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강화하는 삼성증권... 증시 불황 속 수익다각화 '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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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 강화하는 삼성증권... 증시 불황 속 수익다각화 '분주'
  • 양일국 기자
  • 승인 2022.06.1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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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상승기 채권 판매 2조원 '저력'
골드만삭스 이재현 전무 IB부문장 영입
ETN곱버스 판매 재개... "기회 찾을 것"
장석훈 사장은 1963년생으로 연세대 경제학 학사·위스콘신대 경영학 석사를 받았고 2009년 삼성증권 전략인사실장·2013년 삼성화재 인사팀 담당임원을 거쳐 2018년 삼성증권 경영지원실장, 2018년 삼성증권 대표(부사장)에 취임한 이후 ESG연구개발에 주력해왔다. 사진=삼성증권 제공
장석훈 삼성증권 사장은 1963년생으로 연세대 경제학 학사·위스콘신대 경영학 석사를 받았다. 2009년 삼성증권 전략인사실장, 2013년 삼성화재 인사팀 담당임원을 거쳤다. 2018년 삼성증권 경영지원실장, 2018년 삼성증권 대표(부사장)에 취임한 이후 ESG연구개발에 주력해왔다. 사진=삼성증권 제공

삼성증권이 증시 변동기에 수익 다각화로 출구를 모색하고 있다. 최근 해외주식 서비스와 IB부문을 강화하고 스타트업 금융지원 등 다양한 활로를 찾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증시 불황기를 타개하기 위해 '균형성장'을 모토로 수익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특히 성장 가능성이 큰 스타트업을 육성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과 행사를 운영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스타트업 투자 기회를 찾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매월 1회 '코리아 스타트업, 스케일업 데이'(KSS IR Day)를 진행하고 있다. 유니콘 기업으로 발전할 역량을 지닌 유망 스타트업에 투자할 VC·기관투자자·법인·삼성증권 SNI 고객 등 고객에게 투자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다.

이 행사는 지난해 8월부터 반도체, 환경·그린, 메타버스, 핀테크, 로보틱스 등의 테마를 주제로 매월 1회 실시되고 있다. 이 외에도 삼성증권은 범 삼성그룹 차원의 스타트업 육성사업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달 31일에는 계열사와 함께 스타트업 기업 선발 프로그램 '제3회 삼성금융 오픈컬래버레이션'의 본선 12팀을 확정하고 사업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있다. 행사는 스타트업 참가업체들과의 협력을 통해 솔루션, 사업모델을 개발하고 결과를 겨루는 대회다. 건강한 스타트업 생태계를 지원하는 것이 목표다.

본선 진출 12개사는 각 3,000만원의 시상금을 받고 현재 삼성금융 임직원과 함께 제안한 사업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있다. 오는 10월 발표회를 거쳐 최종 우승한 4개팀에는 추가로 각 1,000만원의 시상금이 지급되고 아이디어 사업화, 지분투자 등의 기회가 제공된다.

아울러 지난 1월 삼성증권은 벤처·스타트업 임직원 등 '뉴리치' 전담 영업조직 '더 SNI 센터(The SNI 센터)'를 개설하며 한발 앞서 수익다각화에 나섰다. 30억원 이상 초부유층 자산 관리에 강했던 삼성증권이 '신흥부자' 자산관리 시장으로 영역을 확장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SNI센터는 현재 기업 자금조달, 사업확장, 지분관리, 자금운용 등 기업 성장 단계별로 필요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인재개발 등 비금융분야의 컨설팅까지 제공하고 있다.

 

IB부문 공세적 강화... 수익다각화 '청신호'

이달 초 삼성증권은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 출신의 이재현 전무를 영입하고 IB부문 강화에 돌입했다. 이재현 전무는 이달 중 삼성증권에서 IB1 부문장으로 근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번 인사는 임병일 전 삼성증권 전무가 지난해 말 삼성전자 부사장으로 이동하면서 공석이 된 자리의 후임 성격이다. 이재현 전무는 골드만삭스 투자 부문에서 핵심 인재로 손꼽혔던 인재다. 골드만삭스의 자기자본(PI)으로 투자하는 골드만삭스PIA 한국 대표를 맡아 △배달의 민족 △직방 △지피클럽 등을 발굴, 투자해 큰 성과를 냈다. 이 가운데 '배달의 민족'은 20배, 2014년 투자한 대성산업가스가 2017년 MBK파트너스에 팔리면서 2.7배의 수익을 냈다.

