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흡수율 전쟁... 한국콜마도 노리는 이 '新기술'
상태바
화장품 흡수율 전쟁... 한국콜마도 노리는 이 '新기술'
  • 최지흥 기자
  • 승인 2022.07.03 16: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나노 기술 흡수율 사실상 실패...새로운 대안 등장 주목
약물전달 시스템 착안, 화장품에 표적 치료제 원리 도입
다년간 연구 끝에 안전성 입증, 확고한 타깃 기술 관심
셀아이콘랩·한국콜마·올리패스 등 화장품 적용 사례 증가
대중화 위해 효과 구현까지 사용 기간 단축이 남은 과제
그동안 독자 성분, 성분 함량 경쟁을 벌여왔던 화장품 기업들이 흡수율 경쟁을 넘어 이제 특정 피부 고민을 해결하는 타깃팅 기술 경쟁에 나서며 ‘꿈의 화장품 시대’ 개막이 예고돼 관심을 모은다. 사진=한국콜마
그동안 독자 성분, 성분 함량 경쟁을 벌여왔던 화장품 기업들이 흡수율 경쟁을 넘어 이제 특정 피부 고민을 해결하는 타깃팅 기술 경쟁에 나서며 ‘꿈의 화장품 시대’ 개막이 예고돼 관심을 모은다. 사진=한국콜마

화장품만으로 특정 피부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꿈의 화장품 시대’가 열리고 있다. 그동안 독자 성분, 성분 함량 경쟁을 벌여왔던 화장품 기업들이 특정 피부 고민을 해결하는 타깃팅 기술 경쟁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90년대 화장품 수출입 자율화로 해외 유명 브랜드들이 대거 국내에 론칭되며 특허 성분과 기능성 성분을 함유한 제품들의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됐다.

이어 화장품 효능에 대한 소비자들의 니즈가 높아진 2000년대에는 바이오, 제약사들의 기술력이 더해진 더마코스메틱이 주목 받으면서 좋은 성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화장품의 피부 흡수와 관련해 주사를 제외하고는 특정 성분을 진피까지 도달하는 기술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들은 사람의 피부는 외부 물질을 거의 흡수하지 못한다고 이야기한다. 수영을 몇 시간해도 피부에 물이 흡수되지 않고, 겉에만 묻어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화장품도 마찬가지다. 흡수가 좋다는 최신의 나노-리포좀 기술이 된 화장품도 결국 확인해보면 진피로 흡수되는 것이 아니라, 피부 겉 각질에 묻어있는 정도가 전부다. 

하지만 최근 제약과 의학 기술이 화장품 업계에 도입되면서 유효 성분의 진화와 흡수율을 높이는 기술도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약물을 타깃에 전달하는 DDS(drug delivery system, 약물전달시스템) 기술이 발전하면서 화장품에서도 성분을 전달하는 TDDS(Trans-DDS) 기술 개발 경쟁이 한층 더 뜨거워지고 있다.

세라마이드 성분은 피부 겉에 얇은 막을 코팅해 수분증발을 차단하기 때문에 흡수와 관계없이 좋은 효과를 나타낸다. 하지만, 이에 더해 주름개선, 미백 등의 효과를 내는 펩타이드, 히알루론산, 콜라겐, 비타민, 레티놀, EGF, 시카(마데카소사이드) 등은 흡수율에 따라 효과를 좌우하기 때문에 관련 기술 발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국내 기업들이 흡수율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을 계속해 개발해 왔다고 밝혔다. 최근 제약 분야에서 사용 중인 표적 치료제 원리를 적용한 화장품 타깃팅 기술이 대표적인 사례다. 

셀아이콘랩이 개발한 진피전달기술 퍼미어셀(PermeaCell)은 항암제 같이 최첨단 의약기술에서 사용되는 약물전달기술을 모티브로 종양막, 피부막 등 각각의 생체막을 투과해 흡수시키는 방식이다.

셀아이콘랩은 최근 퍼미어셀 플랫폼 기술을 피부막에 적용하고 피부 장벽이라고 알려진 각질과 표피를 투과해 진피까지 성분을 전달하는 효능을 확인했다.

활성 성분을 포함한 리포좀과 셀아이콘랩이 독자 개발한 세계 특허물질(PCT-516)인 세포투과성 펩타이드로 더블캡슐레이션해 각질층과 표피층을 통과, 진피까지 성분을 흡수시킬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셀아이콘랩의 해당 성과는 인체피부(cadaver skin)를 사용해 3차원 레이저 현미경(Confocal)으로 증명해 낸 최초의 사례로 소개되고 있다.

