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해외 돌풍 이유 있었네"... 첨단기능 무장한 기아 'EV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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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해외 돌풍 이유 있었네"... 첨단기능 무장한 기아 'EV6'
  • 노경민 기자
  • 승인 2022.06.28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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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6, 각종 해외 어워드 수상
올해 5월까지 2만1383대 판매
디자인·실내공간·편의사양 강점
정숙성 등 주행성능 만족스러워
넓은 실내공간 제공, 패밀리카 적합
일부 첨단사양, 기능 보완 필요
사진=시장경제신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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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자동차 브랜드 최초 '유럽 올해의 차' 수상. 유럽 신차 안전성 평가 프로그램 '유로 NCAP'에서 최고 등급 별 다섯 개 획득. 영국 자동차 전문지 오토카 주관 '2022 오토카 어워즈'에서 '최고의 전기차' 수상.

기아의 전기차 EV6가 이룬 쾌거다. 혁신적 디자인과 넓은 실내공간, 최첨단 편의사양에 각국의 자동차 전문기자와 소비자 평가단은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런 분위기를 증명하듯 지난해 8월 출시된 EV6는 올해 5월까지 총 2만1383대가 팔렸다. 코로나 여파로 인한 반도체 수급 문제만 없었다면 판매량은 더 큰 폭의 상승곡선을 그렸을 것이다. 

사진=시장경제신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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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6에 대한 외부 평가는 익히 들었으니 이제는 실제 차량을 몰고 자세히 살펴볼 차례. EV6 GT-Line 크기는 전장 4695mm, 전폭 1890mm로 기본 모델(전장 4680mm, 전폭 1880mm)보다 살짝 크다. 전고와 휠베이스는 각각 1550mm, 2900mm로 같다. 배터리 용량은 77.4kWh, 모터 최고 출력은 239kW, 325ps에 달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 까지 도달하는데는 5초가 걸리지 않는다.

우선 전기차에 있어 가장 중요한 '주행 가능 거리'를 짚어보면, EV6의 실주행거리는 제원보다 높은듯 하다. EV6 롱레인지 GT-Line 차량을 이틀 간 시승하며 서울 잠실에서 강원도 홍천까지 약 130km 코스를 왕복했다. 4WD, 20인치 휠이 적용된 해당 모델의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제원상 403km이다. 시승 기간 총 300여km에 걸쳐 도심과 국도, 고속도로를 골고루 달린 후 계기판에 표시된 배터리 잔량은 140km를 더 달릴 수 있을 만큼 넉넉했다.

사진=시장경제신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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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6 외관은 미래지향적이면서도 독창적인 디자인이 인상 깊다. 심플, 미니멀을 추구하는 타사의 전기차와 달리 EV6는 볼륨감 있는 라인이 압권이다. 사선으로 떨어지는 루프라인과 솟아오르는 리어 램프 라인이 눈길을 끈다. 

주간주행등은 전자 픽셀에서 영감을 받은 무빙 라이트 패턴을 적용해 고급스러움을 준다. 전면 하단에 위치한 공기흡입구는 차량이 넓게 보이는 시각적 효과를 주는 동시에 하이테크 이미지를 강조한다. 공기흡입구를 통해 바닥으로 공기가 흘러 공기저항을 최소화하는 효과도 있다. 후드에서 스포일러까지 예리하게 흐르는 라인과 끝이 살짝 올라간 스포일러에 적용된 리어램프는 세련미를 더한다. 리어 LED 클러스터는 조명이라는 본연의 역할 뿐 아니라 빛으로 독특한 패턴을 형상화하며 EV6의 존재감을 드러낸다.

사진=시장경제신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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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역시 차별화된 공간성을 제공, 한 눈에 넓다는 느낌을 준다. 넓게 펼쳐진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가 장착된 대시보드는 확장감을 극대화했다.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는 운전자 편의에 초점을 맞췄다. 운전자 전면에는 계기판이 위치하고, 센터콘솔에는 내비게이션 등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표시된다. 스티어링휠에 장착된 일부 버튼을 제외하면 모두 햅틱 기술을 활용한 터치식이다. 대시보드 하단의 가니쉬는 차량을 더욱 넓어 보이게 하며 개방감을 준다. 

