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평 512→90위' 자이에스앤디에 깜짝... 무슨 건설사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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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 512→90위' 자이에스앤디에 깜짝... 무슨 건설사길래
  • 정규호 기자
  • 승인 2022.08.06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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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685억·경영평가 2055억 등 시평 3363억
국토교통부, 2022년 시공능평가평사 발표
GS건설 내부거래, LG그룹 계열사 ‘S&I건설’ 인수하며 덩치 커져

건설 능력을 평가하는 국토교통부의 ‘시공능력평가’에서 최근 3년 사이 512위에서 90위로 뛰어오른 건설사가 등장했다. 주인공은 바로 GS건설 자회사 ‘자이에스앤디(자이S&D)’. GS건설 내부거래와 LG그룹 물량 담당하던 S&I건설 인수로 외형이 크게 확장돼 주목을 받고 있다. 재계에서는 GS그룹이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DL이앤씨와 DL건설처럼 두 번째 대형 계열사를 만들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자이에스앤디의 전신은 2000년에 설립된 이지빌이다. 이지빌은 GS건설이 지은 아파트에 홈 네트워크 상품을 판매했다. 2005년 GS그룹에 편입됐고, 2016년 GS건설의 아파트 관리를 맡던 자이서비스를 흡수합병했다. 이후 매년 높은 성장세를 보이며 2018년 2월 GS건설이 인수했고, 2019년 코스피까지 상장했다.

자이에스앤디가 영위하는 사업은 크게 △주택사업 △아파트 홈 네트워크 △부동산임대 △첨단 공장‧석화플랜트다.

주택사업은 대규모 정비사업보다는 500세대 미만의 도심 소규모 재건축, 가로주택 정비사업, 중소규모 단지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아파트 홈 네트워크는 스마트 홈 시스템 제조 및 판매, 준공 건축물에 대한 A/S 등 사후관리 서비스 제공, 환기형공기청정기 'Sys Clein'과 시스템 에어컨 등 빌트인 가전을 판매하고 있다. 경희궁자이, 한강 센트럴자이, 묵동 자이, 광교 푸르지오시티, 리버에일린의 뜰, 천안스마일시티 효성해링턴 등에 판매했다.

건축은 LG디스플레이, LG화학 등 LG계열사들의 일감을 주로 수주하고 있다. 최근 LG그룹 물량을 공사하던 에스앤아이(S&I)건설을 최근 인수하면서 LG 계열사 소유의 석유화학, 첨단공장 등의 플랜트 사업을 보유하게 됐다.

부동산임대 사업은 모두 GS건설 소유의 부동산으로 충당하고 있다. 서울 강남 대치동의 ‘갤러리’, GS건설의 ‘용인기술연구소’, 경기 성남에 위치한 ‘산성자이가설사무실’ 등이 대표적이다. 강남 대치 갤러리의 임대차 계약은 지난해 종료됐다.

2019년 11월 6일 자이에스앤디의 유가증권시장 신규 상장을 기념해 (왼쪽부터)김원대 한국IR협의회 회장, 임재준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 김환열 자이에스앤디㈜ 대표이사, 배영규 한국투자증권 본부장, 김정운 상장회사협의회 부회장 등이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19년 11월 6일 자이에스앤디의 유가증권시장 신규 상장을 기념해 (왼쪽부터)김원대 한국IR협의회 회장, 임재준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 김환열 자이에스앤디㈜ 대표이사, 배영규 한국투자증권 본부장, 김정운 상장회사협의회 부회장 등이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자이에스앤디의 최대주주는 GS건설(49.81%)이다. GS건설이 보유한 계열사 중 유일한 ‘상장’ 기업이기도 하다. 자이에스앤디의 성장 배경에는 GS그룹의 내부거래가 크게 작용했다. 2010년 이지빌의 매출액은 1천억원, 내부거래 비중은 약 62%에 달했고, 2015년까지 내부거래 비중이 20~30%대로 낮아진 다음, 2016년 GS건설의 아파트 관리를 맡던 ‘자이서비스’를 흡수합병하며 내부거래 비중은 47%로 다시 껑충 뛰어올랐다. 이후 지난해까지 내부거래 비중은 25.6%대로 낮아지는 등 내부거래를 낮추는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자이에스앤디는 LG그룹의 건설 계열사 S&I건설을 인수하면서 다시 한 번 덩치를 키웠다. 사실 자이에스앤디의 S&I건설 인수는 전혀 예상치 못한 사건이었다. 규모나 신인도면에서 자이에스앤디 보다는 GS건설이 직접 S&I건설을 인수할 것으로 예상됐다. 당시 자이에스앤디의 매출은 4000억원 규모였으며 매출 비중의 30~40% 정도가 내부거래로 이뤄졌다. 반대로 S&I건설의 연 매출은 1조원대였다.

