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경초대석] "외식업자 118명 지방선거 당선... 단결된 힘 보여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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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경초대석] "외식업자 118명 지방선거 당선... 단결된 힘 보여줄 것"
  • 김흥수 기자
  • 승인 2022.06.1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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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식업중앙회 전강식 회장 인터뷰
물가인상 주범은 최저임금, 외식업자 탓 아냐
이번 지방선거에서 '외식업자들의 힘' 증명
"외식업자들이 힘 가지려면 바닥부터 다져야"
정부가 보듬지 못하는 소외계층 봉사활동 희망
한국외식업중앙회 전강식 회장. 사진=시장경제DB
한국외식업중앙회 전강식 회장. 사진=시장경제DB

지난 2년간 코로나의 긴 터널은 자영업자들에게 악몽과도 같은 시간이었다. 외식업종에 종사하는 자영업자들의 고통은 다른 어느 업종보다 심각했다. 게다가 최저임금 인상과 코로나 후유증의 여파로 치솟는 물가는 외식 자영업자들에게 숨 돌릴 틈도 주지 않고 고통을 가중시켰다.

이런 와중에 한국외식업중앙회는 지난 6·1 지방선거에서 회원 118명을 당선자로 배출하는 기염을 토해냈다. 국내 최대 이해단체 중 하나인 한국외식업중앙회 전강식 회장을 만났다. 

- 지난 해 7월 27대 중앙회장으로 취임했다. 간단한 자기 소개를 해 달라

“ 1983년 ㈜동해상사를 개업하고 지금까지 38년여 동안 업소(일식집)를 운영해왔다. 2009년 한국외식업중앙회 서초지회장을 역임해 2021년 4월까지 3선을 연임했으며, 중앙회 부회장, 중앙교육원장을 맡아 중앙회 주요 요직을 두루 맡아왔다.

현재는 판교에서 ‘오감흑돈’이라는 고깃집을 운영하고 있다. 2021년 10월13일 ‘코로나19 일상회복지원위원회’ 자치안전 분과위원으로 위촉돼 활동하고 있다”

- 정부의 코로나 피해 자영업자 대책에 대한 외식업계의 입장은 어떤가

“소급적용 등 코로나 피해에 대한 손실보상 문제 때문에 애로사항이 많다. 문재인 정부에서 전국민 재난지원금으로 수십조원을 뿌렸다. 공무원들에게도 100만원씩이라는 공돈을 퍼줬다.

공무원들이 무슨 피해를 입었다고 재난지원금을 주나? 선거가 있으면 정치인들 눈에는 표만 보이기 마련이다. 돈을 주고 표를 사는 매표행위를 한 것 아닌가? 그 와중에 자영업자들의 피눈물은 관심밖의 일이 돼버렸다.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 자영업자의 손실보상을 현실화하겠다고 약속했다. 대통령이 되셨으니 약속을 지켜달라는 것 뿐이다. 정부가 자영업자들의 재산권을 침해했으니 그만큼 보상을 해 달라는 것이다. 지금까지 대통령의 언행으로 보면 자영업자와의 약속을 충분히 지켜주시리라 믿는다”

한국외식업중앙회 전강식 회장. 사진=시장경제DB
한국외식업중앙회 전강식 회장. 사진=시장경제DB

- 코로나 후유증으로 인해 물가가 많이 치솟고 있다.

“직장인들은 우스갯소리로 월급 빼고 모든 것이 다 올랐다고 하더라.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의 물가상승율을 기록하고 있다. 정부나 언론은 물가인상을 언급할 때 음식값 얘기를 먼저 꺼낸다.

얼마 전 국무총리와의 간담회에서 음식값 인상된 것 언급하지 말아 달라고 얘기했다. 외식업자들이 물가인상의 주범으로 비쳐질 수 있다. 외식업자들이라고 특별한 재주가 있는 것도 아니고 지난 4년간 최저임금 오른 것만 무려 42%에 달한다. 우리도 어쩔 수 없이 음식값을 올릴 수 밖에 없다.

정부가 이럴 때 사용하기 위해 물자를 비축하고 있는 것 아닌가? 정부가 비축물자 풀어서 물가를 안정시키는데 중점을 둬 달라고 요청했다.”

- 지난 6·1 지방선거에서 외식업중앙회원들이 상당히 많이 당선됐다

“우리 외식업자들은 과거에는 정책결정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 선거가 끝난 후 중앙회 차원에서 집계해 보니 기초단체장 4명을 포함해 모두 118명이 당선됐다. 역대 선거에서 당선된 외식인은 기껏해야 10명 안팎이다.

선거를 앞두고 전국을 다니면서 외식업자들이 힘을 가지려면 바닥부터 다져야 한다고 회원들을 설득했다. 외식업자들에게는 법을 다루는 국회도 중요하지만 기초자치단체도 중요하다. 국회와 지자체가 할 수 있는 일이 다르기 때문이다. 외식업자들이 힘을 가지려면 기초자치단체부터 시작해야 한다. 기초를 든든하게 해야 한다.