사진=시장경제신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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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식 트렁크는 490L 사이즈로 허리를 많이 굽히지 않아도 짐을 싣고 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시트 폴딩시 트렁크 용량은 1300L로 늘어난다. EV6에는 덮개가 장착된 프렁크(적재 용량 20L)도 마련돼 있어 작은 짐들을 넣기에 용이하다.

사진=시장경제신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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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에 앉으면 스웨이드 재질의 GT-Line 전용 시트가 몸을 감싼다. 편안하면서도 부드러운 느낌이다. 다만 요추 지지대가 앞뒤로 조절될 뿐 상하로 움직이지 않는 부분은 아쉽다. 승차감은 무난하게 부드러우면서도 말랑말랑한 느낌이다. 뒷좌석은 도로 상태에 따라 통통 튀는 느낌이 있다. 스티어링휠의 응답성은 편안하지만 조금 가벼운 느낌이다.

정숙성은 전기차의 장점을 제대로 구현했다. 외부 소음 차단력도 우수했고 고속 주행 시 풍절음도 크게 들리지 않았다. 액티브 사운드의 경우 스타일리시, 다이내믹, 사이버 등 총 3가지 메뉴를 선택할 수 있는데 음색이 인위적이라 개개인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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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는 회생제동 시스템과 조합을 이뤄 즉각적인 반응을 보인다. EV6의 회생제동 시스템은 스티어링휠 뒤에 장착된 패들 시프트로 조작할 수 있다. 0단계부터 i-페달  모드까지 4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각 단계별 차량 반응은 크게 다르다. 0단계의 경우 내연기관 차량과 같은 느낌인데 i-페달 모드에선 '페달 주행'이 가능할 정도로 회생제동이 강하게 느껴진다. 어떤 단계를 선택하던 차량 시동을 끄면 3단계로 세팅된다.

주행성능은 만족스럽다. 전체적으로 밸런스가 잘 잡힌 느낌이다. 노면에서 올라오는 충격도 잘 걸러낸다. 매끄러운 출발은 전기차가 주는 매력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전기 모터 특유의 작동음도 거슬리지 않고 적당하다. 가속페달을 깊게 밟으면 차량은 도로에 붙어 미끄러지듯 달린다. 주행모드는 에코, 노멀, 스포츠 3단계로 선택 가능하다. 에코모드는 도심 주행에 최적화된 듯 하다. 스포츠 모드에서의 가속감은 스포츠카와 같은 느낌을 준다.

EV6는 각종 첨단 편의장치들이 대거 탑재돼 편안하면서도 안전한 주행을 돕는다. 전방 충돌방지 보조, 차로 이탈방지 보조, 지능형 속도 제한 보조, 운전자 주의 경고, 하이빔 보조,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고속도로 주행 보조 등이 기본 사양으로 적용된다.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 후방 교차 충돌방지 보조, 안전 하차 보조, 고속도로 주행 보조 2, 서라운드 뷰 모니터, 후방 주차 충돌방지 보조,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등도 선택 가능하다.

사진=시장경제신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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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선 내비게이션 기반 주행보조 기능의 경우 방향지시등을 켜면 후측방 차량 여부를 감지해 안전한 상태라 판단되면 스스로 차선을 변경한다. 다만 차선을 한 개가 아닌 두 개까지 한 번에 넘어가는 경우도 있어 운전자가 경계를 늦출 수 없다.  

특히 스티어링휠을 계속 잡고 있는 상태에서도 힘을 빼고 있으면 '운전대를 잡아주세요'라는 경고가 떠 운행 내내 스티어링휠에 약간씩 힘을 줘야 했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주행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지만 운전 중 살짝살짝 보기에는 초점이 맞지 않아 아른거리는 듯한 느낌이 거슬렸다.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는 상당히 정확해 초보 운전자들에게 매우 유용할 듯 하다. 반면 차량 움직임이 너무 느려 주차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점은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동작 버튼이 모두 터치식이다 보니 버튼을 잘못 누르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발생했다. 운전 중 스티어링휠 열선이 자꾸 켜지는 현상도 옥의 티이다. 공조장치 연동을 꺼놔도 열선이 켜지는데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이런 아쉬움에도 EV6는 장점이 훨씬 많은 기아의 대표 전기차이다. 디자인은 물론이고 주행성능, 안락함 등에서 무엇하나 빠지는 것이 없다. 전기차 시대를 맞아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편안한 차량을 고르라면 EV6가 아닐까. 물론 선택은 본인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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