰다.

옥시의 박동석 대표가 모 언론과 인터뷰를 한 내용이 거짓투성이임을 알리기 위해서 피켓을 들었다고 했다.

박대표는 인터뷰에서 옥시 매출이 1/10으로 감소했다며 익산공장을 9월말에 폐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러면서 “익산공장 생산인력의 해고를 피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며 “공장 폐쇄 후에는 예전 30%의 인력만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측은 이 말이 새빨간 거짓말이라는 주장이다. 박대표는 "이미 지난 8월말에 모든 근로자에게 정리해고를 통보해 놓고 해고를 피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거짓말을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옥시는 2001년에 레킷벤키져가 동양화학으로부터 1,500억원을 들여 인수했으며 인수작업이 끝나자 마자 신갈과 양산에 있는 물류센터 등 대부분의 고정자산을 매각했다. 현재 남아 있는 익산의 생산공장은 노조 때문에 매각이 어려워 지금까지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노조측은 외국계 자본들은 소위 말하는 ‘먹튀’를 하기 쉽도록 고정자산을 소유하지 않으려 한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이번 가습기 살균제 파동으로 옥시의 매출액이 급감하자 이를 기회로 익산공장마저 매각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또한 익산공장에서 생산되는 매출 자료를 제시하며 대형할인점 2, 대리점1, 수출1 매출비율 중 대형할인점만 감소했을 뿐, 대리점과 수출물량이 지속되면 현재 인원으로 공장 운영이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옥시는 이미 올해 초에 한 차례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해 익산공장 근로자는 가습기 살균제 이전의 1/3 밖에 안 남아 있는 상태. 회사가 그동안 익산 공장을 팔고 싶어 안달이 났었는데 이번 매출 감소를 핑계로 가장 큰 고정자산인 익산 생산공장을 정리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고 했다. 울고 싶던 옥시의 뺨을 가습기 살균제가 때려줬다는 주장이다.

노조측은 이 같은 사실을 알리기 위해 지난 11일부터 여의도 본사와 청와대 앞, 국회 앞 등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최원석 주임은 "매일 3명의 근로자들이 휴가를 내고 익산에서 서울로 상경해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며 "사태 해결이 될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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