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에 맞서자"... 신한·하나銀, 금융플랫폼 초혁신 '사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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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에 맞서자"... 신한·하나銀, 금융플랫폼 초혁신 '사활'
  • 문혜원 기자
  • 승인 2022.05.27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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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앱' 서비스 위해 기능 통·폐합 돌입
대형 유통사와 협업, 생활경제금융 강화
MZ세대 겨냥 상품 출시... 마케팅 강화 불사
하나은행 본사 전경, 신한은행 본사 전경. 사진=시장경제DB
하나은행 본사 전경, 신한은행 본사 전경. 사진=시장경제 DB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이 빅테크와 맞설 생태계 구축에 사활을 걸고 있다. 차세대 모바일뱅킹 앱 개발과 기능 고도화에 열을 올리는가 하면 유통업계와의 협업을 통해 생활금융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래 고객인 MZ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 공략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신한·하나은행이 앞다퉈 비금융서비스를 추진 중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은행산업은 저성장 국면의 장기화로 접어들었다. 이익 감소로 이어지는 경영 위축을 선제적으로 방지하기 위해 미래수익 모델을 모색하는 양상이다. 

슈퍼앱(Super App)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은행권은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에 여러 기능을 담은 '원 앱'을 위해 각종 서비스를 통·폐합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모바일뱅킹 신한쏠(SOL) 새 단장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프로젝트는 고객 중심 전면 개편에 초점을 뒀다. 지난해 10월 말부터 사업에 시동을 걸었다. 차별화된 신규 콘텐츠와 인공지능·데이터·블록체인 기반 신기술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구상이다. 향후 쏠(SOL)이 개편되면 은행 기본 거래(계좌이체·송금 등)는 물론 보험·증권 등 비금융서비스 기능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제공할 가능성이 크다.

하나은행도 모바일뱅킹 앱 개편을 시도 중이다. 하나은행은 하나원큐 앱 개선을 위한 태스크포스팀(TFT)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하나원큐 앱 UX 디자인 컨설팅에 착수했다. UX 디자인 컨설팅은 하나원큐 앱 개편의 사전 작업이다. 하나은행은 UX 디자인 컨설팅을 수행한 후 올해 안으로 하나원큐 전면 개편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유통업계와 제휴를 맺는 등 영역 확장 경쟁에도 불이 붙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GS25, 올해는 GS더프레시 내 마트점포를 선보였다. 향후 혁신 점포를 더욱 늘려나갈 방침이다. 해당 마트는 원래 하루 2000명 이상 고객이 찾는 대형마트로 알려졌다. 업무 시간 방문이 어려운 2030세대 고객이 타깃이다. 고객들이 마트를 이용함과 동시에 은행 업무도 처리할 수 있다는 차원에서 이색 점포를 선보였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CU 내 디지털 점포를 낸 데 이어 편의점 혜택을 더한 Z세대(만 17세~20세) 전용 체크카드를 출시했다. 해당 편의점은 하나은행 CU마천파크점으로 전환한 뒤 매출이 약 20%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은행 점포는 편의점 내 약 12평의 공간에 마련됐다. 하나은행 스마트 셀프존에는 STM(스마트텔러머신·Smart Teller Machine)과 CD기(현금인출기·Cash Dispenser)가 각각 1대씩 설치됐다. 두 은행은 점포를 줄이는 대신 이종업계와 손을 잡고 공동점포를 열며 서로 '윈윈(win-win)'을 추진 중이다. 

MZ세대를 겨냥한 금융상품 출시와 마케팅도 이어지고 있다. 세미나, 문화공간 조성 이벤트도 한창이다. 당장 수익성은 높지 않지만 미래에 충성도가 높은 고객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빅테크와의 경쟁 측면에서 필수불가결하다고 보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신한은행은 지난 19일 미성년자 고객의 금융 거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신한 쏠(SOL) ‘Little신한(리틀신한)’ 서비스를 선보였다. ‘Little신한(리틀신한)’은 ▲미성년자 미리작성 서비스 ▲우리아이 맞춤 상품 보기 ▲아이·청소년행복바우처 ▲증여풀이 서비스 ▲신한 밈 카드 발급 등 미성년자 금융 거래에 대한 다양한 안내를 받을 수 있는 종합금융서비스다. 신한금융투자 증권연계계좌, 주택청약종합저축, 신한은행·메리츠자산운용 종합계좌 등을 신규한 미성년자 고객들을 대상으로 경품과 혜택을 제공하는 다양한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신한은행은 20대를 위한 차제 브랜드 헤이영 플랫폼을 MZ세대의 모바일 라이프에 최적화했다. 나만의 맟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이용 편의성을 고려한 롤링 방식의 메뉴를 구축했다. 또한 MZ세대의 관심이 뜨거운 재테크 정보를 담아 맞춤형 금융 콘텐츠를 연재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어린이날 100주년 이벤트'를 31일까지 진행하고 있다. 이벤트는 만 12세 이하의 자녀와 부모를 대상으로 한다. 자녀와 함께 금융교육을 시작할 수 있는 필수 3종 금융상품, 청약·적금, 증권연계계좌 중 1개 이상을 자녀 명의로 가입하면 참여 가능하다. 가입 시 ▲아이패드 프로 ▲아이폰 SE ▲에어팟 3세대 등을 제공하는 다양한 경품 이벤트를 진행한다. 하나원큐 모바일 앱 이벤트 페이지를 통해 응모한 고객 1만명에게 최대 연 5.5%까지 가입이 가능한 ‘내맘적금’ 금리우대쿠폰을 제공한다. 아이통장 관련 필수 서류를 지참해 가까운 영업점에서 상품가입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

어린이대상 용돈 모으기 프로젝트 일환인 상품도 출시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8월 말 '아이부자 앱' 결제 전용 선불카드인 '아이부자 카드'를 선보였다. 아이부자 카드는 Z세대가 본인 이름의 카드로 아이부자 앱에서 모은 용돈을 사용 가능한 선불카드다. 자녀 경제 교육에 필요한 서비스도 제공한다. 부모 회원은 아이부자 앱으로 자녀 회원에게 정기적으로 용돈을 보낼 수 있다. 자녀들은 앱을 통해 용돈 관리·저축과 주식 투자도 할 수 있다. 원하는 주식을 골라 부모에게 주식 매입과 매도를 요청하는 '주식 매매 조르기'도 있다.

이밖에도 하나은행은 MZ세대 소통공간부터 전용 금융상품, 금융세미나 그리고 이벤트까지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MZ세대와 소통을 위한 체험공간인 △컬처뱅크 △클럽원 △하나드림타운 등을 구축했다. 또한 MZ세대 특성에 맞춰 게임처럼 재미있고 위젯으로 빠르게 입금할 수 있는 '하나 타이밍 적금'도 판매하고 있다. 하나원큐에서는 게임을 통해 쉽고 재미있게 투자체험을 할 수 있는 모의투자게임 ‘투자의 마블’을 운영 중이다. 최근에는 MZ세대를 대상으로 금융교육 세미나 'MZ 투자 Meet Up'을 개최하기도 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MZ세대가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편의성을 중시하는 만큼 은행들이 강력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사업 모델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라며 “특히 요즘은 빅테크와의 상생경쟁이 불가피한 만큼 은행들은 충성도 높은 미래 고객을 확보하는 전략을 중장기적으로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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