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보험 血脈' 잇는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문화·나눔 씨앗 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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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보험 血脈' 잇는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문화·나눔 씨앗 뿌린다
  • 문혜원 기자
  • 승인 2022.05.12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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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청소년 교육 프로젝트 활발
창업정신 깃든 차별화된 콘텐츠 추진
임직원 모바일 독서 학습 플랫폼 눈길
"문화·금융 아우르는 혁신기업 만들 것"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교보생명 본사 사옥 전경. 사진=시장경제DB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교보생명 본사 전경. 사진=시장경제DB

교보생명이 문화·예술·나눔 DNA 확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취약계층 아동 청소년을 지원하는 사업에 힘을 쏟고 있는 모습이다. 역사와 문화의 중심지인 광화문에 일찌감치 터를 잡은 교보생명은 세계 최초 교육보험인 진학보험을 개발·판매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신용호 교보생명 창립자가 1958년 8월 회사를 세울 당시 대한교육보험이라고 사명을 정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창업주 정신을 고스란히 이어받은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은 한결같은 경영마인드로 회사를 이끌어왔다. 신 회장은 지난해 ‘비전(Vision) 2025’ 선포식에서 예술문화·금융투자 분야에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 나간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당시 신창재 회장은 “기존 보험 사업을 초월해 금융투자와 예술·문화 사업이라는 새로운 영역으로 비즈니스를 확장하고 문화와 금융을 아우르는 독창적인 고객 경험과 가치를 창출하는 혁신기업을 만들겠다”고 언급했다. 

신창재 회장은 보험사 최고경영자(CEO) 사이에서 교육·문화에 일가견이 있는 것으로 정평이 났다. 실제로 교보생명은 독서를 통한 인재경영으로 호평이 자자하다. 최근에는 임직원 간 모바일 독서학습 플랫폼 '북스타그램'을 운영하고 있어 화제다. 북스타그램은 직장 내 책 읽는 문화를 장려하고 내실 있는 독서경영을 유도하는 프로그램이다. 임직원들은 이를 통해 2000년부터 지금까지 17년 동안 독서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 직원들은 북스타그램을 통해 도서 선택, 참여 임직원 초대, 장소·시간 공유, 토론회 결과 작성까지 원스톱으로 경험을 공유할 수 있다. 

신창재 회장은 2018년 문화훈장을 받기도 있다. 문화훈장은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한 공적이 뚜렷한 이에게 정부가 수여하는 훈장이다. 통상 보통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받는다. 기업인인 신창재 회장이 문화훈장을 받은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올해 교보생명은 신창재 회장의 진두지휘 하에 신(新)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예술문화·금융사업에 대한 투자를 더욱 활발히 전개할 계획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최근 많은 기업들이 독서를 통해 임직원의 자기계발을 돕고 책에서 얻는 지혜와 정보를 기업 성장의 발판으로 삼고 있다”면서 “언택트 시대에 맞춰 디지털을 접목한 독서경영 트렌드가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교보생명은 올해 초부터 사내벤처 프로그램으로 ‘비대면 독서모임’을 추진했다. 음성 기반 책모임 플랫폼 ‘노가리 책방’에서 책을 읽고 덮으면 모임을 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음성 기반 책모임 플랫폼을 활용하면 같은 책을 읽은 독자들이 자동으로 연결돼 시공간 구애 없이 토론을 할 수 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책을 고르면 같은 책의 독자들이 자동으로 연결되고 온라인 음석 기술을 통해 자유롭게 의견을 낼 수 있다”며 “모임을 만들거나 직접 대면하는 번거로움을 줄이고 시공간 구애 없이 독서 토론에 집중할 수 있는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교보생명은 신창재 회장의 남다른 철학을 바탕으로 임원·팀장 독서토론회와 독서공방 등 임직원 맞춤형 독서 프로그램을 꾸준히 지원하고 있다. 교보생명의 독서경영은 1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창재 회장의 아이디어로 지난 2005년 임원과 팀장이 참여하는 독서토론회를 시작한 것. 평소 신창재 회장은 "읽을 때마다 다른 느낌, 다른 생각을 전달해 주는 것이 책의 매력"이라며 "독서는 한 분야를 평생 연구한 전문가들의 지혜를 몇 시간만 투자해 얻을 수 있는 매우 효과적인 지식 습득 방법"이라고 강조해왔다.

교보생명은 2일 어린이날 100주년을 맞아 서울 광화문 교보생명빌딩 외벽에 '어린이 말씀'을 담은 초대형 래핑을 선보였다. 사진=교보생명 제공
교보생명은 어린이날 100주년을 맞아 서울 광화문 교보생명빌딩 외벽에 '어린이 말씀'을 담은 초대형 래핑을 선보였다. 사진=교보생명 제공

◆ ‘청소년 육성’ 스타트업 발굴 프로젝트 지속

교보생명은 소외된 아동·청소년들이 사회에서 홀로서기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을 활발히 전개 중이다. 특히 교육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스타트업 육성에 적극적이다. 

