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 LH "임대주택 고급화"... 실현가능성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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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 LH "임대주택 고급화"... 실현가능성 의문
  • 정규호 기자
  • 승인 2022.05.20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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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타워팰리스급 임대주택 공급"
문제는 SH 재정 적자... 집값 급등에 예산 고갈
LH도 84㎡ 임대주택 출시 발표... 구체안 빠져
전문가 "임대 고급화 필요하지만 속도조절 필요”

‘임대주택 고급화’가 6·1일 지방선거의 화두로 떠올랐다. 국민의 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는 “타워팰리스 같은 임대주택을 만들겠다”고 밝혔고, LH는 더 나아가 ‘84㎡ 임대주택 6만5000호’를 선언했다. 문재인 대통령 재임기간 집값 급상승으로 임대주택 가격도 몇 배 뛴 상태여서 임대주택 고급화는 불가피한 선택이지만 재원 마련에 대한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는 지난 13일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의 25년 된 낙후 임대주택 현장을 방문해 5대 주택정책 공약을 발표하면서 "타워팰리스 같은 고품질의 임대아파트를 짓겠다"고 약속했다.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13일 서울시 서대문구 세검정로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 앞에서 서울 임대주택 고급화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13일 서울시 서대문구 세검정로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 앞에서 서울 임대주택 고급화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구체적인 대안도 제시했다. 일단 평수를 1.5배 정도 넓혀 중형 평형 비율을 8%에서 30%까지 올리기로 했다. 현재 서울 임대주택의 92%는 전용면적 60㎡ 미만이다. 40㎡ 미만 소형 평형이 58.1%를 차지한다. 60㎡ 이상 중형 평형은 8%에 불과하다.

인테리어, 층간소음 방지 공법, 다양한 커뮤니티시설, 스마트 보안·안전시스템 등 주택 기자재는 분양주택과 동급으로 맞춘다.

고급화에 따른 임대료 상승분은 평수에 따라서 임대료를 내는 것이 아니라 ‘소득 연계형’으로 바꾼다.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이 월세를 좀 더 많이 내는 방식이다. 수영장, 독서실, 골프장 등 커뮤니티 시설은 동네에 개방해 수익원으로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이렇게되면 관리비 인상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오 후보 측은 내다봤다. 첫 적용지는 하계5단지다.

문제는 고급임대주택 사업을 담당할 곳이 바로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인데, 재정적자를 가볍게 볼 수 없는 상황이다.

SH는 내년부터 매입임대주택의 비용분담 중단을 서울시와 국토교통부에 건의할지  검토 중이다. ‘매입임대’는 SH가 민간주택을 매입해 임대주택으로 주거 약자들에게 저렴하게 임대하는 서비스다. 문재인 정권 기간 동안 집값이 너무 올라 SH 재정으론 민간주택을 매입하기가 어려워졌다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주택 매입 비율은 국토부 1, 서울시 0.5, SH 0.5 비율이다. 가령 2억원짜리 민간주택을 SH공사가 매입하면 국토부가 1억원, 서울시 5000만원, SH 5000만원을 부담해야 한다. 그러나 지난 정권 5년 동안 천정부지로 뛴 집값으로 SH가 감당할 수 있는 예산 규모를 넘어섰다.

SH는 비용 절감을 위해 공공임대주택 보유세 위헌 소송까지 검토 중이다. LH와 똑같은 사업을 하는데 재산세 관련 조항 적용이 달라 평등 원칙에 위반된다는 것이 이유이다.

LH와 SH는 임대 사업에 있어 각각 재산세를 감면 받는다. 다만 근거 법조가 다르다. LH는 지방세특례제한법 31조 6항에 의거 재산세 감면율 50%를 일괄 적용 받지만, SH는 같은 조 4항에 의거 전용 면적·임대 기간 등에 따라 감면 재산세율이 100%, 50%, 25%로 상이하다.

LH는 오세훈 시장의 공약 보다 더 나아가, 평형과 건축 기자재를 고급화화 ‘통합공공임대주택’ 출시 계획을 발표했다. ‘통합공공임대주택’은 영구·국민·행복주택을 아우르는 유형의 임대주택이다. 최대 전용면적은 84㎡이다.

자료=LH
자료=LH

저소득층부터 중산층까지 누구나 원하면 최대 30년까지 거주할 수 있고, 임대료는 기준 중위소득에 따라 차등화(시세의 35%~90%)를 뒀다. LH의 임대료 산정 기준은 오세훈 후보의 공약과 같다. LH는 올해부터 공급을 시작해 2023년까지 5만9000호를 분양할 예정이다. 착공 들어간 통합공공임대주택 물량은 1만6000호이다. 

일각에서는 지역과 평형, 연도별 물량이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발표 신뢰도에 의문을 표하기도 한다. 서울과 수도권에 공급되는 중형 평형 물량을 매우 적게 설정해 생색내기용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부정적 시각도 있다. LH는 “사업승인이 진행 중이어서 ‘서울·수도권 84㎡ 중형’에 대한 확정 물량을 파악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한 주택 전문가는 “문재인 정부 들어 집값이 폭등해 임대아파트 보증금도 수억원 시대에 접어들었다. 임대아파트 품질을 분양아파트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LH와 SH의 상황도 어느 정도 고려해야 한다. 임대 아파트 고급화 속도 조절에 실패하면 그 피해는 국민이 떠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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