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디지털뱅크 NB강남터미널점 체험기... 아직은 아쉬운 비대면·대면 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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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디지털뱅크 NB강남터미널점 체험기... 아직은 아쉬운 비대면·대면 조화
  • 심준선 기자
  • 승인 2022.07.22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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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 분위기 물씬 풍기는 아늑한 인테리어
친절한 화상상담... 한계 있는 상담 내용
더 복잡한 작업 위해 결국 화상상담 제안하는 STM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KB디지털뱅크 KB강남터미널점. 사진=KB국민은행 제공

강남터미널 지하 이마트 옆에 캠핑장이 생각나는 은행이 있다. KB디지털뱅크 NB강남터미널점이 그곳이다. NB강남터미널점은 잔디를 연상시키는 녹색 바닥과 캠핑카 형태를 한 디지털 창구가 들어서 캠핑 느낌이 물씬 풍긴다. 잠깐 앉아 갈 수 있는 통나무 의자도 캠핑 감성에 일조한다. 내부 인테리어도 상당히 공드린 모습이다. 나무 재질 느낌의 벽으로 아늑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KB디지털뱅크 NB강남터미널점은 지난 5월 KB국민은행이 이마트 노브랜드와 제휴해 오픈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해당 지점은 도심 속 휴식 콘셉트의 캠핑카 형태로 설치된 부스는 밝고 화사한 색감과 톡톡 튀는 디자인을 했다"며 "금융 편의뿐만 아니라 편안하고 즐거운 금융 경험을 함께 선사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고 설명했다.

해당 지점에 설치된 기계는 총 3가지다. 화상상담 전용창구, 지능형 자동화 기기(STM), 현금 자동 입출금기(ATM)다. KB국민은행의 설명에 따르면 STM에서는 △현금·수표 입출금 △NB강남터미널점체크카드·보안매체 발급 등이 가능하다. 화상상담을 통해서는 △입출금 통장개설 △적금·예금 신규 △인터넷 뱅킹 신규·해지 △신용대출 등 대면채널 수준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NB강남터미널 기본적으로 연중무휴다. STM(지능형 자동화 기기)과 ATM(현금 자동 입출금기)은 오전 7시 부터 오후 10시까지 운영된다. 화상상담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된다. 또한 디지털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고객을 돕기 위해 스마트매니저도 상주한다. 그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근무하며 고객을 돕는다.

다만 기자가 직접 경험한 KB디지털점포는 느낌 있는 디자인과 다르게 아쉬운 몇 가지 부분이 있었다.

해당 지점에서 기자는 크게 3가지 업무를 체험했다. △나라사랑 통장 이체한도 상향 여부 △수표 입금 △나라사랑 체크카드 재발급이다. 이중 통장 이체한도 상향 여부만 해결책을 얻을 수 있었으며 나머지 항목은 결국 직접 은행 점포에 가서 해결해야했다.

사진=시장경제DB
KB디지털뱅크 KB강남터미널점 화상상담 방 안 모습. 사진=시장경제DB

먼저 체험해 본 것은 화상상담이다. 아늑한 분위기 속에서 상담시작 버튼을 누르고 잠시 기다렸다. 상담이 연결된 후 기자는 기존에 가지고 있던 나라사랑통장의 이체한도를 상향하고 싶다고 물었다. 

상담원은 먼저 신분증을 요청했다. 상담원에게 전화번호를 불러주고 받은 URL로 신분증을 인증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화면 스크린을 통해서 인증하거나 자사 STM처럼 신분증을 인증하는 시스템이 없는 점이 아쉬웠다.

이후 다행히 신원이 확인돼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었다. 추가적으로 화상 상담을 통해서 서류를 제출하거나 카드를 발급받는 등 실물이 필요한 업무는 어렵다는 점에도 불구하고 체크카드 재발급 가능성을 물어봤다. 일반 은행 점포에서는 택배를 통해 받는 선택지를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와 같은 안내는 없었다. 이는 무리한 질문이었을 수도 있겠으나 은행원과 대화할 수 있다는 취지를 생각하면 아쉬운 부분이다.

또한 세련된 인테리어와 별개로 정면 샷이 나오지 않는 카메라 위치, 낮은 카메라 화질, 덜 또렷한 스피커 품질도 상당히 아쉬웠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아직 크게 활성화가 되지는 않았지만 점차 늘어나고 있다"며 "앞으로 상담하고 거래할 수 있는 범위도 점차 늘어나 활성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기 자체도 처음에는 버벅거림이 있었지만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며 "향후 신분증 투입구, 약관과 통장 출력을 위한 프린터 등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KB디지털뱅크 KB강남터미널점 STM 모습. 사진=시장경제DB

다음은 STM을 이용했다. KB국민은행은 디지털 셀프 존(Digital Self Zone)이라고 부르며 기존 ATM보다 많은 영역의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중 기자의 눈에 띄는 것은 체크카드 발급이었다. 무인 기기에서 카드를 바로 발급받을 수 있는 점은 꽤나 신선했다.

기자는 체크카드를 발급하기 전 계획했던 수표 입금부터 시도했다. 다만 안타깝게도 실패했다. 스마트매니저는 "기기가 수표 밑 부분을 인식해 작동하는데 수표의 상태에 따라 잘 안될 수도 있다"며 "근처에 은행이 있으니 방문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다음으로 나라사랑 체크카드 재발급을 시도했다. 먼저 신분증 확인부터 진행했다. 신분증을 기계에 넣어 스캔해 손쉽게 인증했다. 이후 화상상담으로 진행해 체크카드 재발급 안내를 받았다. 

아쉬운 점은 STM에서도 화상상담을 통해 진행된다는 점이다. 만약 화상상담을 하지 않으려면 바이오 인증을 해야하는데 이를 인증하기 위해서는 또 화상상담을 진행해야 한다. 결국 화상상담인 것이다.

상담원은 "나라사랑 체크카드는 STM을 통해서 발급할 수 없다"고 설명하며 "노리체크카드, 원체크카드, 민체크카드로 총 3종류만 발급할 수 있다"고 답했다. 현장에서 바로 발급하는 경우를 생각하면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만 STM도 배송신청과 같은 안내가 없었다는 점은 아쉽다.

결국 기자는 은행 점포에 가서 남은 업무를 수행했다. 물론 더 좋은 편의성을 지닌 부분이 있었을 것이다. 또한 기자가 잘못된 목적을 가지고 서비스를 경험한 것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자가 느낀 점은 디지털점포는 비대면과 대면의 장단점이 아직은 조화롭지 못하다고 느꼈다.

고객들이 완전히 디지털로만 돼 있는 업무를 선호하는 이유는 시공간의 제약이 없는 부분과 기계에게 업무를 부탁하는 것에 부담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조금은 헤매더라도 사람을 거치지 않는 시스템을 선호한다. 그런 의미에서 KB국민은행의 STM은 아쉽다.

화상상담도 대면의 장점을 극대화 하지 못했다. 우리가 은행에 직접 방문하는 이유는 확실한 답을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맥락에서 화상상담도 마찬가지여야 한다. 비록 화면 너머로 만나지만 고객들은 상담원을 만난다는 부담을 가지고 선택을 한 것이다. 아직 화상상담으로 많은 것을 해결되지 못하는 점은 KB국민은행이 빨리 풀어야 할 숙제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아직은 대면에서만 가능하던 업무를 완전 비대면으로 전환하는 과도기에 있다"며 "금융소비자의 금융편의 제고를 위해 다양한 혁신과 노력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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