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투자, 방글라데시·베트남 잇는 '신남방 채널'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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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투자, 방글라데시·베트남 잇는 '신남방 채널' 공략
  • 양일국 기자
  • 승인 2022.05.13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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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 태양광 정수사업 착수
베트남 국영 증권사 BIDV 경영 참여
1분기 금융지주 증권사 당기순익 1위
"하나금융 인프라 지원, 공세적 글로벌 경영 나설 것"
사진=하나금융투자 제공
사진=하나금융투자 제공

글로벌 전문가로 손꼽히는 이은형 사장의 하나금융투자가 최근 베트남 등 신남방 글로벌 경영의 보폭을 넓히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투는 세계 25개국 200여개 법인을 거느리고 있는 그룹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전략적으로 활용해 글로벌 시장 선점에 나설 계획이다. 

우선 지난 4월 말 하나금투는 방글라데시 6개 주에 태양광 정수시설 123대를 보급하는 온실가스 감축 사업에 착수했다. 태양광 정수시설 보급으로 UN이 정한 지속가능발전 4가지 목표인 △건강하고 안전한 물 관리(SDG6) △좋은 일자리 확대와 경제성장(SDG8) △지속가능한 생산과 소비(SDG12) △기후변화와 대응(SDG13)을 적극 실천한다는 방침이다.

하나금투 관계자는 "높은 인구밀도와 식수난을 겪고 있는 방글라데시에 화석연료 대신 태양광을 이용한 정수시설을 보급해 시설 관리에 필요한 고용을 창출하고 온실가스 감축 효과도 동시에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나금투는 스위스 소재 탄소배출권(VER) 인증기관 골드 스탠다드(Gold Standard)와 연계해 해외 자발적 탄소배출권(VER)도 인증·획득할 계획이다. 방글라데시 태양광 정수시설 사업에서 산출되는 탄소배출권만 약 94만톤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하나금투는 방글라데시 온실가스 감축사업과 동시에 베트남 등 신남방 채널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달 25일 베트남 1위 국영은행 증권 자회사인 'BIDV Securities 지분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하나금투는 BIDV Securities 지분 35%, 총 1,42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인수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2대 주주로 올라서며 향후 적극적인 경영 참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지분 인수를 통해 하나금융투자는 BIDV Securities 디지털 플랫폼 리뉴얼 등 서비스 개선과 고객 기반 확대를 추진할 예정이다. 'BIDV Securities'는 증자된 자금을 통해 위탁매매, 신용융자, 고유계정 투자를 강화하고, IT개발, 디지털 전환, 금융 서비스 개발에도 활용할 계획이다.자산운용업 등 신사업 진출도 주도해 지속성장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BIDV Securities는 1999년 11월 설립돼 호치민에 본사를 두고 있는 증권사로 베트남 1위 국영은행 BIDV가 79.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투자중개업, 증권인수업, 투자자문업, 파생상품거래업, 자기자본거래 등을 영위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말 자기자본 기준 26위로 지난해 주식 브로커리지 시장점유율 11위, 당기순이익 188억원, ROE 22.2%를 기록하고 있다. 

하나금투의 베트남 시장 진출에는 하나금융그룹차원의 지원사격이 유효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글로벌 디지털 비즈니스 등 외부 협업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데 성공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하나은행 중국법인은 알리바바 등 현지 플랫폼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비대면 대출 상품을 출시해 1조원 이상의 대출 실적을 기록했다. 인도네시아 하나은행도 글로벌 ICT기업인 Line과의 협업을 통해 모바일 기반 디지털은행 '라인뱅크'를 출범시키고 여수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외에도 하나금투의 공세적 글로벌 부문 행보는 글로벌 전략통 이은형 대표의 리더십과 탄탄한 실적이 뒷받침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나금투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 1,230억원, 당기순이익 1,19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7% 증가했고, 금리상승과 증시조정에도 불구하고 당기순이익 감소를 12.8% 선에서 방어했다.

하나금투는 이 같은 실적을 바탕으로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 가운데 당기순이익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 외에도 하나금투는 지난달 약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해 자기자본을 5조8,000억원 규모로 키웠다. 자기자본 기준 '증권사 톱5'에 해당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나금투는 개인 투자자들이 빠질 것을 한 발 앞서 예상하고 작년 말부터 우량자산 중심으로 신용공여를 제공하고 채권부문을 선제적으로 축소한 것이 실적방어에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이종승 하나금융투자 글로벌그룹장은 "이번 BIDV Securities 지분 인수로 하나금융투자는 물론 하나금융그룹의 글로벌 전략 중 하나인 신남방 정책의 교두보를 마련하게 됐다"면서 "BIDV 은행과 증권이 보유한 베트남 전역의 영업망과 하나금투가 가진 금융 노하우를 잘 활용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금투 관계자는 "해외 금융기관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해외 직접 진출뿐 아니라 글로벌 진출의 새로운 모델을 창출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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