이재현 전무는 인수합병(M&A) 자문 경력도 가지고 있다. BNP파리바증권 IB부문에 몸담으며 이랜드그룹의 킴스클럽 매각 건을 자문했다. 이재현 전무는 앞으로 삼성증권 내에서 기업공개(IPO) 주관, 회사채 발행, 인수합병(M&A) 자문 등 IB 영역을 총괄할 예정이다. IB1 부문은 산하에 기업금융1본부(IPO), 기업금융2본부(커버리지·DCM·M&A), 투자금융본부를 두고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12월부터 IB부문을 재정비해왔다. 기존 IB사업부를 기업공개(IPO), 채권발행(DCM), M&A 등 전통적 IB업무를 담당하는 'IB1 부문'과 대체투자·투자금융·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등을 담당할 'IB2 부문'으로 나누고 산하 각 3개의 본부를 두는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올해 1분기 삼성증권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IB1 부문은 산하에 기업금융1본부(IPO), 기업금융2본부(커버리지·DCM·M&A), 투자금융본부를 두고 있다. IB2 부문은 산하에 대체투자본부, 부동산PF본부, 프로젝트금융본부를 두고 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골드만삭스가 글로벌 차원의 투자전략을 바꾸면서 결과적으로 좋은 인재를 잃은 셈"이라면서 "삼성증권 입장에서는 이번 영입으로 업계 내 입지를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일반 채권 판매 2조 돌파... "위기를 기회로"

금리 상승으로 증시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삼성증권의 5월 말 기준 일반 채권 판매 규모는 2조원을 넘어섰다.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7% 증가한 수치다. 금리 상승이 기회가 된 셈이다. 이미 발행돼 시장에서 거래되는 채권을 낮은 가격에 매수하면 매매차익을 기대할 수 있고, 새로 발행되는 채권은 발행 금리가 높아져 이자수익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높은 이자수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은 은행·금융지주사가 발행한 신종자본증권과 일반 회사채로, 절세를 노리는 투자자들은 저쿠폰 국채로 몰리는 추세다. 올해 은행·금융지주사가 발행한 신종자본증권 금리는 세전 연 4%대 중후반에 달했는데, 지난 5월 3일 발행된 신종자본증권의 발행금리는 세전 연 4.5%대, 5월 10일 발행된 신종자본증권은 발행금리 기준, 세전 연 5.2%대를 기록했다.

은행·금융지주사 신종자본증권은 발행사에 위기가 발생할 경우 원금 상각 또는 이자 미지급 등의 이슈가 발생할 수 있지만, 업계에서는 대형 금융사의 경우 파산의 위험은 적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일반 기업이 발행하는 회사채 역시 금리 상승 영향으로 수익률이 높아졌다. 

9일 기준으로 롯데하이마트가 발행한 '롯데하이마트7'(AA-) 채권의 경우 만기 1년에 개인 은행환산수익률은 세전 연 3.2%에 달했다. 신종자본증권과 회사채 모두 이자지급주기는 일반적으로 3개월로 짧은 것도 장점이다. 현재 삼성증권은 신종자본증권, 일반사채, 국채 모두 공식 앱 '엠팝(mPOP)'에서 매수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이 외에도 삼성증권은 한국거래소에 조만간 '인버스 2X 천연가스 선물 ETN' 재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천연가스 가격이 하락하면 2배의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상품으로, 지난달 9일에 상장폐지된 ETN과 동일한 구조다. 기존 '삼성 인버스 2X 천연가스 선물 ETN B'는 지난달 5일 주당 955원에 거래를 마쳐 한국거래소의 ETN 조기 청산사유를 충족해 상폐된 바 있다.

삼성증권은 기존처럼 미국 신용평가사 S&P가 산정하는 토털리턴 지수(DJCI Natural Gas 2X Inverse TR)를 기초자산으로 하고 상장원본액과 주당 발행가액을 각각 200억원, 2만 원으로 해 심사를 신청할 계획이다. 삼성증권은 지난달 상폐로 '인버스 2X'와 '레버리지' 천연가스 선물 ETN이 양방향 모두 있는 한국투자증권이나 신한금융투자 등과 달리 천연가스 가격이 상승하면 2배의 수익을 거두는 레버리지 상품만 거래되는 상황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ETN의 순자산총액은 11조1,496억원 규모로 1년 전보다 60% 늘어나며 처음으로 11조원을 돌파했다. 삼성증권이 재상장 시킬 상품이 속한 '해외 레버리지·인버스' 유형은 '국내 주식'에 이어 ETN 시장에서 2번째로 큰 규모를 기록하고 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상반기에 제공한 세계 최초 '미국 주식 주간 거래' 서비스 등 다양한 혁신 서비스를 하반기에도 선제적으로 제시함으로써 자산관리 강자 위치를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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