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정육점 같은데 고기가 없네?"... 대체육 가득 신세계푸드 '더베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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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정육점 같은데 고기가 없네?"... 대체육 가득 신세계푸드 '더베러'
  • 배소라 기자
  • 승인 2022.07.24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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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더베러' 압구정 팝업스토어 방문기
식물성 대체육으로 만든 슬라이스 햄이 메인
동물성 햄 특유의 느끼함 없고 신선함 가득
신세계푸드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오픈한 '더 베러(The Better)' 팝업스토어. 사진=배소라 기자
신세계푸드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오픈한 '더 베러(The Better)' 팝업스토어. 사진=배소라 기자

최근 육식을 멀리하는 비건 열풍이 불면서 대체육 시장이 활발해지고 있다. 식품기업에서부터 프랜차이즈까지 대체육으로 만든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의 식품전문 기업 신세계푸드 지난해 7월 대체육 제품을 내놓고 시장에 뛰어들었다. 

지난 21일 오후 1시. 서울 압구정로데오역 5번 출구로 나와 600m쯤 걸으면 '더 베러(The Better)'라고 적힌 건물이 보였다. 정육점을 콘셉트로 한 1층 규모의 이 건물은 신세계푸드가 식물성 대체육으로 만든 햄과 이를 활용한 음식을 판매하는 임시매장(팝업스토어)이다. 

대체육이란 쇠고기·돼지고기·닭고기 등 기존 육류를 대신할 수 있는 식품을 말한다. 신세계푸드가 지난해 7월 대체육 브랜드 '베러미트'를 출시한 후 소비자를 대상으로 햄·미트볼·다짐육·소시지패티 등을 판매하는 오프라인 공간을 마련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대체육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 그동안 대체육 샌드위치 등 B2B(기업 간 거래) 완제품으로만 선보였다가 이번 팝업스토어를 통해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경험을 확대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더베러는 상품 판매를 넘어 대체육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졌다. 대체육을 활용한 음식을 먹고 체험하게 만드는 것이 목적이다. 신세계푸드는 MZ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공간 구성에도 신경을 썼다.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MZ세대의 관심을 사로잡기 위해 '핫 플레이스'로 여겨지는 서울 압구정에 매장을 낸 것도 그 이유다. 

사진=배소라 기자
'더베러' 매장 내부. 사진=배소라 기자

입구로 들어서자마자 빨간 네온 조명과 햄·고기 모양의 소품들이 마치 정육점을 연상케했다. MZ세대가 열광하는 레트로(복고풍) 감성도 살렸다. 정육과 델리 코너 외에도 매장 한쪽에는 폐플라스틱으로 만든 티셔츠와 다회용 컵, 에코백 등 굿즈가 진열된 공간도 마련돼 있다.

이곳에서는 식물성 대체육으로 만든 슬라이스 햄 '콜드컷'을 넣은 샌드위치와 샐러드 6종을 판매한다. 샌드위치 빵도 우유와 버터 등이 들어가지 않는 비건(채식주의) 제품이다. 매장에서 맛 본 샌드위치를 집에서도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샌드위치와 샐러드에 각각 들어가는 소스와 드레싱도 함께 구매할 수 있다. 

더베러에서는 대체육뿐 아니라 비건 치즈, 오트밀크로 만든 그린티·코코넛 밀크, 마카롱과 초코케이크 등도 판매한다. 100% 식물성으로 한 끼를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 스타벅스 샌드위치에 들어가던 볼로냐 콜드컷 이외에도 향신료가 더해진 슁켄 콜드컷, 지방 입자가 더해져 씹을 때마다 고소한 맛이 특징인 모르타델라, 패티와 미트볼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사진=배소라 기자
사진=배소라 기자

신세계푸드의 대표 제품은 돼지고기 대체육 햄인 '콜드컷'이다. 이 제품은 콩에서 추출한 대두 단백과 식물성 유지 성분을 이용해 고기의 감칠맛과 풍미를 재현했다. 식이섬유와 해조류에서 추출한 다당류를 활용해 햄 고유의 탱글탱글한 탄력과 쫄깃한 식감도 살렸다. 비트와 파프리카 등에서 추출한 소재로 고기 특유의 붉은 색상 등 외형도 비슷하게 만들었다. 

사회 전반적으로 대체육에 관한 관심이 커지고 있지만, 대체육을 바라보는 시각에 긍정적인 기대와 심리적인 거부감이 공존한다. 대체육이 넘어야 허들은 '맛'이다. 기존 육류 식품의 맛을 얼마만큼 구현하느냐가 관건이다. 

사진=배소라 기자
슁켄 샐러드와  모르타델라 베이글 샌드위치. 사진=배소라 기자

실제 맛은 어떨까. 이날 기자는 맵고 향신료가 느껴지는 슁켄 슬라이스 햄이 들어간 샐러드와 돼지고기 지방의 고소한 맛을 구현한 몰텔라 콜드컷을 넣어 만든 샌드위치를 시식해 봤다. 먼저 샐러드에 들어있는 햄만 따로 먹어봤다. 동물성 햄과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햄 특유의 느끼함이나 텁텁함도 느껴지지 않았다. 식물성 햄의 신선함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샌드위치 속 대체육 슬라이스 햄 역시 혼자 튀지 않고 다른 재료들과 잘 어울렸다. 

동물성 햄에는 보통 세계보건기구(WHO)가 1급 발암 물질로 규정한 아질산나트륨과 항생제가 들어간다. 그러나 신세계푸드의 대체육 햄에는 NON GMO 대두단백과 식이섬유가 들어있고 동물성 지방, 콜레스테롤, 보존료는 없다. 

더 베러 매장은 오는 29일까지 대체육 관계자를 대상으로 초청 행사를 연 뒤 30일부터 오는 12월까지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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