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라이프, IT회계전산 통합 오픈... "디지털 새판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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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라이프, IT회계전산 통합 오픈... "디지털 새판 속도"
  • 문혜원 기자
  • 승인 2022.05.25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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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분석에 용이한 형태로 재설계
'신한큐브온' 중심 디지털 채널 고도화
IFRS17 선제적 대비...HR 통합은 아직
“새 노조 집행부 결성, 임금협상 조만간 논의”
성대규 신한라이프 사장, 신한라이프 본사 전경. 사진=시장경제DB
성대규 신한라이프 사장, 신한라이프 본사 전경. 사진=시장경제 DB

신한라이프의 물리적 결합작업인 IT·회계 통합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빨라진 시스템을 통해 디지털 새판 짜기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신한라이프는 지난주 주말(20일~22일) 동안 IT전산통합 과정을 마치고 당일 새 IT전산시스템을 오픈했다. 지난해 7월 신한생명·오렌지라이프 통합 후 11개월 만이다. 현재 통합 전산망이 오픈돼 오전 8시 이후부터 정상적인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앞서 지난해 7월 1일 출범한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통합법인 '신한라이프'는 당초 올해 2월을 목표로 IT 전산시스템 통합을 진행해 왔다. 하지만 통합 후 내부 문제로 목표보다 약 3개월 작업이 미뤄졌다. 작업이 미뤄진 배경은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전산 통합 시스템 완결성을 높이기 위함이다.

신한라이프는 IT통합을 위해 LG CNS와 함께 대규모 전산 작업을 진행했다. 순차적으로 전산통합을 진행하면서 지난 20일과 23일 일부 금융서비스를 일시 중단한다는 내용의 공식적인 안내를 하면서 작업의 마침표를 찍었다. 

신한라이프는 그간 통합비용으로 400억원을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 상품 특성상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양사의 상품 구성과 형태가 상이한 데다 상품을 통합된 기준에 따라 변경하는 데 시일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생명이 TM과 방카슈랑스 중심의 보장성보험 영업에 강점을 보여왔다면, 오렌지라이프는 변액보험 중심의 설계사 채널이 우세했다.

전산통합 이후 신한라이프는 스마트폰에서 24시간 동안 모든 보험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아울러 회사 내 보험업무의 시작부터 끝까지 디지털 기술을 적용하겠다는 방침이다. 단순 통합 외에도 인프라 증설, 데이터 분석에 용이한 형태로 IT 시스템이 재설계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회사 측은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가 갖고 있던 다양한 채널을 빅데이터로 한 곳에 모아 쉽게 분석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음성 텍스트를 문자화하는 STT 등 기본적인 기술들도 고도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한라이프는 출범 당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를 구축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설계사를 지원하는 서비스는 물론 AI를 활용한 고객 상담·가입 도움, 마이데이터 등을 기획하고 있다. 

무엇보다 신한라이프는 최근 출범한 헬스케어 자회사 '신한큐브온'을 중심으로 디지털 혁신에 방점을 찍는다는 계획이다. 영업 시너지 강화와 시스템 고도화를 실현하고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힘쓴다는 방침이다. 

신한라이프 관계자는 “IT통합이 성공적으로 끝났다”면서 “양사 통합으로 포트폴리오가 다변화됐고, 앞으로는 디지털 경쟁력 확보를 위한 기반을 다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라이프 IT 전산통합은 합병(신한생명·오렌지라이프)을 위한 필수요소로 꼽혀왔다. 금융사는 영업, 계약·청약, 고객 관리, 보상, 전사적자원관리(ERP) 등 전 부문에 걸쳐 IT시스템을 통해 운영된다.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경우 영업활동 자체가 불가하다. 사업 연속성과 안정성 강화를 위해서도 반드시 중요한 대목이라 할 수 있다. 

아울러 신한라이프는 ‘내재가치’도 중요시되는 만큼 IFRS17 대비를 위한 체질개선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신한라이프의 보험금지급능력평가와 신종자본증권 신용등급은 'AAA'(안정적), 'AA'(안정적)으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이번 평가에는 합병 후 강화된 영업력, 개선된 시장지위와 자본적정성 등이 반영됐다. 

한국신용평가는 "금리 상승에 따른 RBC 비율 하락 가능성에도 신한라이프는 우수한 자본적정성을 이어왔고, 그간 리스크를 최소화하며 보수적인 경영 기조를 유지한 만큼 경쟁사 대비 수익성과 건전성 측면에서 IFRS17 우위를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신한라이프 내홍의 핵심이었던 HR통합과 관련한 교섭은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황이다. 물리적 결합은 완성했지만 화학적 결합은 아직 해결을 보지 못한 셈이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가 각각 노조로 운영돼오다 지난 17일 대의원회의를 통해 새 노조 집행부 구성원이 정해졌다. 

이와 관련 신한라이프 관계자는 “지난 주 대의원대회 통해  최종 임원진들과 대의원들이 확정됐다”면서 “지금 노조는 새로 집행해 시작하는 단계이고, 임금·직급(HR)협상 관련해서는 조만간 다시 협상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성대규 사장은 최근 사내메시지를 통해 “HR제도를 통합하지 못하면서 피치 못할 불편함이 발생하고 있다”며 “불편함이 없도록 문제를 하나씩 정리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성 사장은 “신한생명의 새로운 노조 집행부 구성을 완료하면 다시 통합에 대해 논의 후 조속히 마무리 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지난해 7월 출범한 신한라이프 경영진과 노조는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각각 다른 HR제도 통합을 두고 논의해 왔다. 지난 2월 초 노사는 측과 양 측 노조는 '총 보상의 저하를 주지 않는다'는 기존 원칙에 입각해 직급체계와 보상 전반에 대한 협상을 진행,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이후 24일 신한라이프 노조는 찬반투표를 진행했지만 부결됐다. 이에 신한생명 노조 집행부가 새로 꾸려지면서 지난 17일 양 노조가 만나 대의원회의를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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