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1분기 순익 줄었는데 내재가치는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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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1분기 순익 줄었는데 내재가치는 '껑충'
  • 문혜원 기자
  • 승인 2022.05.17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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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BC비율 업계 최고 수준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경쟁력 높인 영향
전영묵 대표 "디지털·건강자산 기반 혁신 이어갈 것"
삼성생명 본사 전경. 전영묵 대표. 사진=시장경제DB
삼성생명 본사 전경. 전영묵 대표. 사진=시장경제DB

삼성생명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줄어들었지만 신계약가치에 의한 매출이 상승하면서 내재가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고마진 상품군인 건강상품 중심의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상품 경쟁력을 높이고 비대면 마케팅을 강화한 영향이다. 재무 건전성을 보여주는 RBC비율 역시 업계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특히 자산운용전문가로 알려진 전영묵 사장의 수익성 개선 의지가 성과로 이어졌다는 평이 나온다. 전영묵 사장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삼성생명은 고객 중심 건강자산 보장에 집중하며 체질 개선을 시도했다. 일례로 삼성생명은 2018년부터 신계약 확대 전략을 추진하며 종신보험을 제외한 대부분의 건강상품 라인업을 재정비한 바 있다. 지난해부터는 미니보험 시장에 뛰어들면서 고가 상품인 암보험의 보험료를 낮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의 1분기 순이익은 전년(1조881억원) 대비 75% 감소한 2696원을 기록했다. 원수보험료(매출)는 9조3047억원으로 전년 대비 7%, 영업이익은 3238억원으로 같은 기간 75.7% 감소했다. 

순이익이 감소한 이유는 지난해 삼성전자 특별배당·변액보증준비금으로 인해 손실이 발생한 영향 때문이다. 삼성전자 지분의 8.5%가량을 보유하고 있는 삼성생명은 지난해 1분기 삼성전자로부터 약 6470억원(세후)의 특별배당금을 받았다. 올해 주가 하락에 따른 변액보증손실은 2130억원이다. 

변액보증준비금은 변액보험 계약자의 보험금을 일정 수준까지 보장하기 위해 보험사가 일정 비율로 쌓아두는 금액을 말한다. 변액보험을 판매한 보험사들은 판매 시점 예정이율보다 투자수익률이 떨어질 경우 그 차액만큼 보증금을 쌓아야 한다. 규모가 클수록 이차손실도 커진다. 즉 지난해 변액보험을 많이 판매한 업체일수록 추가 투입해야 하는 비용 규모가 커질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올해 증시 부진으로 삼성생명은 1770억원의 준비금을 추가로 쌓았다.

다만, RBC비율은 246%로 여전히 우량한 수준을 유지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 평가익 감소로 지난해 12월 대비 59%포인트 하락했지만 여전히 충분한 지급여력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생명은 내년 신지급여력제도(K-ICS)가 도입되면 앞으로도 견조한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K-ICS 이후에는 보험 부채가 원가가 아니라 시가로 평가되기 때문에 금리 상승기엔 부채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장래 이익 흐름을 보여주는 신계약가치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는 것이다. 1분기 삼성생명의 신계약가치는 전년 동기 대비 15.4% 증가한 4000억원을 기록했다. 신규 판매는 줄었지만 올해 지속적인 신상품 출시로 포트폴리오가 개선되고 금리 상승으로 자산이익률이 높아지며 증가세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신계약마진도 증가했다. 삼성생명의 신계약마진은 최근 1년 사이 13.9%포인트 증가한 65%를 기록했다. 건강상품 등 보장성 비중을 확대하고 금리상승으로 인한 자산이익률 가정을 상향 조정한 결과다.

보험업계에서는 신계약 초회보험료를 통해 보험사의 성장성을 가늠한다. 고객이 보험 계약을 청약한 이후 가장 먼저 내는 보험료이기 때문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보장성 상품 비중이 65%에서 70%로 확대됐는데 비대면 상품을 확대한 간편 암보험의 판매가 증가했고 종신보험도 꾸준히 성과를 올린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삼성생명은 신계약으로 발생하는 추가 CSM이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13일 변희철 삼성생명 계리팀장은 IR 컨퍼런스콜에서 1년 소급 시 전환시점 CSM 8조원 수준을 예상했다. CSM(계약서비스마진·Contractual Service Margin)란 미래에 인식하게 될 장래 이익의 현재가치를 의미한다. 변희철 팀장은 “신계약으로 발생하는 추가 CSM은 3조~3조5000억원 정도가량이며 IFRS17 전환 시점인 2023년 1월 1일 기준 CSM은 보유계약 변동, 상각 등을 고려했을 때 10~10조5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한편, 전영묵 사장은 올해 초부터 노후 금융자산과 일상적인 건강관리를 아우르는 건강자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연금보험과 헬스케어 등 최근 보험업계가 집중하고 있는 분야도 강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토스 운영사인 비바리퍼블리카와 업무협약도 맺었다. 삼성생명 고객이 토스를 이용해 보험상담, 상품가입, 보험금 청구를 할 수 있도록 새로운 보험 프로세스를 개발할 계획이다.

전영묵 사장은 신년사에서 “보장성 상품의 시장 지배력을 확대해 회사 가치를 증진시킬 것"이라며 "건강상품 판매 증가, 금리상승 등으로 일군 신계약가치 상승 기조를 올해에도 이어가겠다"고 언급 바 있다. 그는 또 “상품의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고 특화상품을 개발해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며 “젊은 고객의 니즈를 만족시킬 수 있는 디지털 기반의 혁신상품 개발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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