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사 즉석밥은 시큼"... 하림산업 허준 대표, CJ·오뚜기 저격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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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사 즉석밥은 시큼"... 하림산업 허준 대표, CJ·오뚜기 저격 논란
  • 배소라 기자
  • 승인 2022.05.18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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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석밥 시장 후발주자의 도발... 무첨가 마케팅
김홍국 하림 회장 "기존 즉섭밥엔 찝찝함 있어"
업계 "소비자 먹거리에 대한 불안감 조장" 우려
16일 오전 서울 강남구 SJ쿤스트할레에서 열린 '하림 The미식 밥' 11종 신제품 출시 기자간담회에 앞서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제품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6일 오전 서울 강남구 SJ쿤스트할레에서 열린 '하림 The미식 밥' 11종 신제품 출시 기자간담회에 앞서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제품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자사 즉석밥 론칭 행사에서 한 발언이 "먹거리에 대한 불안감을 조장한다"는 비난으로 이어지고 있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은 지난 16일 서울 강남구 에스제이쿤스트할레에서 열린 '더(The) 미식 밥 론칭 기자간담회'에서 "0.1%의 첨가물도 없이 쌀 100%로만 지은 즉석밥이다"고 말했다. 집에서 밥을 지을 때 다른 첨가물을 넣지 않는 것처럼 더미식 밥도 '첨가물 제로'를 구현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홍국 하림 회장은 "적잖은 사람들이 집에서 식구들에게 즉석밥을 내놓을 때 착잡해 한다고 들었다"며 "즉석밥에 뭔가를 첨가했을 것 같은 찝찝함, 어린 자녀들에게는 인스턴트 식품을 준다는 죄책감까지 느낀다고 한다"고도 했다.

허준 하림산업 대표 역시 "그동안 즉석밥에서 특유의 시큼한 향이 났던 이유는 첨가물 때문"이라며 "이런 밥은 산도가 ph 4~6정도 나오지만 더 미식 밥은 집에서 지은 밥처럼 중성인 ph 7이 나온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발언에 즉석밥으로 이미 자리를 잡은 CJ제일제당과 오뚜기 측은 불편한 기색을 보이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식품첨가물을 아예 첨가하지 않았고, 오뚜기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안전성을 인정받은 식품첨가물인 산도조절제만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에 따르면 즉석밥인 햇반에 멥살 99.9%와 쌀 미강 추출물이 들어간다. 미강은 쌀을 찧을 때 나오는 속겨를 말한다. 미강 추출물은 식품첨가물이 아니라 식품으로 분류한다. 또한, 오뚜기가 사용하는 산도조절제 역시 즉석밥 외에 다양한 식품군에 사용된다. 

국내 즉석밥 시장 업체별 점유율은 CJ제일제당 '햇반'이 전체의 약 70%를, 오뚜기 '맛있는 오뚜기밥'이 약 28%를 차지한다. 두 제품이 전체 시장의 98%를 점유하고 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즉석밥 시장 후발주자인 하림이 경쟁사를 견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사 제품이 첨가물을 쓰지 않았다는 점을 부각함과 동시에 기존 업체들이 몸에 해로운 첨가물을 사용해 왔다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1등 브랜드를 거론한 도발적 마케팅을 펼치는 것은 특정 브랜드에 쏠린 소비자들의 관심을 환기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며 "하지만 무첨가 마케팅이 소비자들의 선택 혼란과 먹거리에 대한 불안감을 조장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하림은 지난해 3월에도 즉석밥 '순밥(순수한 밥)'을 출시한 바 있지만 현재는 단종한 상태다. 제품을 론칭할 당시에도 '첨가물을 넣지 않았다'고 밝혀 업계의 비난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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