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요람 된 KB금융... 7년간 177개사 육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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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요람 된 KB금융... 7년간 177개사 육성
  • 심준선 기자
  • 승인 2022.06.08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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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적 제휴 건수 228건
누적 투자 규모는 1077억원
"해외 액셀러레이터와 교류하고 현지 업체들과 협업토록 도울 것"
올해 4월 기준 KB스타터스 육성 현황. KB이노베이션허브 홈페이지 소개자료 캡쳐 이미지. 사진=KB금융 제공

KB금융그룹이 스타트업의 요람이 되고 있다.

KB금융은 지난달 KB스타터스에 소속될 스타트업 21개사를 선정했다. 올해 총 50여개의 스타트업을 발굴할 예정이다. 현재 KB스타터스는 총 177개사다. 누적 제휴 건수는 228건, 누적 투자 규모는 1,077억원이다.

KB금융은 2020년 7월부터 KB이노베이션허브를 통해 상·하반기로 나눠 스타트업을 공개 선발했다. KB금융은 선발된 스타트업을 KB스타터스라는 이름으로 집중 육성했다. KB스타터스에는 △KB금융 계열사와 협업 기회 △전문가 경영컨설팅 △투자 유치 △글로벌 진출 △채용 지원 등 경영지원이 제공된다.

처음부터 KB금융은 지금과 같은 규모로 투자하지 않았다. 2015년은 15개 업체로 시작했다. 투자 규모도 15억원이었다. 7년 사이 투자 업체와 규모 모두 비약적으로 증가한 것이다.

2015년 무렵은 토스와 같은 핀테크 스타트업이 언번들링을 확산하던 시기다. 빠르게 변화하는 금융 환경에서 KB금융은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2016년 말 KB이노베이션허브를 조직했다. 스타트업들의 혁신 기술을 품어 새롭게 진화하고자 한 것이다.

KB금융의 투자 성과는 점점 가시화됐다. 플라이하이와 애자일소다는 2019년 '10-10클럽'을 달성하며 두각을 드러냈다. '10-10클럽'은 KB금융 계열사로부터 10건 이상의 제휴와 10억원 이상의 투자유치를 달성한 스타트업을 말한다. 플라이하이는 모바일 기반 문서 자동화 서비스를 제공한다. 애자일소다는 기업의 다양한 업무에 필요한 의사결정 최적화 프로세스 자동화를 지원한다. 특히 애자일소다는 2020년 포스코의 제강 과정에 인공지능(AI)를 도입해 철강 성분 최적화를 성공해 주목을 받았다.

2016년에 KB스타터스로 합류해 12번째로 글로벌 유니콘(기업가지 1조원) 기업이 된 '센드버드'도 성공 사례로 꼽힌다. 센드버드는 지난해 4월 총 1억달러(1,153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센드버드는 채팅 API를 판매하는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B2B(기업간 거래) 스타트업이다.

고미코퍼레이션, 에너지엑스, 원투씨엠, 째깍악어, 플랫포스, 한국축산데이터 등 6개 스타트업은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운영하는 아기유니콘과 미래유니콘 사업에 선정됐다.

이렇듯 KB이노베이션허브는 스타트업의 요람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평이다. 우수한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제휴·투자를 적극적으로 지원해 스타트업이 스케일을 키울 수 있게 적극적으로 돕는다. 나아가 해외로 협력 네트워크를 확대하며 우수 스타트업에 보다 체계적이고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

이를 위해 KB금융은 2020년 말 스타트업에 더욱 투자 시스템도 개편했다. 투자 진행 절차를 간소화하고 실무진에게 결정권을 부여했다. 현재 KB금융은 각 사업부가 10억원 미만 금액에 대해서는 별도 보고 없이 자유롭게 인수합병(M&A)나 전략적투자(SI) 등을 추진할 수 있다.

KB금융 고위 관계자는 "직원들에게 회사가 어떻게 발전할 수 있을지 물어보면 모두가 M&A를 해야한다고 똑같이 말한다"면서도 "각 부서에서 자금을 집행하려 해도 내부 설득이나 이사회 등을 거쳐야하기 때문에 비효율적이라 각 조직마다 적절한 권한과 책임을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KB금융은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도 적극적으로 돕는다. 스타트업이 초기부터 해외시장에 진출하고 자금을 유치해야 유니콘이 되기 쉽다는 KB금융의 전략 때문이다.

조영서 DT전략본부장 겸 KB금융지주 디지털플랫폼총괄은 "올해 동남아시아에 기지를 세워 해외 액셀러레이터와 교류하고 현지 업체들과 협업하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2020년 10월 KB금융은 서울산업진흥원과 MOU(업무협약)을 통해 스타트업들의 글로벌 진출과 투자유치 협력을 지원한 바 있다. 협약을 통해 KB이노베이션허브와 서울산업진흥원 산하 스타트업 투자유치 지원기관 '인베스트서울센터'는 핀테크·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스타트업을 지원했다. 코트라 등 유관기관 네트워크를 활용해 해외 투자설명회(IR)와 박람회 참여도 지원했다.

아울러 KB금융은 스타트업의 성지가 된 서울 강남구에 KB이노베이션허브 협업 공간을 마련해 지원했다. 또한 새로 떠오르는 성지인 서울 관악구에도 지난해 5월 서울대와 MOU를 맺어 관악 KB이노베이션허브를 개관했다.

강남 KB이노베이션허브는 전체 320평 규모로 10~20명 규모의 스타트업 7개사가 동시에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이다. 관악 KB이노베이션허브는 8~10인 규모의 스타트업 7개사가 사용하는 독립 공간으로 구축됐다. 해당 공간은 KB스타터스가 되면 받을 수 있는 혜택이다. 단 입주를 원하는 스타트업에게는 최대 1년간 연구개발(R&D) 공간으로 제공된다.

이 밖에도 KB금융은 지난 3월 중기부 산하 창업진흥원(창진원)과 MOU를 통해 '스타(Star) 프로그램'을 론칭해 스타트업을 지원했다. 스타 프로그램은 창진원의 '창업도약패키지-대기업 협업 프로그램'과 KB스타터스의 혜택을 함께 제공하는 제도다. 선정된 스타트업은 KB금융과 창진원과의 협업을 통해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성장 단계별 스케일업 프로그램을 통한 속도감 있는 경영지원을 받는다.

KB금융 관계자는 "혁신 기업 지원은 미래에 대한 투자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스타트업에 더 많은 성장 기회를 제공하고자 업체 발굴과 투자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앞으로도 계열사별 투자는 물론 스타트업 투자를 위해 조성된 그룹 차원의 펀드를 통해 혁신 기술 플랫폼 기업에 투자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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