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경칼럼] 단돈 1000원의 위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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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경칼럼] 단돈 1000원의 위대함
  • 이경태 소장
  • 승인 2017.09.01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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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원은 위대하다. 단돈 1000원의 차이로 맛 집이 되고, 그냥 식당이 되기도 한다. 장사는 더하기, 빼기하기 나름이다.

만두전골집에서 만두전골을 시켰다고 가정해보자. 8개의 만두가 나왔다. 과연 푸짐한 것일까. 아니면 부족한 것일까. 가격과 만두 크기에 따라 다르다고 설명할 수 있지만 모두에게 ‘대단하다’는 반응을 주기엔 모자라다.

생각을 바꿔 만두 1인분과 비교해보자. 보통 5~8개가 1인분이다. 찐 만두 기준으로 볼 때 8개의 만두전골은 손님의 눈치에 상대적으로 비쌀 수 있다.

‘그래서 추가 메뉴가 있는 것 아닌가?’라고 할 수 있지만, 그런 장사는 목 좋은, 그래서 특색이 없는 곳에서 승부해도 차고 넘칠 때 하는 평범한 합이다.

왕만두를 전골에 11개 넣어주는 것도 좋지만, 찐만두를 따로 내어 8개와 3개로 풀어서 주면, 다시금 만두를 추가하는 요령을 알려주는 팁도 될 수 있다.

왕만두 3개라고 해봐야 원가로는 1,000원에 불과하다. 손님 만족의 묘수로 겨우 1,000원이면 된다는 뜻이다.

재료비로 3,000원이 들어가는 음식이 있다. 남기자고 작정해 조금 과한 7,000원을 받았더니 역시나 몇 개 팔리지 않는다. 마음을 바꿔먹고 50% 할인을 하니깐 반응이 바로 나온다.

그런데 며칠 동안 이런 이벤트를 계속하니깐 손님들이 이상하다. 7,000원 짜리를 싸게 먹는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전에 먹었던 가격을 기억해 낸다.

"그럼 전에는 얼마를 남겼던 거야. 젠장, 몹쓸 집이구만", "야~ 이거 그냥 3500원 짜리야. 내용물 봐라. 그 값에 맞게 적당히 넣었다니까. 이젠 오지 말자. 이벤트 첫날만 근사했지. 별거 없다. 더 이상 안 속는다"라는 말이 들린다.

재료비 3,000원과 할인해주기로 작정한 3,500원을 보태어 재료비(총 5,500원)에 넣는다. 이렇게 해도 결국 남는 이익은 1,500원으로 50% 이벤트와 다르지 않다. 그런데 정말 이렇게 재료비를 보태어 7,000원에 팔았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궁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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