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환 회장의 '큰 그림'... 농협금융, 남다른 디지털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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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환 회장의 '큰 그림'... 농협금융, 남다른 디지털 행보
  • 심준선 기자
  • 승인 2022.05.09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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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전환 가속화' 수시로 주문
"고객이 원치 않으면 사업모델 바꿔야"
다음달 올원뱅크 전면 업그레이드 실시
사진=농협금융지주 제공
손병환 농협금융 회장. 사진=농협금융지주 제공

"토스나 카카오의 노력과 사업 추진 자세를 벤치마킹하자."

손병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지난해 10월 열린 제4차 디지털전환 추진 최고협의회에서 던진 발언이다. 전통 금융권의 보수적인 문화를 고려할 때 신생 경쟁업체의 경영 방향을 모티브로 삼아야 한다는 지주 회장의 발언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손병환 회장은 지난해 취임사에서도 혁신을 위한 전사적 노력을 임직원들에게 주문했다. 그는 "디지털을 중심으로 패러다임이 급변하고 있다"며 "전통적인 금융기관들은 핀테크를 기반으로 거대 플랫폼 기업과 경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6일에는 "디지털 생활에 익숙한 미래세대와 가파른 인구감소 현상을 보며 우리의 기반이 위태로울 수 있다"고 언급했다. 현재 농협금융에 닥친 위기를 진단한 것이다. 농협을 이용하는 주 고객은 아날로그에 익숙한 고령층이다. 지난해 7월 말 기준 농협은행의 50대 이상 고객 비율은 49.4%다.

하지만 앞으로의 고객은 디지털에 익숙한 젊은이들이다. 토스뱅크는 지난해 10월 출범 이후 5개월 동안 235만명의 가입자를 모았다. 카카오뱅크는 1분기 말 기준 1,861만명의 가입자를 끌어모으며 순항 중이다.

손병환 회장은 새로운 물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초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올디지털을 구현해야 한다"부터 지난달 26일 "해보고 싶은 것이 아닌 고객이 필요로 하는 것을 항상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발언까지 고객 중심의 변화를 늘 강조하고 있는 모습이다. 올해 신년사에서는 "고객이 원하지 않는다면 그동안 잘해왔던 사업모델과 방식도 과감히 바꿔야 한다"며 디지털 전환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손병환 회장은 고객 경험을 혁신하기 위한 제안을 수시로 내기도 했다. 그는 지난달 26일 디지털 전환 수준의 객관적 측정을 위해 디지털 부문 성과관리체계를 종합적으로 정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비대면 프로세스를 지속 개선해 미래 고객 확보에 절실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인터넷 은행은 가능한데 농협은 놓치고 있는 상품·서비스는 없는지 분석해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손병환 회장은 직원들의 디지털 역량 개발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계열사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 추진 우수직원 시상식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7월에는 특별히 손병환 회장의 제안으로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ZEPETO)에서 시상식이 진행됐다. 손병환 회장은 또 현장경영을 통해 매월 농협금융 계열사 중 DT 추진 우수사업장을 방문해 의견을 듣는다. 앞서 첫 사업장으로는 NH농협캐피탈을 찾았다. 농협캐피탈이 차세대 전산시스템 오픈에 이어 모바일 앱 개발에 착수했기 때문이다.

농협금융의 디지털 전환 성과는 점점 가시화되고 있다. 올원뱅크와 나무 등 농협금융의 주요 앱 서비스 가입자는 어느새 2,870만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대비 1분기 비대면 상품판매비중도 8.6%p 증가했다. 농협카드의 비대면 발급 실적 역시 전년 대비 34.2% 증가했다.

나아가 올원뱅크는 다음달 전면 업그레이드를 실시한다. 마이데이터 사업과 종합금융플랫폼이 디지털 경쟁력의 중심이 되는 만큼 농협금융의 핵심 플랫폼 올원뱅크가 눈에 띄는 성과를 낼지 이목이 쏠린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다음달 올원뱅크 업데이트는 지난해 5월부터 준비한 프로젝트"라며 "전사적 디지털 역량을 모아 준비했으니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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