자이에스앤디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GS건설과 51대 49의 비율로 100% 출자회사 지에프에스 설립을 통해 S&I건설을 인수했다. 지에프에스가 2900억원을 투입해 S&I건설 지분 60%를 인수키로 했다. 투자 규모는 자이에스앤디 880억원, GS건설 800억원, 1220억원 가량은 금융 조달이다.

S&I건설 인수로 자이에스앤디의 내부거래 비율과 사업 포트폴리오 비율은 달라졌다.

먼저 올해 1분기까지 자이에스앤디의 주요 매출처 1위는 GS건설에서 LG디스플레이로 바뀌었다. 공시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까지 매출 비율의 33%가 엘지디스플레이(787억원)였고, GS건설은 10%(241억원)로 집계됐다.

매출도 주택 38%, 홈 네트워크 36%, 부동산임대 26%에서 올해 1분기 주택 24%, 홈 네트워크 15%, 부동산임대 10%, 플랜트 등 건축 36%로 다각화됐다.

사진=시장경제DB
사진=시장경제DB

상황이 이렇다보니 자이에스앤디의 시공능력평가도 자연스럽게 향상됐다. 시평 순위는 2020년 512위에서 2021년 211위, 올해 91위까지 최근 3년 사이 400여단계나 뛰어 올랐다. 자이에스앤디의 시평은 ‘경영평가액’이 크게 견인했다.

시평 총액은 2020년 434억원에서 2021년 1117억원, 2022년 3363억원으로 8배 가량 올랐다. 이중 경영평가 부문에서 가장 큰 상승세를 보였다. 공사실적은 2020년 70억, 2021년 288억, 2022년 685억원으로 10배 가량 올랐고, 경영평가액은 2020년 135억원에서 2021년 326억, 올해 2056억원으로 19배 가량 상승했다.

경영평가액은 ‘실질자본금’과 ‘경영평점’을 곱하고, 이를 다시 80%로 곱하는 방식으로 집계한다. 아울러, ‘경영평점’은 △차입금의존도 △이자보상비율 △자기자본비율 △매출순이익율 △총자본회전율을 더하고 이를 다시 5로 나눈 값이다.

다소 복잡한 공식으로 경영평점을 계산하지만 큰 틀에서 보면 GS건설의 내부거래, 10%대의 안정적인 이익률과 그에 따른 낮은 차입금, S&I건설 인수에 따른 가파른 외형 확장 등의 이유로 높은 경영평점을 받았다.

재계 관계자는 "현재 상황만 놓고 보면 자이에스엔디는 그룹 차원에서 지원받는 모양새다. GS건설은 현재 허창수 회장이 GS그룹 회장에서 물러나 자리를 잡고 있는 곳이고, 장남 허윤홍 씨가 신사업 부문 대표와 사업지원실장 맡고 있다. 이번 자이에스앤디의 S&I건설 인수, 코스피 상장 추진 등도 총수의 의사결정이 크게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그룹내에 동종 계열사가 2곳일 경우 일감을 나눠야 하는 문제가 있는데, 총수 지분이 없는 계열사를 과연 어디까지 성장시킬지가 앞으로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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