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부실 위험 커진다... 신규 대출 80% '변동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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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부실 위험 커진다... 신규 대출 80% '변동금리'
  • 유경표 기자
  • 승인 2022.05.15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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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가계대출 40%는 금리 4%
3월 고정금리 대출은 19.5% 불과
1년 이상 대출은 고정금리가 안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연합뉴스

최근 은행권 가계대출의 40% 가량은 금리가 4%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4% 금리 비중이 두배 늘어난 것이다. 그럼에도 새 가계대출 약정의 80%가 변동금리를 택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른 잠재적 가계부채 부실 위험도 높아지는 모습이다. 

15일 한국은행의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 통계에 따르면 예금은행에서 지난 3월 이뤄진 신규 가계대출 중 36.1%의 금리는 4% 이상으로 집계됐다. 5% 이상 금리로 약정된 가계대출도 9.4%에 달했다.

3∼4% 사이의 대출금리(48.2%)가 가장 많았고, 3% 미만 금리는 15.7%에 그쳤다. 2% 미만 금리는 1.6%에 불과했다. 지난해 12월 말과 비교하면, 4% 이상 금리 비중은 18.3%에서 불과 3개월 사이 거의 두 배인 36.1%로 뛰었다. 5% 이상 금리의 가계대출 비율도 6.7%에서 9.4%로 올랐다. 

반면, 3% 미만 금리 비중은 25.0%에서 15.7%까지 급감했다. 코로나 발생으로 저금리 기조가 절정이었던 2020년 8월 당시에는 가계대출 89.0%의 금리가 3% 미만이었고, 2%에 미치지 못하는 금리도 13.1%나 차지했었다. 

약 2년 만에 가계대출 금리의 주류가 '2∼3%대'에서 '3∼4%대'로 이동했고, 기준금리 인상과 물가상승·긴축 전망을 반영한 시장금리 상승 등과 함께 올해 하반기에는 '4∼5%대'가 일반적 대출금리 수준으로 굳어질 전망이다.

이처럼 금리 상승 추세가 뚜렷하면 대출자들은 고정금리로 위험을 피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최근에는 반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3월 예금은행의 신규 가계대출 가운데 고정금리 대출은 19.5%에 불과했다. 2월(22.1%)과 비교해, 한 달 사이 2.6%포인트나 오히려 더 떨어졌다. 새 가계대출의 80.5%가 여전히 변동금리를 따른다는 의미다. 

변동금리 비중은 코로나19 유행 직전인 2019년에 연평균 53.0%, 2020년 초저금리 환경 속에서도 63.8% 수준이었다. 불과 2∼3년 사이 변동금리 비중이 20∼30%포인트나 뛴 것이다.

기존 가계대출을 포함한 잔액 기준 고정금리 대출 비중 역시 3월 현재 23.0%로, 2014년 3월(21.4%) 이후 8년 만에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금리 상승기에 고정금리를 선택하는 대출자가 더 늘어나는 이례적 현상의 가장 큰 원인은 현재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더 높기 때문이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기준인 코픽스(COFIX)의 경우 한 달 주기로 예금(수신) 금리 등 조달 비용을 반영해 바뀐다. 

그러나 고정금리는 은행채 등 금융채를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거의 매일 시장금리 상승의 영향을 바로 받는다. 이에 따라, 금리 상승기에는 고정금리의 상승 속도가 변동금리보다 빨라지게 된다. 

이에 대해 은행권 전문가들은 올해와 내년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1년 이상 대출을 받을 경우 지금은 다소 높더라도 고정금리 쪽이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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