이번 선거를 앞두고 지회 회장들과 교수들 위주로 정책자문단을 구성했고 이번에 정책자문단이 큰 역할을 했다. 현직회장 입장에서 외식인들의 정치참여를 어떻게 올바로 이끌어 갈지에 대한 고민이 많다”

한국외식업중앙회 전강식 회장. 사진=시장경제DB
한국외식업중앙회 전강식 회장. 사진=시장경제DB

- 오는 7월 내년 최저임금 결정을 앞두고 있다

“최저임금이 또 인상된다면 이는 심각한 일이 될 것이다. 외식업자들은 최저임금 인상에 반대할 수 밖에 없다. 외식업중앙회 산하 연구소에 최저임금에 대한 각종 통계를 뽑아보라고 지시했다. 무조건 반대가 아니라 정부와 노동계를 설득하면서 가야 한다. 최저임금 동결과 함께 업종별·지역별 차등화에 대한 타당성을 입증해야 한다.

이를 위해 외식업중앙회 정책국에서 여러 가지 준비를 하고 있다. 국회에 진출해 있는 다수의 노동계 출신 의원들이 국회에서 임금인상에 힘을 실어준다. 이번 지방선거에 외식인들이 대거 진출한 이유 중 하나도 국회의원들을 움직이기 위함이다. 국회의원을 움직이려면 그들의 지역구에서 외식인들이 힘을 가져야 한다”

- 지난 5월 13일 산업포장을 수여했다

“‘제 21회 식품안전의 날’ 행사에서 식품안전 관리유공으로 산업포장을 수상했다. 외식업계 코로나 확산방지를 위해 정부부처 및 관련단체와 협력해 ‘방역물품 지원’, ‘예방접종 독려’ 등 다양한 활동과 식품위생관리 자율지도를 통해 외식업소 식품위생수준을 향상시킨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외에도 ‘코로나19 일상회복지원위원회’ 자치분과 위원으로 위촉돼 외식자영업계를 대표해 철저한 손실보상을 받을 수 있는 대정부활동에 많은 역할을 했다. 특히 연 매출액 10억원이라는 손실보상 상한선을 30억원으로 올린 것을 큰 성과로 생각한다”

한국외식업중앙회 전강식 회장. 사진=시장경제DB
한국외식업중앙회 전강식 회장. 사진=시장경제DB

- 배민 등 음식배달 플랫폼 때문에 외식업자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배달플랫폼은 가만히 앉아서 시스템만 연결해 주며 외식업 마진의 35%를 떼 간다. 땀한방울 안 흘리면서 돈을 버는 불한당들이다. 플랫폼이라는 공간속에 외식업자들을 가두어 두고 경쟁을 붙이면서 자기들의 배를 불린다.

외식업자들도 살아남기 위해서는 음식값을 올리거나 고기를 한 두점이라도 덜 집어넣으면서 적정한 마진을 남겨야 한다. 부담은 모두 소비자의 몫이다. 플랫폼끼리 경쟁을 하느라 배달비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갔다.

그 와중에 외식업자들의 고통은 두배, 세배로 늘어난다.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격이다.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소비자가 배달비를 전액 부담하게 해야 한다.

플랫폼 수수료 떼고 배달비 떼고 나면 자장면 한 그릇에 만원 받아도 남는게 없다. 국회에서 플랫폼의 공정한 경쟁을 유도하는 법이 만들어져야 한다”

- 중앙회장으로서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역대 중앙회장들이 실질적으로 음식점 경영을 하지 않는 ‘명의’만 사장인 사람들이 많았다. 자신이 직접 현장에서 서빙도 하고 음식도 만들어봐야 한다. 사람은 처한 위치에 따라 사정이 달라지고 생각도 달라지기 마련이다.

외식업중앙회는 권력이 회장에 집중돼 있다. 이걸 개선해서 회장은 대외업무만 하고 내부는 실무진에 의해 조직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만들려고 한다. 외식업중앙회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이해단체이다. 투명한 조직운영을 위해 많은 방안을 만들고 있다. 조직개선이 어렵더라도 지금 해야 한다면 힘들어도 해야 한다. 그래야 일이 된다. 시간이 지나게 되면 못하게 된다.

가난한 농부의 집에서 태어나 어렵게 자랐다. 그래서인지 모르겠지만 사회공헌에 관심이 많아 회장에 취임하고 ‘행복한 한끼 사랑나눔’이라는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정부에서 챙기지 못하는 소외계층을 위한 봉사활동이다. 우리 사회 곳곳에서 소리없이 봉사활동하는 외식업자들이 많다. 중앙회에서는 그런 분들을 조금만 지원해 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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