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獨펀드' 당국 조사 들어가자... 하나銀, 2년만에 사적화해 시도
상태바
[단독] '獨펀드' 당국 조사 들어가자... 하나銀, 2년만에 사적화해 시도
  • 문혜원 기자
  • 승인 2022.08.09 18: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0일 현장조사·삼자대면 진행... 판매 행태 조사
2년 전 가지급금 50%... 나머지 배상 여부 주목
조사 앞둔 하나銀, 피해자에 '사실 확인서' 요구
"기다린 고객에게 사적화해방안 제시한 것" 해명
금감원이 하나은행을 상대로 독일 헤리티지 펀드 판매에 대한 조사를 단행한다. 사진=시장경제 DB
금감원이 하나은행을 상대로 독일 헤리티지 펀드 판매에 대한 조사를 단행한다. 사진=시장경제 DB

금융감독원이 하나은행이 판매한 ‘독일 헤리티지 파생결합증권(DLS) 펀드’와 관련해 현장조사를 벌인다. 2년 전 펀드 투자금 50% 가지급 후 잠잠했던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를지 이목이 쏠린다. 

9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주부터 독일 헤리티지 펀드 판매사들을 상대로 순차적으로 현장조사를 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10일 조사가 예정돼 있다. 조사는 분쟁조정3팀이 맡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다른 금융사들처럼 피해 사례 1명을 토대로 삼자대면을 실시할 계획이며 판매사의 행태 문제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 볼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를테면 투자 목적에 부합했는지, 투자자들한테 충분히 설명하고 안내했는지 등 사실관계를 위주로 파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은행 측은 금융당국의 현장조사에 대해 “일정 통보만 받았을 뿐 구체적인 진행 방식은 모른다”라고 답했다.

하나은행이 판매한 독일 헤리티지 펀드는 지점별로 가입 시기가 다르다는 점에서 특이한 사례로 꼽힌다. 투자자들은 고액 자산을 관리하다는 PB센터에서 주로 상품에 가입했다. 하나은행 측은 보통 10년 이상 거래하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가입을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자들은 하나은행 관계자들을 믿고 가입했다고 대체적으로 입을 모은다. 고액 자산가가 중심이다 보니 가입 금액도 타 금융사에 비해 기준이 높다. 1억원에서 5억원 사이다. 드물지만 10억원 이상 가입한 이들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나은행에서 판매한 독일 헤리티지 펀드는 현대인베스트사모투자신탁1호 등 3개다. 555억 이상이 미상환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약정 수익률은 7%를 제시했다. 피해자 수는 109명으로 알려져 있다.

하나은행 독일 헤리티지 펀드 피해자들은 신한금융투자 피해자들처럼 공동 연대를 꾸리지 않아 뿔뿔이 흩어져 있다. 처음 사모펀드 사태가 불거질 당시 서로 정보 공유를 위해 모이려고 했지만 신한금투 사태가 심각한 이슈로 부각되면서 가려지게 됐다는 것이 피해자들의 전언이다. 이 때문에 피해자들은 “사후 대처나 처리 관련 소식도 깜깜이인 상황이어서 답답했다”고 토로했다. 금감원이 현장조사를 진행한다는 소식을 뒤늦게 들었다는 이들도 많다. 하나은행 피해자들은 “가지급을 우선 처리한 부분도 있기 때문에 더욱 잠잠할 수밖에 없었다”며 “그저 은행을 믿고 기다려야 했다”고 토로했다. 

피해자 A씨는 “사실 가지급을 받았지만 다른 판매사들에 비해 가입 금액이 높아 피해 규모가 어마어마하다”면서 “그동안 하나은행 측은 나머지 배상 부분에 대해 ‘기다려 달라’는 말만 되풀이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러다 오늘(9일) 갑자기 하나은행에서 연락이 왔는데 사실관계 확인서를 작성하면 나머지 보상을 해준다는 식으로 제안을 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하나은행 관계자는 “사적화해를 위해 사실관계 확인서를 고객에게 제안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앞서 도의적인 책임 부분에서 (50%) 가지급 결정을 했고, 장기간 기다려온 고객을 위해 일종의 사적화해 방안을 제시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부분은) 금감원 조사와는 전혀 별개의 사항”이라고 주장했다.


관련기사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