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기술통' 장덕현 취임 6개월... 삼성전기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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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기술통' 장덕현 취임 6개월... 삼성전기의 변화
  • 유경표 기자
  • 승인 2022.06.24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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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 개발 이끈 반도체 전문가
'SoC' 넘어 'SoS' 개념 제시... 패러다임 변화 선도
단일 기판 위에 반도체칩 적층 후 미세 배선 연결
'플랫폼 기판' 앞세워 하이앤드급 제품 라인업 확대
취임 후 기회 있을 때마다 '압도적 기술' 강조
이재용 부회장 '초격차 기술' 언급과 같은 맥락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 사진=삼성전기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 사진=삼성전기

“당분간 어려운 경영환경이 예상되지만, 어둠이 깊을수록 새벽은 가깝게 온다.”

반도체 개발 전문가인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이 최근 임직원 소통행사 ‘썰톡’에서 밝힌 메시지는 간결하지만 분명했다. 그는 "불황이 왔다는 것은 경기회복도 곧 온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다가올 미래는 삼성전기 기술이 꼭 필요한 시대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장 사장은 우리나라의 미래 먹거리로 서버, 로봇, 메타버스, 전장, 환경 등 5가지 사업을 제시하면서, 삼성전기의 시대적 역할을 강조했다. 삼성전기가 시장에 공급 중인 핵심 부품들이 위 5대 사업의 성공을 담보할 것이란 설명이다.

삼성전기의 주력 포트폴리오는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와 반도체 기판, 카메라 모듈 부문이다. 세가지 모두 위 5대 사업과 깊숙이 연결돼 있다. 위 5대 사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선 이들 부품군의 안정적 공급과 효율 개선이 전제돼야 한다.

장 사장은 "삼성전기의 3대 사업은 이들 미래 5대 사업을 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요소들"이라며, ”압도적 기술력을 보유한 1등 테크(Tech) 기업으로의 전진"을 강조했다. 

그의 발언은 의미심장하다. 삼성전기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2조6168억원, 영업이익 410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4%, 영업이익은 15% 올랐고, 전분기 대비로도 각각 8%, 30% 증가한 ‘호실적’을 달성했다. 

그러나 삼성전기 미래를 낙관적으로 보기엔 여건이 좋지 않다. 최근 세계 경제 전반에 ‘퍼펙트스톰(총체적 위기)’의 먹구름이 드리우면서 경영상황은 급변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고강도 긴축에 나서면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재현을 우려하는 전문가들이 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글로벌 공급 사슬 불안정 등도 악재로 작용 중이다. 우리 내부로 눈을 돌리면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이른바 '3고(高)'가 현실화되면서 대내외 경영환경에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

반도체 기판. 사진=삼성전기
반도체 기판 이미지. 사진=삼성전기

 

장 사장, '패키지 기판' 대규모 투자
플랫폼 기판 'SoS' 개념 제시 

장 사장이 지난해 12월 취임한 이후 줄곧 강조해온 것은 ‘기술’이다. 지난주 열흘이 넘는 긴 유럽 출장 후 한국 땅을 밟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기술"이라며 소회를 밝힌 사실과 맥락이 같다. 

그는 ▲미래기술 로드맵 설정 ▲경쟁사를 능가하며 미래를 선도하는 기술 구현 ▲핵심 부품 내재화의 세 가지를 초일류 부품회사로 진화하기 위한 필수요건으로 꼽았다. 그러면서 거듭 "압도적인 기술력 보유"를 강조했다. 

여기에는 반도체 분야 기술리더십을 갖춘 장 사장만의 경영비전이 반영돼 있다는 평가다. 장 사장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솔루션(Solution)개발실장, 시스템(System) LSI사업부 LSI개발실장, SOC개발실장, 센서(Sensor)사업팀장 등을 두루 역임한 ‘기술통’이다.

삼성전기는 장 사장이 방향타를 잡은 6개월여 간 고부가가치 제품군 위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면서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차세대 패키지 기판인 FC-BGA(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 투자를 크게 늘리고 있다. FC-BGA는 반도체 패키지 기판 중 미세회로 구현, 대면적화, 층수 확대 등에서 기술난이도가 높다. 고집적 패키지 기판으로, 고성능 및 고밀도 회로 연결을 요구하는 CPU(중앙처리장치), GPU(그래픽 처리장치)에 주로 사용된다. 

모바일에 탑재되는 패키지 기판을 아파트에 비유한다면, 서버와 같은 하이엔드급은 100층 이상의 초고층 빌딩을 짓는 것과 같다. 매우 높은 기술력과 장기간에 걸친 설계 및 양산 노하우가 필요해 후발업체 진입이 어렵다. 삼성전기가 '초격차' 기술력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는 분야라고 할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프리스마크에 따르면, 반도체 패키지 기판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122억 달러(약 15조원)에 이른다. 이 중 FC-BGA가 차지하는 비중은 57억 달러(약 7조원)로 거의 절반에 달하며, 향후 5년간 연평균 11%의 견고한 성장이 기대된다. 

글로벌 시장에서 2026년까지 FC-BGA 수급이 빠듯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기는 반도체 패키지 기판 공장 증축 및 생산 설비 구축을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국내 최초로 서버용 패키지 기판을 연내 양산하는 등 서버, 네트워크, 전장용 하이엔드급 제품 라인업을 확대해 글로벌 3강 입지를 다진다는 전략이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국내 부산·세종 사업장과 해외 베트남 생산법인 등에 약 3000억원의 추가 투자를 진행키로 했다. 올해 초 투자금을 더하면 패키지 기판 공장 증설에만 무려 1조 6000억원을 쏟아붓는 셈이다. 

장 사장은 글로벌 경쟁사 대비 초격차 기술 확보를 위해 'SoS(System on Substrates)' 개념을 제시했다. 새로운 개념인 SoS는 여러 개의 반도체 칩을 하나의 기판 위에 올린 뒤(적층) 미세한 재배선 기술로 연결, 뛰어난 내구성을 지닌 고성능 반도체를 제조하는데 목적이 있다.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사업부 SOC개발실장 경험이 녹아든 위 개념이 제품 개발에 본격 반영된다면, 패키지 기판 부문에서 확실한 초격차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장 사장은 올해 3월 삼성전기 정기 주주총회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FC-BGA, BGA, 또는 반도체기판을 이제는 서브스트레이트(Substrate)라고 표현한다”며 “모든 시스템을 통합하는 플랫폼이 될 가능성이 있어 SoS라는 이름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패키지 기판이 새로운 패러다임을 맞고 있다"며 "이런 패러다임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서버나 네트워크, 하이엔드 PC 중심으로 상당히 많은 고객의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예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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