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빌' 먹튀 논란 2주... 보상 미적대는 백화점들, 왜?
상태바
'크레빌' 먹튀 논란 2주... 보상 미적대는 백화점들, 왜?
  • 이준영 기자
  • 승인 2022.05.07 07: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선결제한 피해자 속출, 입점 유통사에 보상 요구
법적 책임 없지만 '도의적 책임·브랜드 이미지'
11일 이후 정상화 예고... 추이 지켜보며 검토 중
사진= 크레빌 홈페이지
사진= 크레빌 홈페이지

대형 쇼핑몰·백화점에 입점한 영어키즈카페 크레빌의 일방적 휴업으로 피해자들의 볼멘소리가 높다. 특히 피해자들은 대형 백화점·쇼핑몰 내에 입점했다는 신뢰로 수강 신청한 것인데 소극적인 유통사들의 대응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크레빌은 2016년 설립돼 전국 11개 직영점과 가맹점 4곳을 운영하는 선불형 영어키즈카페·어학원이다. 프리미엄 영어교육 콘텐츠로 입소문이 나며 학부모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선결제로 이용이 가능한 크레빌의 운영 방식으로 인해 피해자들이 속출하는 실정이다. 피해 금액은 1인당 100~700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크레빌 한현근 대표는 지난달 21일 3주간의 임시휴업을 공지한 후 연락이 되지 않다가 지난달 28일에서야 입장문을 내고 그간의 상황을 설명했다.

한 대표는 “갑작스러운 휴업 소식으로 인해 고객님들께 큰 심려를 끼쳐드리고 키즈카페 이용에 불편을 드린 점에 대해 깊이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며 “회사 핵심 인원이 크레빌 가맹점이 입주한 일부 대형몰, 시공업체 등과 결탁해 알선수재와 배임행위를 한 사실이 밝혀졌고, 이로 인해 투자자들의 투자금 집행이 미뤄졌기 때문”이라고 영업 중단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경영진이 연락을 중단하고 잠적했다는 것은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다”며 “현 사태 수습과 피해 예방 및 복구 조치에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을 약속드린다”고 덧붙였다.

한 대표의 입장 발표가 있었지만 피해자들은 11일까지 특별한 변화가 없을 경우 집단소송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피해자들은 환불 등과 관련해 백화점·쇼핑몰 측에서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백화점·쇼핑몰 브랜드를 믿고 입점 업체에 등록한 것인 만큼 보상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 피해자는 “백화점과 쇼핑몰도 어떻게 보면 플렛폼 아니냐”라며 “입점 업체 관리 소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 크레빌이 입점된 백화점과 쇼핑몰도 보상 기준을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현대백화점 측은 선제적으로 환불 조치를 결정했다. 이를 위해 크레빌 측에 고객 이용내역 등 환불에 필요한 정보제공을 요청한 상태다.

신세계 측은 추이를 지켜보는 상황이다. 신세계 센트럴 관계자는 "크레빌과 계약관계상 구체적인 고객정보를 알기 어려워 보상액 산정이 늦어지고 있다"며 "유사업체가 크레빌을 인수하는 방향으로 진행하되 인수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롯데, 현대 등과 비슷한 수준의 보상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고객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크레빌 측과 소통 시도 중”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백화점·쇼핑몰 측은 자신들도 피해자라고 주장한다. 입점업체 경영에 관여하는 것 자체가 불법이어서 보상할 책임은 없다는 것이다.

한편, 크레빌 운영사인 키즈팩토리의 법률대리인 측은 입장문을 통해 영업중단 원인이 임원 배임때문이라고 전했다. 입장문에 따르면 모 임원의 업무상 배임 행위로 투자금 집행이 막히면서 현금 흐름에 문제가 생겼다고 알렸다. 해당 임원은 리베이트를 받거나 공사비를 부풀리는 방식으로 이 같은 범행을 벌였고, 일부 대형몰 담당자 역시 결탁한 정황이 포착돼 형사 고소 및 참고인 조사를 마쳤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주요기사
이슈포토