교보생명은 업계 최초로 청소년 육성을 위한 ICT 기반 사회적 기업 발굴에 나섰다. 구체적으로 지난 2018년부터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 재단법인 홍합밸리와 손잡고 융합형 미래인재 양성을 위해 디지털이 결합된 새로운 사회공헌 모델 ‘임팩트업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임팩트업은 아동·청소년 등 미래세대 취약계층을 위해 교육, 환경, 복지 등 분야에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하는 프로젝트다. 

지난 4년간 미래세대 교육서비스 등을 핵심사업으로 하는 18개 기업을 육성했다. 올해로 5년차를 맞은 지금, ESG 분야의 사업모델을 갖춘 스타트업을 선발해 청소년들의 새로운 일자리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디지털 기술에 소외된 청소년들의 ‘기회균등의 가치’ 실현을 위한 교육 기부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먼저 교보생명은 미래인재 양성을 위해 지난 2019년부터 ‘교보 드림메이커스’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교보생명은 아동·청소년 등 미래세대 취약계층에게 ICT 기반의 교육을 통해 진학과 진로 탐색을 돕고 자기성장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주요 교육 프로그램으로는 ▲초·중학생 대상 ICT 기반 창의융합형 체험교육 ▲17~24세 청소년 대상 드론 조종자, 3D프린터 운용기능사, S/W 전문가 양성교육 등이 있다.

올해는 교육과정을 수료한 학생들의 수요 조사를 통해 웹툰 교육과정을 새롭게 추가했다. 명지대학교 미래융합대학, 에이노브, 크림미디어, 문스튜디오, 이야기프로덕션 등 산학이 협력해 전문역량 인재 양성을 돕고 진학과 취업까지 연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해당 분야에 관심 있는 학생을 선발해 필기·실기 교육비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까지 620여명의 청소년들이 교보생명의 교육 기회를 제공받았다. 교보생명은 이들이 취업에 필요한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진학·진로의 길을 개척할 수 있도록 힘을 쏟고 있다.

ICT 기반 창의융합형 체험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교육에 참여한 청소년들은 ICT 기반의 3D펜, 3D프린터, AR 애플리케이션, 드론 조종 등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다. 콘텐츠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청소년들을 위해 촬영 장비를 체험할 수 있게 하고, 직접 영상을 만들어보는 시간도 마련하고 있다. 아울러 교보생명은 임팩트업을 통해 육성한 교육 분야 스타트업과 연계해 청소년들이 스스로 꿈을 찾고 관련 분야에 진학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지원할 방침이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사진=교보생명 제공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사진=교보생명 제공

◆ ‘문화 인프라’ 기반 마이데이터 서비스 접목

교보생명은 지난 2월 보험업계 최초로 문화·교육 콘텐츠를 접목한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출시했다. 서비스 이름은 '피치(Peach)'다. 피치는 고객의 건강과 금융정보에 더해 문화 정보까지 하나로 모아 관리해주는 금융 플랫폼이다. 교보생명 모바일 앱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피치는 △손 안의 금융비서 △생애자산설계 △건강자금관리 △맞춤형 금융교육 △아트(Art)&컬쳐(Culture) △생활 속 기부 등 6개 카테고리로 구성돼 있다. 특히 피치는 교보의 주요 계열사 중 하나인 교보문고 데이터를 활용해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고객의 금융정보는 물론 경영·경제도서 구매현황 등 데이터를 바탕으로 뽑힌 '금융스타일' 지수로 맞춤형 금융교육 서비스를 제공한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피치는 특화된 금융·건강 서비스로 보험 본연의 전문성을 높이고 다른 회사에는 없는 금융교육과 예술문화 콘텐츠로 독창적 고객 경험을 더했다”고 말했다.

나아가 교보생명은 고령층·장애인 등 금융 취약계층이 쉽고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피치에 인공지능(AI) 음성합성 기술을 활용한 안내 서비스를 탑재했다. 금융교육 카드뉴스부터 시범적으로 선보이면서 향후 안내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피치는 신창재 회장의 가시적인 결과물이다. 신 회장은 마이데이터 서비스 작업을 위해 2020년 12월 조직 개편을 시도했다. ‘금융마이데이터 파트’를 신설하고 마이데이터 시대를 열기 위한 청사진을 그린 것이다. 신 회장은 마이데이터 기반의 혁신 금융서비스 발굴을 위해 2020년 12월 한컴위드와 손잡은 데 이어 2021년 1월 서울대학교 경영연구소와도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이후 2021년 7월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 본 허가를 획득했다.

피치는 교보문고와의 협업을 기반으로 문화·공연 등 콘텐츠도 추천한다. 교보생명 측은 “피치는 교보생명식(式) 문화콘텐츠를 입힌 플랫폼으로 ‘고객 동반자’를 목표로 다양한 문화금융을 선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산·건강관리 같은 고객 맞춤형 고품질 서비스 상품을 개발하는 등 비즈니스 전반에 걸쳐 데이터 효용가치를 높인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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