일반적인 히알루론산과 콜라겐을 피부에 바르고 3시간 후 씻어내면, 흡수가 되지 않고 모두 씻겨 나간다. 그나마 최신 기술인 나노-리포좀만 각질에만 묻어있는 정도다. 반면 퍼미어셀 기술이 적용된 콜라겐과 히알루론산은 진피까지 충분히 흡수된다.

또한 퍼미어셀 기술이 적용된 히알루론산 크림과 일반 히알루론산 크림을 비교한 임상시험도 공개됐다. 피부결은 43배, 탄력은 5배, 윤기는 4배나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콜마가 지난해 말 업계 최초로 특허기술상 대상인 ‘세종대왕상’을 수상한 '피부 세포 수용체별 결합 특화 펩타이드 설계 기술' 역시 주목 받고 있는 기술이다. 해당 기술은 앞서 NEP(New Excellent Product) 인증과 장영실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피부 세포 수용체별 결합 특화 펩타이드 설계 기술'은 피부 효능성분(장벽 강화, 미백, 재생)이 손상된 표적 세포를 찾아 정확하게 흡수되도록 하는 기술이다. 즉, 피부 미백 효능성분은 미백 효과가 필요한 손상 세포만 타깃팅해 정확히 전달된다. 효능성분이 잘못 전달되는 것을 막고 속도를 높여 피부 개선 효과를 극대화했다.

이 기술 역시 의약품에서 주로 사용되는 약물전달 시스템에서 시작됐다. 의약품 복용 시 주요 성분이 특정 세포를 표적으로 삼아 공격하는 표적 치료제와 같은 원리다.

해당 기술이 적용된 한국콜마의 고객사인 애터미 제품인 '앱솔루트 셀랙티브 스킨케어'는 출시 4년이 된 현재 누적 매출 4,500억원을 돌파했다. 현재 해외 16개국에 수출되며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는 상태다.

올리패스의 ‘OPNA RNA 플랫폼’ 기술 역시 제약 분야에서 관심을 갖고 연구 중인 mRNA(messenger RNA)를 화장품에 적용한 사례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기능성 화장품 원료들은 천연물 혹은 합성화합물들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이러한 원료들은 어느 정도 자체적인 효능을 가지고 있지만, 특정 단백질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하지 못하고 다른 단백질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로 인해 부작용을 수반하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으로 천연물 혹은 합성화합물의 경우 피부장벽 통과가 어려운 단점이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계면활성제와 오일 등을 사용할 수밖에 없어 피부 트러블을 유발하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올리패스의 OPNA RNA 플랫폼 기술이 적용된 화장품은 스나이퍼식 RNA 타깃팅 효과로 단백질에 직접 영향을 줘 원하는 피부 고민을 해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제약 분야에서 약물을 타깃에 전달하는 DDS 기술이 개발돼 발전하면서 화장품에서도 성분을 전달하는 TDDS(Trans-DDS) 기술 개발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사진=셀아이콘랩
최근 제약 분야에서 약물을 타깃에 전달하는 DDS 기술이 개발돼 발전하면서 화장품에서도 성분을 전달하는 TDDS(Trans-DDS) 기술 개발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사진=셀아이콘랩

셀아이콘랩 관계자는 “현재 국내 화장품 시장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정체기’라고 할 수 있다”면서 “매출도 정체기이지만, 새로운 기술과 효과, 성분 역시 정체 되어 있는 상태로 고기능성을 표방하고 있지만 막상 사용하면 일반 제품과 큰 차이가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전했다.

또한 “세정제, 각질제거제, 보습제(수분증발을 차단하는), 자외선차단제를 제외하고 모든 화장품은 특정 성분이 진피에 전달되어야 그 효과를 낼 수 있다”면서 “최근 이러한 흡수율을 높이는 동시에 정확한 타깃으로 특정 피부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기술들이 개발되며 화장품 시장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화장품 연구소 일각에서는 진피전달기술이 다양한 방법으로 개발되고 상용화되고 있지만 안전성 문제는 계속해 검증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상용화된 타깃팅 기술 적용 화장품들은 아직 일시적인 효과를 바로 보여주기 어려운 수준”이라면서 “꾸준히 오래 사용해야 하는 단점들이 있어 이에 대한 연구 개발에 발전이 있어야 대중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추가적인 연구개발 노력 필요성을 언급했다.


관련기사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