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만 채식주의자 잡아라"... 비건 레스토랑에 꽂힌 식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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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만 채식주의자 잡아라"... 비건 레스토랑에 꽂힌 식품사
  • 배소라 기자
  • 승인 2022.05.25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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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 인구 250만명... MZ세대 중심 비건 열풍
풀무원, 업계 첫 비건 인증 '플랜튜드' 오픈
농심, 이달 27일 '포리스트 키친' 열 예정 
비건 식품인 대체육 개발도 앞장... 비건식 저변 넓힐 계획
풀무원푸드앤컬처의 첫 비건 인증 레스토랑 '플랜튜드' 1호점 전경. 사진=풀무원푸드앤컬처
풀무원푸드앤컬처의 첫 비건 인증 레스토랑 '플랜튜드' 1호점 전경. 사진=풀무원

비건 레스토랑 시장이 식품업계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MZ(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비건(vegan, 채식) 열풍이 불고 있다. 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국내 채식 인구는 2008년 15만명에 불과했지만, 2018년 150만명으로 10배 늘었다. 2020년 200만명에서 지난해 250만명 수준으로 빠르게 증가했다.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건강과 환경, 동물 보호 등을 생각하는 비거니즘(Veganism)이 확대되면서 식품업계가 비건 레스토랑 시장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비거니즘이란 육류·어류·달걀·유제품 등 동물성 식품을 일절 먹지 않는 채식주의를 뜻한다. 

최근 가장 적극적으로 사업 확장에 나선 곳은 풀무원 계열사인 풀무원푸드앤컬처다. 풀무원푸드앤컬처는 비건표준인증원으로부터 비건 레스토랑 인증을 받은 '플랜튜드(Plantude)' 1호점을 서울 강남구 코엑스몰 지하 1층에 23일 오픈했다. 플랜튜드(Plantude)는 식물성을 의미하는 '플랜트(Plant)'와 태도의 '애티튜드(Attitude)'의 합성어이다. 식물성 지향 식단으로 맛있고 즐거운 식사를 제공하고 지구와 환경까지 생각하는 태도를 지향한다는 뜻이다.

플랜튜드는 식품 대기업 가운데 첫 비건 인증을 받은 레스토랑이다. 비건 레스토랑 인증은 전 메뉴 비건 인증을 받아야 인증을 획득할 수 있다. 1차 원료와 식자재뿐 아니라 주방 설비와 조리도구, 식기 등 매장 내 조리환경까지 엄격한 기준에 따라 심사되기 때문에 매우 까다로운 인증으로 알려져 있다.

'플랜튜드'에 방문한 고객이 메뉴를 서빙받고 있는 모습. 사진=풀무원
'플랜튜드'에 방문한 고객이 메뉴를 서빙받고 있는 모습. 사진=풀무원

메뉴는 풀무원의 식물성 단백질과 식물성 대체육을 활용한 13종으로 구성됐다. 전 메뉴는 100% 식물성 식재료로 만들어진다. 대표 메뉴는 플랜트 소이불고기 덮밥, 두부 카츠 채소 덮밥, 트리플 감태 화이트 떡볶이, 크럼블두부 비빔밥&순두부 스튜로 대체육이 생소한 소비자도 거부감 없이 먹어볼 수 있다. 

메뉴뿐 아니라 공간 구성에도 풀무원의 '바른먹거리로 사람과 지구의 건강한 내일을 만드는 기업' 미션을 반영했다. 플랜튜드는 지구 환경까지 고려하는 도심 속 청정지역과 같은 공간으로의 역할을 표방하며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바이오필릭 디자인(Biophilic Design)'으로 구현됐다.

공간 색채는 지구와 환경을 연상시키는 차분한 그린톤의 색상을 사용했고, 콩 자갈을 사용해 자연을 거니는 듯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환경을 고려해 친환경 자재와 업사이클링 가구 등으로 인테리어를 완성했다.

농심도 오는 27일 잠실 롯데월드몰에 비건 레스토랑 '포리스트 키친(Forest Kitchen)'을 열 예정이다. 이름 그대로 숲(Forest)과 주방(Kitchen)을 조합한 포리스트 키친은 자연의 건강함을 담은 메뉴를 제공하겠다는 뜻이다. 휴식(For Rest)의 의미도 전달할 수 있는 만큼 비건 메뉴로 개인의 휴식은 물론 지구 환경에 기여하겠다는 생각도 함께 담았다. 

농심은 포리스트 키친의 총괄 셰프로 김태형 씨를 선임했다. 뉴욕 미슐랭 1, 2스타 레스토랑 출신인 김태형 총괄 셰프는 '내 몸이 빛나는 순간, 마이 키토채식 레시피'를 출간하는 등 비건 푸드에 깊은 관심을 갖고 연구해왔다. 

이들 식품사들은 대체육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대체육은 소고기 등 전통 육류를 대신할 수 있는 단백질 공급원이다. 식물 성분을 활용하거나 동물 세포를 배양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개발되고 있다. 무엇보다 '건강'을 최우선으로 추구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콜레스테롤과 포화지방이 높은 육류 대신 식물성 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최근 환경과 동물 복지를 위해 비건을 지향하는 사람들이 생겨나자 대표적인 비건 식품인 대체육 시장이 고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세계 대체육 시장 규모는 2015년 4조2400억원에서 지난해 6조1900억원으로 커졌다. 

2017년부터 대체육 연구에 나선 농심은 지난해 비건 식품 브랜드 '베지가든'의 사업을 본격 추진하며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베지가든 대체육은 독자적으로 개발한 HMMA(High Moisture Meat Analogue, 고수분 대체육 제조기술) 공법으로 만들어 실제 고기와 유사한 맛과 식감은 물론, 고기 특유의 육즙까지 그대로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풀무원도 지난해 식물성 지향 식품 선도기업을 선언하고 식물성 단백질 고기 사업에 나섰다. 식물성 고기 첫 제품으로 두부텐더를 내놨다. 

식품 업체들은 비건 푸드에 대해 차별화된 맛과 경험을 제공하며, 비건식의 저변을 넓혀 나간다는 계획이다. 농심 관계자는 "소비자들에게 비건 푸드에 대해 차별화된 맛과 경험을 제공하며 비건 문화를 선도해 나가는 레스토랑이 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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